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의 <개돼지론>

검토 완료

윤명곤(mgyoon)등록 2019.10.16 14:28
어제 (2019년 10월 15일)  국토교통부는  「미래자동차 산업 발전전략」 을 발표하였습니다.

국토교통부의 발표문에는 언제나 그랬듯이 익숙하지만 막연한 단어들("미래", "세계 최초", "선도", "비젼" 같은)이 잔뜩 등장합니다. 

2016년 국토교통부는 4년 후인 2020년에는 드론을 이용한 택배가 '일상화'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하였습니다. 당시에 본 기자는 국토교통부의 발표 내용이 말도 않되는 허풍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작성한 적이 있습니다.
(해당 기사 링크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217162)

이제 몇 달만 지나면 약속한 4년이 지나고 2020년입니다. 연간 택배 물량이 약 25억 상자 정도이므로 국토교통부가 약속한 "일상화"가 10% 라고 잡아도 내년에는 매일 70만대의 택배드론이 하늘에  떠다니는 멋진 장관을 대한민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을까요 ? 

지난 해 평창 올림픽에서 오륜기 모양을 만든 드론들이 겨우 천 여대에 불과합니다. 그러니 매일 70만대의 드론이 날아 다니면 그 중 많은 수의 드론은 수도권에서 야간배송을 할테니  매일 밤마다 불꽃놀이와는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장관이 매일 매일 펼쳐지겠지요.   
그럴리가요. 여전히 서울의 많은 지역은 비행금지구역이어서 허가없이 드론을 날릴 수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2016년의 국토교통부 발표문을 기획/발표하던 담당자가 책임을 통감하여 사과하거나, 어쩌면 4년 동안의 월급을 자진 반납하는 일이 벌어질까요 ? 아마도 아닐겁니다.

어제 국토교통부의 발표문에는 아래 사항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1) 2027년 완전자율주행(주요도로) 세계 최초 상용화
(2) 2025년 플라잉카(달아 다니는 자동차) 실용화

2027년 주요 도로에서 완전자율주행이 가능할까요 ? 공학분야에서 30년 이상 일한 저의 경험과 판단으로는 대한민국의 도로와 교통 여건을 고려할 때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소리입"니다. 2016년 택배 드론을 4년 안에 상용화 하겠다던 국토부가 이제 그 이야기는 쑥 들어가고 갑자기 자율주행 이야기를 합니다.   

<우주소년 아톰>을 아시나요 ? 하늘을 달아 다니는 로봇(아톰)이 1952년 일본만화에 등장한지 이제 70 여년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기술수준에서는 (사람을 닮은 휴모노이드) 로봇은 자신을 위해 만든 전용계단이 아닌 보통의 계단조차 잘 오르지 못합니다. 본 기사를 읽고 계신 독자분께서 살아 생전에 하늘을 날아 다니는 사람 닮은 로봇을 볼 가능성은 없습니다. 
 
<택배 드론+미래자동차=날아다니는 미래 자동차(플라잉카)>  멋진가요 ?

그래서일까요. 국토부는 2025년 플라잉카(flying car)를 실용화 하겠다고 합니다. 이제 6년만 더 기다리시면 국토부가 약속했지만 시민들에게 보여주지 못했던 "4대강 로봇물고기, 택배드론"을 대신해서 수 많은 자동차가 서울 하늘을 날아 다니는 멋진 모습을 보시게 될까요 ?  

턱도 없습니다. 승용차 한 대의 무게의 물체를 하늘에 띄워 놓기만 하려고 해도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고, 공학적으로 얼마나 어려운지, 또 멀쩡한 땅을 두고 뭐하러 그렇게 하는지, 국토교통부는 과연 전문가들의 자문이라도 구해본 걸까요 ? 장기발전전략이랍시고 아무말이나 해 놓으면 그렇게 되든 말든 월급은 문제없이 나오니 애당초 자문조차 생략한 걸까요 ?

미래는 불확실하고 계획은 어긋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되지도 않을 것을 뻔히 알면서> 시민들을 상대로 엉터리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다름 아니라 시민들을 바보로 보기 때문입니다. 바로 저 유명한 교육부 "개/돼지론"의 국토교통부 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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