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천마라톤클럽' 회원 수기 47편 책으로. "너! 마라톤 달려봤니?"

지금까지 달리기에 관해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은 이야기

검토 완료

김봉조(bookery)등록 2019.09.30 18:43
  아마추어 마라톤 동호회인 양재천 마라톤클럽(대표 신춘식)이 회원들의 마라톤 참가 수기를 모아 책으로 펴냈다. 버킷리스트에서 마라톤 풀코스(42.185km) 완주가 목표인 사람들을 찾기는 쉽다. 실제로 완주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많은 마라톤에 대한 책들에 나오지 않는 초보에서 마라토너로 성장하는 과정을 생동감 있게 그려낸 드믄 책이다.  
 
  '너! 마라톤 달려봤니?'(도서출판 품)라는 제목의 책에는 회원들이 1999년 마라톤클럽을 결성하고, 최근까지 훈련과 대회에 참가하면서 느낀 회원 개인의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20년 간 빠짐없이 매주 토요일 정기모임과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이야기가 실려 있는 다음카페(http://cafe.daum.net/yangjechon.net)에 올린 소감문 47편이 실렸다. 책 2,000권의 출판비용은 회원들이 십시일반 모아서 충당했다. 양재천 마라톤클럽의 기본 취지는 발간사에 잘 나와 있다. "서로 존경과 사랑으로 달려온 소중한 시간의 결실입니다. 남녀노소, 기량의 높낮이와 무관하게 동호회 기본 이념인 더불어 달리기, 즐기는 달리기, 건강 달리기가 바탕이 되어 20년 동안 많은 마라톤클럽의 모범이 되었다." 달리기라는 취미로 모인 동호회가 20년간 이어져오는 길은 물론 평탄하지만은 않았다.


 
  2005년 흥행에 성공했던 영화 <말아톤>은 정윤철 감독이 클럽 회원들과 함께 엮어낸 감동의 스토리였다. 실제 영화 주인공인 배형진 군은 회원들과 함께 달렸고 춘천마라톤 이후에 영화를 완성했다. 심장정지로 갑자기 쓰러진 회원을 동료들의 일사 분란한 신고와 심폐소생술(CPA)로 4분 만에 살려낸 이야기가 있다. 풀코스(42.195km), 울트라마라톤 완주 같은 큰 이야기가 아니라, 거리에 상관없이 사소해 보이는 달리기에서 얻은 삶의 환희와 좌절이 들어있다. 연령이 3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하다 보니 달리기를 시작한 동기와 훈련 중이나, 특히 대회를 겪으며 벌어지는 일은 생동감 있고 실감나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회원들의 수기 끝에 마라톤 입문 연도와 마라톤 풀코스 완주 횟수, 최고 기록, 마라톤 교훈을 읽고 본문을 읽는다면 색다른 재미가 있다. 회원의 연령대는 40대부터 80대까지니 마라톤을 시작한 사람이나 마라톤에 입문하려는 독자는 분위기 파악하거나 목표를 세우는데 적당한 마라톤 입문 도서로 손색이 없을 것이다.
 
  "새는 날고 물고기는 헤엄치고 사람은 달린다." - 에밀 자토펙(Emil Zatopek).
 
  어떤 도구도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맨 몸으로 두 다리에 의지해 42.195km를 달리는 마라톤은 힘든 운동에 틀림없다. 무슨 일이든지 한 걸음 내딛는 일이 가장 어려운 일이다. 달리기가 우리에게 주는 좋은 점은 건강, 몸매, 몰입, 잊기, 성취감 등 일일이 꼽기가 어렵다. 독서에 좋은 계절은 놀기에도 좋고, 운동에도 좋은 계절이다. 연령이 다르고 기량이 다른 러너들의 이야기가 있는 '너! 마라톤 달려봤니?' 책은 가을에 무엇인가 새로운 일에 도전해보려는 독자에게 좋은 나침반이 될 것이다.

  쓸림을 방지하기 위해 중요 부위에 콘돔을 끼고 달리는 남자와 달리 여자로서 달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가슴이 출렁거리고, 생리 때와 겹치는 대회를 걱정해야 하고, 얼굴과 피부를 걱정해야 한다. p.76

  여왕이 따로 없다. 주부 인생 사십 대에 이런 도전 의욕 있는 사람이 어디 흔한 줄 아느냐? 실실 골프나 치러 다니는 것과 차원이 다르다. 내 나이 또래 주부들이 풀코스 완주한 이가 몇백 명도 안 될 것이다. p.98

예술 노동자 중에 플로리스트는 직업 조건상 새벽을 연다. 그래야 아름다운 꽃을 먼저 선별할 수 있어 좋은 꽃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고 바로 Flower Conditioning 즉, '꽃 물올림'후에 작품 구상을 하고 디자인에 들어간다. 웨딩플로리스트와 러너로 살아온 20여 년의 시간 속에 단련된 나의 체력도 마라톤의 영향으로 잘 달려온 것임에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것 같다. p.106


  국내에 3천 명도 안 된다는 서브-3를 달성하고 나서 새로운 기록에 도전하지 않았다. 달리기가 주는 좋은 기분과 몰입의 즐거움을 평생 가져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p.128

  사실 달리는 이유는 생각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생각하지 않기 위해서다. 생각을 버리기 위해서다. 잊기 위해서다. 증발하도록 야외에 나가고, 날려버리기 위해서 몰입하는 게 달리기다. 사람이 몰입하는 이유가 그게 아닌가? 삶의 피곤함, 육체가 매여 일하는 환경이 주는 짜증, 삶의 온갖 찌꺼기를 날려버리기 위해서 치고, 맞고, 때리고, 응원하고, 엉키고, 달리는 게 아닐까? p.146

  제한 시간을 넘긴 우리 둘만의 마라톤 역사는 시작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배꼽이 빠질 정도로 웃기는 짓이다. 우린 18km 정도를 이미 뛰고있어서 포기할 수 없었다. 울퉁불퉁 보도 위를 열심히 달렸다. 아니, 사람들을 피해서 요리조리다녔다. 신호등에 걸리면 어쩔 수 없이 일반 시민과 함께 기다려야 했다. 쥐구멍을 찾았지만 도로에는 없었다. p.169

당신이 지금 러너라면 삶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을 지내고 있음이 틀림없다. 러너가 아니라면 당신은 더 행복한 사람이다. 달리기로 결심하고 시작하기만 하면 러너들이 누리는 행복을 금방 잡을 수 있으니 말이다. 이렇게 쉽게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아는 일은 드물기 때문이다. 행복은 크기가 아니라 빈도에 의존한다고 한다. 큰 행운보다 소소한 작은 행복감을 자주 누리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다. p.236


목차
발간사 _ 신춘식 양재천은 계속 흐른다
회고기 _ 김만수 스무 살 양재천마라톤클럽
 
제1부 마라톤의 좌절과 환희
문홍식 90세에도 춘천마라톤을 달린다
채희성 좌절을 딛고 오뚝이처럼 일어서다
이석배 승우 아빠, 파이팅! 두 손 모아 응원합니다
양정희 시집을 잘 와서
윤환구 앞 사람 따라 무작정 뛰다, 걸렸다!
신춘식 흠모하는 그대에게
한순분 연변부터 제주까지, 아이언 우먼을 꿈꾸다
김경식 마라톤의 사계절
김재천 예사롭지 않은 마라톤 입문기
송태호 뛰어놀기만 좋아하던 아이
 
제2부 아무도 모르는 여자의 달리기
오명순 남자는 하나도 모르는 여자의 달리기
라미경 소양강 처녀
이순금 나비처럼 날아올라 벌처럼 달린다
이진희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정양미 양미의 상상, 현실로 이루어지다
이영금 Florist는 매일매일 마라톤을 한다
신영희 울트라마라톤 100km도전기! 나는 성공, 남편은 실패
이상숙 호놀룰루, 뉴욕, 보스턴을 달리다
 
제3부 당신만 모르는 마라톤의 원리
이종현 마라톤 전사의 2시간 59분 52초
김석원 마라톤 감독의 한마디!
이영화 Age Runner의 꿈
채성문 세상살이에 어려운 일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
김해성 첫 풀코스 도전 날 늦잠을 자다니
조성수 아름다운 경쟁
배용한 실패하지 않으면 노력하지 않는다
이진수 파리마라톤에는 여자 화장실이 없다
 
 
제4부 달려 본 사람만 아는 마라톤의 비밀
이정택 이 정도는 돼야 첫 풀코스의 기억이지!
박정민 꿈꾸었던 '달콤한 인생'
임시경 버킷리스트의 한 줄을 지우다
윤남호 쥐가 이쪽저쪽으로 왔다 갔다 해요
이종혁 첫 풀에 배부르랴
윤성진 꼴지들의 반격
 
제5부 나의 마라톤 이야기
김만수 마라톤은 자신의 그림자와 하는 경쟁이다
故이이래 건강한 빛들
조성갑 토요일이다, 양재천으로 뜀박질 하러가자
조현세 13,300시간의 자원봉사 - 여한명 코치
윤재룡 마라톤은 쪽박, 가게는 대박
이상숙 '빛 나눔 동반주자'를 하고 왔어요
 
제6부 당신의 삶 새롭게 하기
조현세 영동1교에서 저승사자를 만나다
조창근 어긋난 약속
김봉조 마라톤의 겨울
김규만 예약된 손님
故 김선우 '양재천마라톤클럽'의 별
임창식 내래 옛날 이야기 좀 하리다
김윤기 병아리 눈에 비친 양마클 첫인상
 
부록 - 마라톤 입문자를 위한 마라톤 용어

 
덧붙이는 글 온라인 서점 책 소개에 제가 쓴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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