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탐방길에서 우연히 만난 법륜스님

8월의 백두산은 천상의 화원이다.

검토 완료

한윤희(hanyunhi)등록 2019.08.16 17:34

비행기는 인천공항을 떠나 다렌에 도착했다. 다렌. 대련이라고도 하는 대도시이다. 요동반도
최남단에 있으며 인구는 500만 정도 되고, 내가 처음 내딛는 중국땅의 도시이다. 인구가 500만이니 서울의 반절정도 되는 도시이구나. 버스를 타고 시내를 지나다 보니 아파트들이 대부분 흙색으로 어둡고 칙칙하다.
 
거리의 풍경은 우리나라 도시와 그리 차이가 나지 않으나 간판모두 한자로 쓰여져있고 그것도 큰 간판에 큰 글자로 쓰여져 있다. 아. 간판이 모두 한자로 쓰여진 작품이다. 영어나 한글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 중국은 자신의 문자에 대단한 긍지를 가지고 있구나. 문자는 그 나라의 혼이다. 한족의 민족혼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리라.
 
우리나라에서는 간판이 대부분 영어로 되어 있어 중국과 비교되는 구나. 다렌시를 지나 단동으로 버스는 달린다. 광활한 만주벌판이 펼쳐진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것은 옥수수 밭과 간간이 8월의 벼들이 보인다. 가도가도 지평선이다.
 
여러분. 환영합니다. 여러분의 여행을 안내할 가이드입니다. 따거가 형님이란 뜻인데 신따거라고 불러 주세요. 저는 조선족입니다. 대부분 선생님들이시죠. 저는 목사와 선생님들 여행팀을 별로 안 좋아 합니다. 목사들은 가이드가 이리가자 하면, 혼자 저쪽으로 가면서 하느님이 저쪽으로 가라고 했다고 저쪽으로 계속 가고요, 선생님들은 자기들이 선생님이라고 알아서 한다고 가이드 말을 잘 안 듣습니다.
 
이번 패키지 여행에서는 제가 선생님이고 여러분은 학생이니 절 잘 따라 다녀야 합니다. 여러분은 지금 중국의 요녕성 다렌시에 있습니다. 한국의 경기도, 충청남도 할 때의 도가 이곳 중국에서는 성이라 합니다.
 
우리 조선족은 북한쪽에서 일제 강점기 때 많이 넘어왔습니다. 현재 중국에는 56개의 민족이 있는데 한족을 제외하고 나머지 55개는 소수민족입니다. 그 소수민족 중에 조선족이 220만명 정도가 살고 있습니다.
 
요녕성, 길림성, 흑룡강성을 동북3성이라 하는데 요즘 중국에서 말하는 동북공정에서의 동북에 해당됩니다. 이중에서 요녕성에는 조선족이 별로 없고, 길림성이나 흑룡강성에 많이 살고 있습니다. 한중수교가 이루어진 90년대 부터는 한국으로 40만 정도가 빠져 나갔습니다.
 
여러분. 중국은 어느 도시가 인구가 제일 많은 줄 아세요.
 
상해요.
 
아닙니다. 중경(충칭)입니다. 인구가 3000만정도 되요. 그리고 두 번째 큰도시는 상해로 인구가 2000만, 세 번째 큰도시는 뻬이징(북경)으로 1000만정도 됩니다. 장강이라하는 양쯔강 주변 상해나 홍콩 , 선진 이쪽은 경제가 엄청 발전해 있고 , 이쪽 북동쪽은 인구도 적고 경제도 많이 발전이 안 되어 있습니다.
 
여러분이 중국 하면 가짜를 잘 만든다고 알고 있죠. 한국 네이버 검색해 보면 중국애들은 계란도 만든다, 그런 내용도 있고 실제로 그걸 한국 사람들은 믿고 있어요. 만약 중국 사람들이 계란을 만들면 그 만든 계란은 진짜 계란 보다 가격이 10배는 더 비쌉니다.
 
왜냐. 색소 넣어야지, 재료 배합해야지, 기계로 유사하게 조합해서 노른자 만들고 흰자 만들고 껍질 만들려면 진짜 계란보다 수십배 비싸면 비싸지 싸진 않습니다. 가짜 계란은 못 만들고 만들지도 않습니다. 수지가 안맞으니까요.
 
그리고 중국 상품은 가짜가 많고 품질이 안좋다 하는데, 그것도 오해입니다. 중국에서 제일 잘 나가는 휴대폰이 어디것 인줄 아세요.
 
1등이 애플 아이폰이고 2위 샤오미, 3위 화웨이 이고, 삼성 에니콜은 4위쯤 됩니다. 중국애들도 제품 아주 잘 만들고 좋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중국 상품 안좋다고 하는 이유는 바이어가 옷만들어 달라고 중국 회사에 주문을 할 때, 이렇게 흥정을 합니다. 미국 바이어는 만원짜리 옷이면 만오천원을 주고 백벌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을 하는데, 한국 바이어는 만원짜리 옷을 5천원만 주고 백벌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합니다.
 
그러면 미국 바이어에게는 중국사람들이 돈을 더 많이 받았으니 기존 재료보다 더좋은 재료 쓰고 가공도 더 꼼꼼하게 하여 줍니다. 그래서 그런지 미국에서는 중국제품을 한국 사람들처럼 엉터리 상품으로 안봅니다. 한국바이어들은 구입할 때부터 돈을 깎아서 주문하니, 기존거보다 더 못한 재료, 못한 가공을 해서 주는 거죠. 그래서 다른 나라 사람들은 중국제품을 다 우수하다고 생각하는데, 한국 사람들만 중국제품이 안좋다는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버스는 안내판에 피구 복무구라고 써 있는 곳에서 10분 쉰다. 피구 복무구라. 피구는 지역이름이고 복무구는 우리나라 휴게소와 같다. 업무를 회복하는 구역이라는 뜻이겠지. 중국에서의 고속도로 휴게소이다. 화장실은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화장실 앞에는 담배피는 중국인들이 상당수 있다. 상점은 하나 있고 노점상도 한군데 있다. 좀 초라하다. 우리나라 고속도로 휴게소가 외국인이 가보고 싶은 첫 번째 장소라더니, 시설 좋은 우리나라 고속도로 휴게소도 인천공항만큼 자랑스럽구나.
 
5시간 정도 버스는 내리 달려 단동에 도착했다. 여기서 저녁을 먹는다. 중국에서의 첫 식사가 되겠군. 샤브샤브라더니 한사람당 하나씩의 가마가 있다. 가마는 조그만 인덕션에 육수가 끓고 있는 돌솥이다. 여기에 각자 입맛에 맛게 각종 육고기, 해산물, 채소 등을 넣어 적당히 데쳐 익혀 양념에 찍어 먹는다. 우리나라 샤브샤브는 큰 가마에 여러 명이 함께 데쳐 먹는다. 중국식 샤브샤브가 복잡하긴 하지만 더 독립적이고 깨끗해 좋은 시스템 같다.
 
단동에서 버스를 타고 4시간 정도가 지나 11시 30분 숙소 이도장원호텔에 도착했다. 가이드는 4시 모닝콜 4시 30분 승차후 이도백하로 출발이란다. 10시간 가까이 내리 차타고와 4시간도 체 못자고 출발하다니, 이런 게 어디있나. 백두산 보기 참 힘들군.
 
이도장원 호텔은 5성급 호텔인데도 와이파이는 되지만 네이버나 다음 등 포털 검색 사이트를 사용할 수 가 없다. 카톡과 밴드는 잘 터졌다. 가이드는 중국에서의 이러한 인터넷 통제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이야기 한다. 악성루머 및 인터넷의 부작용이 적다며.
 
숙소 도착하기 1시간 전부터 두통이 생기기 시작하더니 숙소에 도착하니 좀 심하다. 차멀미의 한 현상이니 잠자고 일어나면 괜찮겠지. 머리가 아파 좀 뒤척이다 모닐콜에 일어나니 머리가 상쾌하고 맑다. 두통이 다 가셨구나. 피곤해서 인지 짧은 시간이지만 숙면을 취한 것 같다. 오늘은 백두산 서파에 오른다. 3시간 정도를 달려 이도백하에 있는 백두산 서파 산문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북적인다.
 
장백산. 백두산의 중국이름이다. 백두산을 오르는 길이 여럿 있는데 서파와 북파는 중국쪽에서 오르는 길이고, 동파와 남파는 북한쪽에서 오르는 길이다. 등산은 모두 시간대별로 예약제로 운영되며 , 하루에 최대 8000명까지 입산할 수 있다. 우리는 예약이 되어있어 표를 받고 입장한다.
 
표도 모두 실명으로 되어있다. 철저한 통제 사회임을 알 수 있다. 백두산 주차장에서 우리가 타고 온 대형버스는 놔두고 셔틀버스로 갈아타고 올라간다. 이게 올라가는 것인지 내려가는 것인지 모를 정도로 길은 평탄하다. 차창밖으로 한대지역에 많이 자란다는 나무 줄기가 하얀 자작나무숲이 펼쳐진다.
 
인제의 자작나무숲은 말 그대로 새발의 피다. 백두산의 원시림을 지나 우리는 더 작은 셔틀버스로 갈아탄다. 이번 셔틀버스는 곡예운전을 하듯 꼬불꼬불 백두산을 오른다. 백두산 아래쪽은 울창한 숲이더니 상부로 올라갈수록 군데 군데 나무가 보인다. 좀 더 올라가니 이젠 알프스 초원을 연상시키며 나무가 하나도 없는 초원이 펼져진다. 목장 만들면 좋겠구나. 해발고도가 높아 나무가 못자라고 키작은 야생화나 야생초만 자라기 때문이겠지.
 
이것이 백두산 상단의 풍경이군. 백두산 천지 아래 주차장에 내려 1440개의 계단을 오른다. 그러니 주차장에서 천지까지 올라가는 트레킹은 1.4km 정도 되는 거리다.
  

백두산 천지 오르는 길 많은 사람들이 백두산 정상 천지를 향해 오르고 있다. ⓒ 한윤희

 
천지오르는 길. 아. 천상의 화원이다. 천지에서 흘러나오는 맑은 개울물이 흐르고 주변에 각양각색의 야생화가 피어있다. 안개가 바람에 휩쓸려 모였다 흩어지고 천상의 화원이 보였다 사라진다. 이곳이 우리민족의 영산 백두산 정상이로다.
 
천지는 사람들로 북적댄다. 천지의 물을 보려고 사람들이 전망대를 가득 매운다. 천지는 그렇게 쉽게 보여주지 않는다. 바람에 안개가 흩어졌다 다시 모이고 흩어졌다 다시 모인다.
  

백두산의 야생화 8월의 야생화가 천상의 화원을 이룬다. ⓒ 한윤희

 
백두산이 왜 백두산인가. 백 번 왔다가 두 번만 오를 수 있어 백두산이다. 천지가 왜 천지인가. 백두산 천지보러 갔다가 못 본 사람이 천지여서 천지이다. 쉽게 보여주면 재미없다. 이 모든 것이 백두산의 아름다움이요 천지의 신비로움이다. 그래서 우리 민족의 영산이다.
  

천상의 화원 백두산 백두산 천지 오르는 트레킹 길에 야생화가 만개했다. ⓒ 한윤희

 
우리는 백두산의 원시림이 수km 펼쳐져 있는 금강 대 협곡으로 간다. 광릉수목원의 숲길처럼 데크를 바닥에 깔아놓아 수목을 보호한다. 수백년은 되었겠지. 하늘 높이 치솟은 소나무, 침엽수, 활엽수 빽빽이 하늘을 가린다. 키가 엄청 크구나.
 
얼마까지 클 수 있나. 좀 걷자니 미국의 그랜드 케년을 연상케 하는 금강 대 협곡이 펼쳐진다. 콜로라도강 정도는 안 되지만 제법 큼직한 계곡물이 흐르고 있다. 화산이 틈을 만들어 식어 이루어진 것이다. 이정도면 백두산의 그랜드케년이라 불러도 되겠다.
  

백두산의 금강 대협곡 백두산 금강 대협곡으로 맑은 계곡물이 흐르고 있다. ⓒ 한윤희

 
저녁은 이도백하에 있는 식당에서 돼지고기 바비큐를 먹는다. 제법 큰 식당이다. 여러 명이 먹기에 좋은 중국식 원형 테이블. 가운데는 멀리있는 음식을 먹기 편하게 회전식으로 되어있다. 중국인들이 사용하는 이러한 식탁은 가장 과학적으로 만들었다. 위대한 발명품이라 하겠다.
 
중국은 종이, 화약, 나침반과 같은 세계 3대 발명품만이 아니라 다른 발명품도 많다. 한족이 넓은 면적에 많은 인구가 하나의 나라로 되어 있어 서로 소통하고 쉽게 교류하여 발명품이 많고 문화와 문명을 발전시킬 수 있었으리라.
 
구대륙에서는 3000년가까이 철기문명인데, 소통이 없던 단절된 대륙인 아메리카는 콜롬부스가 도착하기 전까지도 청동기 문명, 석기 문명이었다. 소통과 공유, 교류의 중요함이다.
 
식당안으로 손님들이 떼거지로 몰려들어온다.
 
왠 손님들이 이렇게 많이 들어오지.
이름표에 정토회라고 쓰여 있네요.
정토회. 그럼 법륜스님이 왔다는 거네.
저기. 스님이 보이는데요.
진짜 법륜스님이네.
 
100여명 정도가 식탁에 앉아있고, 법륜스님이 맨 앞에 앉아 식사를 기다리고 있다. 오. 법륜스님이 동북아 역사기행을 하고 있다고 하더니, 여기서 만나게 되네. 반갑다. 이 먼 중국의 백두산 언저리 소도시 이도백하에서 법륜스님을 만나다니. 7년전쯤 의정부 농협 강당에서 즉문즉설 강연할 때 한번 들은 적이 있다.
 
법륜 스님은 티비에도 많이 나와 토크쇼를 한적도 있어 많이 알려진 분이다. 고등학교때 출가하여 불교의 기복신앙을 없애고 부처님의 정확한 사상을 알려 이땅을 정토로 만들고자 정토회를 만들었다. 세계 곳곳에 정토회를 두고 있고 날이 갈수록 번성하는, 불교에 바탕을 둔 봉사단체라고 할 수 있다. 요즘은 세계 난민구호 및 지원, 북한주민에게 식량지원 등에 힘쓰고 있다.
 
이런 우연한 만남이 반가워 같이 사진한방 찍고 싶지만, 분위기를 망치는 것 같아 그냥 식당을 나온다. 아무튼 반갑구나.
 
나도 정토회에 관심이 있다. 그러나 윤석열 검찰총장이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라고 말했듯이, 정토회에 가입하여 활동하면 법륜스님을 숭배할 것 같아 가입하지 않는다. 물론 종교활동도 그 이유로 하지 않는다.
 
가입하여 좋은 활동을 하면 좋겠으나 좋은 일이 하나 둘이 아니다. 너무 많다. 그 좋고 올바른 일을 모두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여기에 기부해도 좋고 저기에 기부해도 좋은 일이다. 좋은 일이라고 다 기부하거나 소속해 활동하면 거지가 되고, 나의 삶은 없어진다.
 
나쁜 일만 하지 않으면 좋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야기만 해도 상대의 외로움이나 고독을 달래주는 좋은 일이 되며, 친구에게 미소만 지어도 친구를 편안하게 하는 좋은 일이 또는 봉사가 되는 것 아닌가. 나도 좋고 너도 좋은 일이다. 자신의 생각 따라 철학 따라 살면 된다.
 
숙소에 도착하니 밤 10시다. 내일은 백두산 북파로 천지를 오른단다. 모닐콜은 역시 5시 30분이다. 그래도 어제 보다는 낫구나.
 
아침에 일어나니 밖에 비가온다. 뭐야. 쉽게 멈출 비가 아닌데. 부랴부랴 일어나 버스를 타고 백두산 북파산문으로 간다. 비가 오지만, 사람들이 빽빽하다. 이곳은 백두산 서파에 비해 좀 더 가파르다 한다. 셔틀버스 2번 갈아타는 것은 같지만 더 작은 버스로 갈아타야 한단다. 가이드는 말한다.
 
태풍 10호의 영향으로 백두산 입산이 금지되었습니다. 오늘 못 올라갑니다.
그럼. 어떻게 하죠.
다른 일정을 짜 보아야지요.
 
인솔자와 가이드는 열심히 대체 일정을 짜는 것 같다. 통화시로 가서 쇼핑하고 안마받고, 백두산 입장료 4만원 환불받은 것으로 백두산 송이를 사서, 저녁식사로 삼겹살 먹을 때 같이 먹는 단다.
 
대체 일정은 어제 백두산 서파에 올라 백두산을 다 올라가 보았기에, 백두산은 더 보고 싶지 않아 잘됐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여행팀은 통화시에 와서 보이차 상점에 들어간다. 보이차 홍보실에 우리 팀은 모두 모여있다. 예쁜 여강사는 보이차를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홍보하고 옆에 두 아가씨는 강사의 지시대로 보이차를 끝없이 여행팀에게 따라준다.
 
여러분.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게 무었이죠. 돈, 명예, 권력, 인기 인가요. 아니죠. 건강입니다. 건강 나빠지면 돈, 아무리 많아도 소용없고 명예, 지위, 권력, 인기도 그래요. 돈은 써야 자기 것이 되는 거예요. 안쓰면 다 남에 것이예요. 쓴 것만 자기 것이죠.
 
돈은 많이 벌었는데 몸이 아프면 그 돈 다 누구거예요. 병원거지요. 건강이 최고입니다. 한국은 차문화가 발달이 안되어 있지만 중국은 차문화가 발달되어 있어요. 한국 사람들은 찬물이나 찬 것을 많이 좋아하지요. 맥주도 소주도 시야시 된 것 즉 냉장고 안에서 차갑게 된 것을 찾고 마십니다.
 
그런데 우리 몸은 36.5도로 찬 음식이나 음료가 들어오면 그것을 체온에 맞게 하려고 각종 장기가 에너지를 소비하고 스트레스를 받아요. 몸이 스트레스를 받아도 암이 잘 걸리지만, 정상 체온보다 1도만 더 낮아도 암에 걸릴 확률이 10%정도 씩 높아집니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찬물이나 찬 음식을 잘 안먹습니다. 보이차도 먹을 때 체온에 맞게 적당히 따뜻하게 해서 먹어야 되요. 잠자고 일어나 공복에 따뜻한 물 2컵씩 먹으면 잔병이 없어지고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하지요. 보이차도 아침에 맹물 대신 따뜻하게 해서 드시면 좋습니다.
 
보이차는 중국 운남성의 해발 4000m되는 보이라는 지역에서만 생산되는 차입니다. 차마고도라고 들어 보셨지요. 차마고도는 보이지역에서 생산한 보이차를 티벳(서장)까지 가지고가서 티벳인에게 차 한덩이를 주고 말 한필과 바꿔 온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다른 지역에서는 보이차 나무가 자라지 않아 생산이 안되고 보이지역에서만 토질이나 기후가 맞아 생산됩니다. 주변에 보이차를 가루나 분말로 파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질이 가장 안좋습니다.
 
이것 저것 섞어 가루를 내기 때문에 그 안에 색소가 들었는지, 어떤 재료가 들었는지 알 수가 없어요. 이렇게 잎의 형태가 보이는 것이 좋습니다. 이중에 어린잎이 색깔이 옅고 성숙한 잎이 색깔이 어두운데 어린잎일수록 효능좋고 비쌉니다. ......
 
조용하게 나긋나긋 강사는 잘 설명한다. 선생님들은 여직원이 서비스로 계속 따라주는 보이차를 마시며 듣고 있다. 마지막으로 가격을 이야기 하니 선생님들은 보이차를 사기 시작한다.
 
김샘은 장모님과 아내에게 선물한다고 80만원짜리를 사니, 직원이 별실로 부르더란다. 하나를 더사면 80만원 짜리를 50만원으로 해주겠단다. 그래서 김샘은 하나를 더 사 130만원어치 보이차를 샀다. 여행 팀원중 여선생님들은 거의 다 샀고 남선생님들 중에도 많이 산 것 같다. 돈은 쓰는 자의 것이니 많이 사 건강을 챙김이겠지.
 
안마를 받고 우리는 다시 처음 숙소인 일호장원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는다. 아침에 일어나니 5시다. 6시에 조식시간이니 한시간 정도 여유가 있어 아침 산책을 나선다.
 
나의 해외여행 재미는 낯선 호텔 주변의 산책과 조식이다. 이번 여행에서의 조식은 다 별로다. 첫날은 백두산 본다고 버스 안에서 빵과 우유, 소세지로 떼웠다. 그래도 빵은 단백하고 맛있었다.
 
동유럽 여행시 함께 여행했던 매형이 조식으로 빵을 먹더니, 우리나라 빵은 아침에 먹으면 속이 쓰리고 더브륵한데, 여기 유럽에서 먹으면 속이 괜찮네, 한다. 우리나라 빵은 수입한 미국밀로 만들어 방부제가 많아서 이리라.
 
여기 중국빵은 중국에서 생산된 중국밀로 만드니 방부제가 없는 빵이라 속이 편하고 맛있다. 중국은 곡물류를 대부분 자급자족한다.
 
길림성 통화시에서 3시간 정도를 버스타고 달려 집안시에 도착했다. 시내 한복판에 조그만 성터 일부가 남아있다. 모두 사라지고 남아있는 성의 일부이다. 가이드는 저 성이 국내성이란다. 고구려 역사 400년정도의 수도였던 국내성. 이 곳 압록강변 집안시에 있었다.

압록강변 따라 조금 더 가니 장수왕릉이 나온다. 국사책에서 사진으로 본 적이 있지만 직접 와서 보니 100미터가 넘는 이집트 피라미드 정도는 안되지만 가로 세로 높이가 20미터 정도는 되 보이는 거대한 피라미드이다.
  

장수왕릉 중국 집안시에 있는 장수왕릉이다. 거대한 피라미드로 주변이 잘 관리되고 있다. ⓒ 한윤희

 
이 거대한 거석을 어찌 가져와 쌓아 올렸을까. 만드는데 몇십년은 걸렸을 것이다. 그러니 장수왕이 평양으로 수도를 옮겼지만 이미 만들고 있던 자기 무덤은 옮길 수 없어 그대로 두었겠지.
 
장수왕릉으로부터 500m정도 떨어지 압록강변에 광개토대왕릉과 비석이 있다. 책에서만 보았던 광개토대왕 비석. 역사서가 없던 시기에 역사서가 되어 고구려의 역사를 온전하게 전하는 우리나라의 최고 역사서라 할 수 있다.
  

광개토태왕 비석 광개토태왕비석이 유리벽으로 보호되고 있다. ⓒ 한윤희

 
그러나 바로 옆 우리민족의 땅이 있는 압록강이 흐르지만 우리땅에 없고, 중국땅에 있으며 서서히 동북공정이라 하여 중국의 역사 일부가 되어감이 안타깝다. 동북공정 때문인지 우리나라 왕릉과 비석 못지않게 관리는 잘 되고 있구나. 나는 그저 말없이 바라볼 뿐이다.
 
압록강 하구 신의주를 마주보고 있는 인구 250만 정도의 단동시 호텔에서 이번 여행의 마지막 밤을 지낸다. 룸메이트와 침실로 올라가려 엘리베이터를 타니 4명 정도의 남자들이 있다. 가슴에 김일성사진이 붙어 있네.
 
아. 북한사람들인가 보다. 가이드가 단동시는 북한 신의주와 마주하고 있어 북한사람들이 많다고, 호텔 밖으로 나다니지 말라더니 정말 많구나. 안녕하세요. 말하니 그저 가만히 있는다.
  

압록강 단교 6.25 당시 중공군의 인해전술을 저지하기 위한 미군의 폭격으로 끊어져 단교라 한다. ⓒ 한윤희

 
아침 7시쯤 단동에서 5시간을 달려 공항이 있는 다렌시에 도착한다. 한식당에 들러 점심으로 김치찌개가 있는 한식을 먹는다. 김선생님은 말한다.
 
한식이 왜 한식인줄 아세요.
 
모두 뚱하니 있다.
 
한손으로 먹는다고 한식이에요. 두 손으로 먹으면 양식. 하하하.
 
 
 
만주벌판
 
선조들이 말타고 달리던 만주벌판.
버스타고 4박 5일 동안 달려 보았다.
 
보이는 것은 광활한 들과 산에 자라는
옥수수, 벼, 해바라기 그리고 이름모를 초목들.
 
그 터에 우리 조상의 숨결이 있음을
마음 깊이 음미하는 뜻깊은 시간.
 
아득하게 멀개만 느껴지고
가보리라 상상도 해보지 못한 장수왕릉, 광개토태왕릉 답사.
 
민족의 성산 백두산을 오르고
만주 벌판을 휘저음이 그저 꿈인가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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