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두려워하는 학생 그리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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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화형(seohan9755)등록 2019.08.10 17:02
최근 학교 교육에서 학습자 활동 중심 교육이 중요시되고 있다. 비단 최근뿐만 아니라 학생 스스로 학습하는 자기 주도적 학습이 강조되어 온 건은 꽤 오래되었다. 특히나 최근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이 가져야 할 능력으로 중요시되는 것이 협업능력, 인성과 함께 문제해결력과 창의력이다.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병폐인 입시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가 위해서 민관을 비롯한 여러 교육종사자가 노력하고 있다. 입시 위주의 교육에서는 교사중심의 주입식 교육과 문제풀이식 교육을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정부는 대입시험에서 정시의 비중을 줄이고 수시모집과 함께 내신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의 와중에 공정성의 시비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우리 교육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암기식 문제풀이식 교육을 벗어나야 하는 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막상 학생들은 스스로 학습하는 데 대단히 큰 어려움을 느낀다. 어릴 적부터 부모님과 학교 선생님, 학원 강사가 시키는 대로 공부하는 것에 길들어져 있다. 이 아이들은 공부를 비롯한 일상생활 속에서 자신이 어떤 것을 직접 선택해서 해볼 기회가 거의 없다. 간혹 그런 아이들도 있지만 이 아이들이 자신이 선택한 방법으로 공부하거나 활동하였을 경우 실패에 대한 결과는 너무나 가혹하다. 시키는 대로 하지 않아서 남들이 하는 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큰 상처를 받게 된다. 이렇게 상처받은 아이들은 다시는 새로운 도전을 하지 않을 것이다.
 
학생만큼이나 교사도 실패를 두려워한다. 특히나 교직이 인기가 높아지면서 근래에 교직에 들어온 교사들은 어릴 적부터 우수한 학업성적을 받고 학교에 다니고 졸업하였다. 실패를 겪어본 적이 없는 교사가 대부분이다. 초·중·고등학교에서부터 학원까지 더 나아가서 사범대와 교육대에서도 교수님들이 시키는 대로 공부를 하였다. 자신이 스스로 결정해서 공부한 친구들은 많지 않다. 그렇게 공부를 하여 교직에 들어온 교사들이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자기 주도적 학습을 요구하고 있다. 굉장한 아이러니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교사들은 자신의 주관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을 두려워한다. 유명한 강사의 강의와 유행하는 교육 이론에 많이 의지한다. 교사라는 직업의 특성상 교사는 권위에 약하다. 대학교 때 교수님이 가르친 이론을 우선시하거나, 유명한 강사의 수업관과 수업방법에 의지한다. 물론 이해되는 부분도 있다. 교직 사회도 공무원사회이다 보니 변화에 인색하다. 근래 교육부와 교육청에서 기존과는 달리 적극적인 변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찻잔 속의 태풍처럼 그러한 노력이 큰 변화로 와닿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교사들이 학교 현장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을 주저하게 된다. 다른 선생님들의 수업사례와 수업관을 공유하고 연구하는 것은 당연히 교사가 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자신의 교육철학이 세워진 후 그런 것들을 배우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주관이 없는 실천은 따라 하는 것에 불과하다. 각 교실마다 학생 한명 한명이 다르고 가르치는 교사의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이다. 사례는 그 상황에 주어진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하여야 한다. 상황이 다른데 다른 교사의 수업을 따라 하는 것은 다른 사람의 성격을 흉내 내는 것과 같다.
 
처음으로 아이를 낳아서 키우는 부모가 잘 키울 수 있을까? 부모도 첫 자녀를 키우면서 많은 실패를 거듭한다. 심지어 둘째, 셋째 자녀를 키워도 같은 실수를 하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몰라서 못 했지만, 나중에는 현실적 상황 때문에 알면서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 교사도 마찬가지이다. 이제 교직에 들어온 교사가 다 잘할 수는 없다. 잘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부족한 부분이 있고, 그 부족함에서 실패를 겪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실패는 인류 모든 교사가 처음 교직에 들어와서 그리고 교직이 끝날 때까지 겪었던 경험이다. 교사 스스로 실패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좀 더 여유로워져야 한다. 물론 교사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성장시키기 위하여 실패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노력이 동반되었던 실패는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한다. 교사가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데 학생들에게 실패를 배우라고 가르칠 수 없으니 말이다.
 
마지막으로 실패를 두렵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실패를 용인하는 사회 분위기가 전제되어야 한다. 당연하게도 교육은 학생들을 긍정적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전제이지만 의도적이고 비상식적인 이유가 아니라면 그 실패는 충분히 용서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 사회와 학교의 관리자, 학부모도 이러한 부분을 더욱 인정해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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