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일본과의 힘겨루기를 지켜보며. 이후, 내게도 작지 않은 변화가 생겼다. 우선 시간이 날 때면 습관처럼 새소식을 찾게 된다. 많은 소식을 인터넷 신문이나 유튜브를 통해 얻고 있는데, 특히 유튜브는 극과 극을 보여주는 듯하다. 흔히, '좋아요'와 '구독'을 선택한다는 건, 빅데이터를 통해 강요당하는 측면이 있다. 자연히 원하는 뉴스만 자주 노출이 되니까 객관성을 놓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현 정부의 대응을 긍정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신의한수' 라는 보수의 견해는 읽지 못하고, 그 반대의 경우는 김어준의 '다스 뵈이다'를 접할 기회가 차단 당하는 식이다. 후자만 접하다가 일부러 전자의 주장을 찾아보았다. 대통령을 향해 'Kill Moon', '총살감'이라는 원색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는다. 억지춘향에 가까운 가짜뉴스가 악취를 풍겨서 도저히 계속 듣고 있을 수가 없었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요즘은 유튜브가 무서울 정도다. 무엇보다 진실이냐 거짓이냐의 거름이 없고 자신의 주장에 대해서 책임을 지려고도 않는 막무가내의 주장이 남발하고 있다. 카오스의 세계에서 지향점을 찾을 수조차 없이 악취가 가득하다. 나름대로 여러 매체를 통해 접했던 얘기로써 현 상황을 정리해봤다. 일본의 영향력 아래 놓여 있는 부품이나 소재를 새로이 개발하였다거나, 대체할 수 있는 곳을 찾았다는 소식에 먼저 눈길이 간다. 정부가 나서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연결시켜 준다는 소식을 접하고 무척 고무적이기도 했다. 그 동안 국내업체가 개발한 소재나 부품이 수 차례 문전박대를 당한 바람에 대기업의 문을 두드릴 수가 없었는데, 이번 일본의 도발은 역설적이게도 상생의 기회가 되었다는 소식은 불행 중 다행이란 생각도 들었다. 일본 우익의 착각이 만들어낸 최고의 선물이라는 데에 이르자 통쾌하기까지 했다. 우리의 가능성을 믿고 이 위기를 이겨내고 싶은 마음만 간절하다.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절절한 바람과 함께, 이런 소식은 소소하게 위안이 되고 자신감을 갖게도 한다.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난관에 부딪히면 대안을 찾는다. 위기관리(RM, Risk Management)를 전문으로 하는 별도의 부서가 있고, 그 RM 기법은 사전에 예측이 되는 여러 위험요소와 예방책을 열거해 놓고 특별관리를 한다.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뜻밖의 위기가 닥치면 발 빠르게 움직이기 위한 예의 매뉴얼이 작동한다. 일본의 경제 도발에 대해 정부도 다각도로 대응방안을 수립하고 시행하겠지만, 이해 당사자인 기업들도 이미 매뉴얼 대로 착착 진행하고 있을 것이다. 작년에 일본 주식을 모두 처분했다는 투자가 '짐 로저스'는 대놓고 아베에게 사임하라고 조언했다. 냉철한 투자가의 판단도 쇄락한 일본보다 한국의 우세를 말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일본의 도발 이후인 지난 7/17에도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현재 수준인 'AA-'로 유지했는데, 일본은 한국보다 낮은 'A'로 평가했다. 대통령도 담화에서, '오늘 세계적인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한국 국가신용등급을 중국·일본보다 두 단계 높은 'Aa2'의 현재 수준을 유지했다'고 했다. 이렇듯 객관적인 기준만 놓고 봐도, 현 상황에 위축되기보다 의연하게 대처하면 반드시 이 위기를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다. 그 과정은 힘겹겠지만 우리 경제가 더 튼실한 반석을 다지고, 체질을 개선하고, 위기대응력을 가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믿게 된다. 희망과 가능성에 힘을 얻다가도 차마 숨을 쉴 수 없을 만큼 답답한 적도 여러 번 있었다. 온 국민이 합심해도 이 힘겹고 지난한 전쟁은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데, '정부의 대책이 뭐냐'고 하며 꾸짖는 사람들이 있다.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는 것 같다. '아무런 대안도 없이 국민을 기만하는 게 아니냐'며 되레 호통을 치기도 한다. 정부의 대응책을 제대로 확인했는지를 되묻고 싶다. 혹여 미진한 부분이 보이면 의견을 내서 힘을 보태고 응원할 마음보다, 친일프레임을 들먹이며 외려 비난만 일삼는 식이다. 또, '왜 전쟁을 확대하려 하냐'며 묻기도 한다. 그러면 고분고분히 일본의 부당한 요구를 받아들이고, 제발 규제를 풀어달라고 엎드려 호소라도 하란 말인가? 만나자고 해도 대놓고 거절하고 협박에 가까운 말만 되풀이하는데도? 여전히 적반하장에 안하무인인 그 오만 앞에서 순순히 무릎 꿇으라고? 저절로 이런 의문이 든다. 이대로 가다가는 내년 총선에서 참패할까 봐 그런 건지, 기득권을 모두 내려놔야 할 지경에 처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건지, 친일 매국의 실체가 드러나는 게 두려운 이유인지, 이 한국의 엉터리 보수층은 지금의 난국도 정치의 논리와 이해관계로만 바라보는 듯해서 한심하기만 하다. 엄마 부대라는 단체는 우리 정부에게 부르댄다. 아베에게 사죄하라고. 한기총의 전광훈 목사와 김문수는 대통령 탄핵을 공공연하게 거론하고 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국운이 풍전등화인데 손이라도 그러모아 바람을 막으려 하지 않고, 더 세찬 바람을 일으키려 한다. 무엇보다 심각한 건 조중동의 행태다. 여러 차례 보도된 대로 일본어판 기사의 제목과 내용은 사뭇 충격적이다. 한국의 언론이라며 이 기사를 인용하는 일본 극우세력에게 오판의 원인을 제공하니, 그들의 기관지와 다름 없다. 정녕 이 매체의 존재이유를 힘주어 묻고 싶다. 정부의 대응에 무자비한 난도질을 해대며, 결과적으로 많은 국민의 불안을 조장하고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는 그들에게 말이다.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 '우리 일본'이라 말하거나, 일베의 용어 대로 '대일민국' 처럼 읽히는 방명록을 쓸 수도 있다. 하지만 자한당 원내대표의 이런 거듭되는 행태를 접하면, 물론 그의 입장을 이해하려고도 했지만, 잠재된 생각이 그대로 드러난 결과가 아닌가도 싶다. 점점 한국의 보수에 실망하게 말이다. 그래도 희망을! 철학적으로 보수주의는 급격한 변화를 피하고 현 체제를 유지하려 한다. 이데올로기로서의 보수주의는 소유의 보전을 바라고, 심리 측면의 보수주의는 미지의 것을 두려워하고 변화를 싫어하며 익숙한 것에 집착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래서 보수는 기득권을 계속 누리며 대대손손 이어가려는 측면이 강하고, 자연스레 애국이나 국수주의에 치우치기도 한다. 차라리 그런 의미의 보수주의라면 좋으련만, 요즘의 엄마 부대, 태극기 부대, 한기총은 결코 보수라는 이름을 내줘선 안 될 듯하다. 언제면 우리도 진정한 보수를 만나게 될까? 아베를 대표하는 일본 우익의 도발로 한국 보수층의 민낯이 낱낱이 드러났다. 도도한 역사의 힘과 정의는 분명 살아있다고 믿는다. 두 눈 치뜨고서 늘 깨어있는 국민이 있기에. #일본도발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