하느님과 도킨스 인간의 삶에는 우리의 통제범위를 넘어서는 수많은 돌발요인이 확률적으로 무수히 존재해서 우리 삶이 평탄하게 지속되기는 이론적, 논리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대개의 위험성은 다행스럽게도 가능성으로만 존재하고 확률적으로는 희박해서 실제로는 우리의 예측범위에 머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우리는 내일을 계획하고 살아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삶에는 희박하긴 하지만 행운이든 불행이든 간혹 돌발요인이 발생하곤 한다. 그렇게, 살아가면서 뜻하지 않은 행운을 만났을 때 나는 누군가에게 감사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뜻하지 않은 불행을 만났을 때도 누군가를 원망하고 싶고 결국에는 의지하고 하소연 하고 싶어진다. 그 상대가 사람일 수도 있지만 대개의 경우 전지전능한 신이길 원한다. 그래야 내 짐을 넘기고 홀가분할 수 있으니까. 그래야 책임에서 벗어 날 수 있으니까. 최소한 전지전능한 신 정도는 되어줘야 문제를 해결하고 나를 위로해 줄 수 있을 테니까. 개별적 인간은 생존 앞에서 절대적 무력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아주 나약한 존재다. 나약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인간은 사회를 만들었으나 그로인한 권력관계의 부조리와 사회모순은 인간이 절실하게 새로운 무언가를 갈망하게 했다. 인간은 그의 능력 밖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어떤 절대자에 의해서 일어난다고 믿었으며 그 절대자는 지역, 인종, 민족, 국가, 신분,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으로 나타났다. 우리가 보는 신의 모습이 각기 다른 이유다. 상대보다 약하다는 이유만으로 폭행을 당하거나, 부당하게 재산을 강탈당하거나, 이유 없이 참을 수 없는 모욕을 당하는 등 억울해서 미쳐버릴 것 같은, 죽을 것 같은 일을 당했을 때, 그렇다고 대항할 완력이나 무력도 없고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약자에게는 드물지 않다. 법에 호소하면 예나 지금이나 지지부진한 진행에 복장이 터지고, 게다가 힘없는 자의 호소는 무시되기 일쑤다. 그래서 분노의 즉각적 해소가 너무도 절실할 때가 있다. 그에 대한 대답으로 오늘날 할리우드는 어벤져스 시리즈, 즉 신을 끝도 없이 만들어 낸다. 나와 같이 허약하고 분노한 사람들은 그 환상에 열광하고, 상상으로나마 스스로 능력자가 되어 이불속활개치기로 겨우겨우 분을 삭일 수 있다. 요즘 젊은이들은 게임 속에서 절대무공이나 절대적 화력을 가진 신이 되어 현실에서의 울분을 해소하기도 한다. 그럴 능력이 없었던 지난시절의 인류는 상상 속에서 나만의 수호신을 만들어 나에게 해로운 상대를 저주하고 그의 불행을 빌며 나의 행운을 기도했다. 이처럼 우리가 원하는 신은 그 능력과 쓰임과 모습이 천차만별이다. 각각의 인간 공동체가 신에 대해서 어떻게 합의 하느냐에 의해 신은 우리가 원하는 모습 그대로 우리에게 온다. 우리는 신의 다양한 측면 중 우리가 원하는 면만을 보고 있을 뿐이다. 우리는 자기가 믿는 신이 유일한 신이라 말하고 있지만 그 신이 말 그대로 전지전능 하다면 유일신의 현현태가 각 종교라고 생각하면 논리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각 종교가 화해할 수 있는 중요한 논거이다. 각 종교는 전능한 신에 의해 그 지역 말과 풍속과 전통에 맞게 잘 연출되어 전달된 것이다. 특히 그 지역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게 약간씩 변형되었을 뿐이다. 이 관점에 의하면 각 종교가 굳이 반목할 이유가 없다. 모든 종교가 그 사회를 반영하는 유일신의 다른 모습일 뿐이니까. 하지만 각기 다른 신의 모습은 오늘날 가장 파괴적이고 비인간적이며 비종교적 온갖 지구적 재난의 원인이 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과학계를 필두로 한 사회일각에서는 종교의 무용론을 넘어 그 해악을 심각하게 고민하며 해결방법을 모색하게 되었다. 그런 논의 와중에 유신론, 무신론은 자연스럽게 대립개념으로 자리하였으며 오랜 시간 동안 다양한 분야의 수많은 사람들이 논쟁하였으나 아직까지 어떤 합의에도 이르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신의 존재를 입증하거나 부재를 증명할 수는 없다. 다만 우리가 가진 온갖 지식과 경험과 지혜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유신론, 무신론은 참 가망 없는 논리이고 논쟁이다. 인간이 생각하는 신은 비물질적이고 전지전능하다. 이처럼 인간이 생각하는 신은 이미 관념적이라서 인간이 명백하게 그 유무를 증거 할 수 없다. 신은 인간의 정신세계가 만들어낸 현실이다. 우리의 생각이나 마음, 정신은 물질이 아니라서 만지거나 볼 수 없지만 물질인 우리의 몸에 깃들어 있다. 생각, 마음, 정신을 부정할 것인가? 그렇다면 똑 같은 논리로 신도 부정할 수 있다. 하지만 누구도 그럴 수 없다. 우리가 마음, 생각, 정신을 드러내면 곧 현실이 된다. 신은 믿는 자에게 현실이 된다. 인간은 물질로 존재하지만 존재하는 동안 부차적으로 관념적이고 비물질적인 것을 만들어 내는데 이것이 참 경이롭다. 과학이론에 의하면 물질과 에너지는 물질과 에너지로만 변환 된다고 한다. 그런데 갑자기 비물질인 관념이 덤으로 생겨난 것이다. 게다가 덤으로 생긴 이 관념이 어떤 때는 물질, 에너지 보다 훨씬 중요하기까지 하다. 가솔린은 자동차에 들어가 차를 움직이는데 수명을 다 하고 끝난다. 즉 물질이 에너지로 변환된 것이다. 그 차에 응급환자를 태우고 병원에 갔다면 가솔린이 쓰인 물리, 화학적 인과에 상관없이 한 사람을 살리는 결과를 낸다. 음식물은 사람이 살아있게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으로 끝난다. 이 또한 물질이 에너지로 변환된 것이다. 하지만 이에 부수하여 생각, 마음, 정신을 발달시킨다. 물리법칙에 부수해서 생겨난 관념이 거꾸로 물리법칙에, 물질에, 에너지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한다. 사람의 생각, 정신, 마음은 모두 물리법칙의 결과 부수적으로 얻어진, 또는 생겨난 것들이다. 그 생각, 정신, 마음이 입증 또는 설명 가능한 논리를 만들고 그를 통해 일체의 학문이 성립했다. 종교와 철학도 그렇다. 우리는 대개 철학까지는 과학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똑 같이 관념적인 신, 종교는 과학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종교와 신이 더욱 열려 있어야 하는 이유다. "여기도 없지? 저기도 봐, 없지? 그런데 신이 있다고 신전을 짓는 등 쓸데없는 일로 인해서 우리에게 주어진 가용자산을 낭비하고 있어 게다가 자기가 믿는 신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서로 죽이고 죽는 전쟁을 하기도 하고, 어떤 자는 휴거한다고 자기신도를 집단자살로 이끌기도 해. 어때 이러니 지금부터 신이 없다고 하자. 그러면 우리는 평화롭게 살 수 있을 거야." 도킨스를 비롯한 무신론자들은 지적설계론의 반대 논리를 세움으로써만 유신론, 창조론을 비판하고 있다. 또는 종교의 폐해를 강조함으로써 무신론을 주장하고 있다. 무신론을 주장하려면 신이 없음을 증명해야 한다. 하지만 나는 아직까지 그 결과를 듣거나 보지 못 했다. "전지전능한 신이니까 내가 여기로 나와 봐 하면 나타나야지, 또는 언제까지 나타나지 않으면 없다고 생각 할 테야, 이 세상에 불의한 범죄가 끊이지 않는데 당신이 있다면 그런 일이 생기지 않을 텐데" 하는 식 말고. 현대는 진화론, 창조론, 지적설계론이 대립관계를 벗어나 병존한다. 신이 아니라 인간이 새롭게 창조한 것이 있고, 인간의 지적능력으로 새롭게 설계한 것도 무척이나 많으니까. 다만 인간을 신이 창조했는지는 진위와 출처가 불분명한 성경에 의존할 뿐이어서 현재시점 까지 내게는 진화론적 관점이 훨씬 설득력 있다. 인간의 역사로 볼 때 원시시대부터 그들에게 공통적으로 신이 필요 했고, 그 필요에 의해서 신은 존재했다. 인간이 종교를 갖고자 하는 이유를 생각하면 인간이 얼마나 허약하고 불쌍한 존재인지 나 스스로를 포함해 우리 모두에 대한 연민을 거둘 수 없다. 그런 인간이 진위나 옳고 그름을 떠나 매달릴 수 있는 존재의 절실함을 생각하면 인간에게서 종교와 신을 빼앗는 것이 얼마나 가혹한 일인지, 그리고 얼마나 무망한 일인지. 신의 존재유무에 불구하고 우리들 중 많은 이에게 신은 꼭 필요하다. 미립자와 암흑물질, 암흑에너지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는 온 우주의 궁극의 실체가 신이 아니라고 그 누가 단언할 수 있을까? 마치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100조개 세포의 네트워크가 인간의 생각, 마음, 정신을 만들어 내지만 각각의 세포, 또는 원자, 쿼크 각각이 인간이 아니듯, 생각이 아니듯, 인간도 그런 궁극의 실체를 구성하는 극히 미미한 존재로서 궁극의 실체를 가늠하지 못하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종교, 신의 이름으로 저질러진 온갖 악행과 야만이 인류 역사를 불길하고 불쾌한 모습으로 얼룩지게 했다. 신과 종교는 인간관계의 가장 기본인 서로를 존중하고 인정하는 모습을 받아들여야 한다. 네 뒷모습이 나라고, 우리는 모두 한 몸이라고 인정해야 한다. 또한 우리는 합의해야 한다. "종교, 신앙의 기본 맥락을 벗어난 형식적 원리주의, 근본주의를 표방하는 모든 집단. 또는 인간의 반목불화를 야기하는 공격적, 배타적인 모든 종교, 신앙의 해석은 이단이다."라고. "진정한 무신론자는 타락한 성직자뿐이다."라고. #무신론 #유신론 #도킨스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