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재호 열사, '자랑스런 광주 송원인상' 수상

이재호열사, '자주, 평화, 민주'정신, 33년 만에 모교 광주 송원고 2만여 동문 가슴속에 다시 부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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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연(scy7469)등록 2019.10.22 11:27
광주 송원고 동문회(동문회장 이영문)는 지난 20일 송원고 운동장에서 열린 '송원 한마음 대축제'에서 '자랑스런 송원'인으로 86년 분신한 고 이재호열사에게 수여하였다. 상은 이재호열사 모친과 동생 이재필씨가 함께 열사를 대신하여 수상하였다.

상패에는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과 한반도에 비핵화와 평화를 유지하고 통일을 이루기 위해 헌신한 이재호열사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널리 알리기 위해 자랑스런 송원인상을 수여합니다."라고 상의 의미를 썼다.

이재호 열사와 송원고 16기 동기이자 이재호*김세진 열사 기념사업회 이승록 위원장과 신상섭 동기회장은 이재호열사 수상소식을 기쁜소식으로 전하며 고귀한 열사정신을 계승하겠다고 다음과 같이 전했다."이번 수상을 계기로 이재호 열사의 고귀한 정신은 16회 동기뿐 아니라 전 송원인의 가슴 속에서 다시 피어나게 될 것입니다."면서 이재호 열사정신 계승을 다짐했다. 

보통 동문회의 '자랑스런 동문상' 등이 정치인이나 경제인 등 단지 사회적 유력인사라는 이유만으로 시상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회적 풍토에서 송원고 동문회가 자신의 목숨을 불사르며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군사독재에 투쟁한 이재호열사를 자랑스런 동문상으로 수여한 것은 송원동문회 뿐 아니라 사회적인 의미 또한 크다할 수 있다. 우리 사회가 현재 어떤 사회적 지위를 가졌는가보다는 어떤 가치를 가지고 어떻게 한 인생을 살았는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한편 송원고는 이미 작년 5월 19일 32주기 추모행사와 이재호 열사의 뜻을 기리는 열사 기념비, "평화의 울림'을 교정에 세우고 제막식을 가진 바 있다.

"역사는 미루지 않고 선도적으로 실천하는 자만을 알맹이로서 요구한다"

'평화의 울림'으로 명명된 열사기념비에는 열사가 일기장에 기록한 "역사는 미루지 않고 선도적으로 실천하는 자만을 알맹이로서 요구한다"는 열사의 뜻을 새겼다.당시 제막식에는 이재호열사 어머니를 비롯하여 가족들, 김세진열사 부모님, 이재호열사 은사님들, 광주시민단체회원,이재호열사모교인 송원고 총동문회,서울대총학회, 서울대 정치학과/아카데미, 이재호 김세진 추모사업회,송원고 16기 동기회 등 관계자들이 참석 열사의 뜻을 기렸다.

이재호 김세진 열사 분신사건은 1986년 4월 28일 신림사거리에서 학생 전방입소를 거부한 서울대생 2학년 400여명이 '반전반핵 양키고홈'을 외치며 시위도중 이재호열사와 김세진 열사가 동반 분신•산화한 사건이다.

그날 오전 9시30분 서울대 인근 신림사거리 가야쇼핑센터 앞에 전방 입소 대상이었던 85학번 400여명은 도로에 연좌중이었다. 이미 가야쇼핑센터 건물 옥상에 있었던 이재호·김세진 두 열사가 핸드마이크를 손에 쥐고 '양키의 용병교육 전방입소 결사반대'에 연좌학생들이 따라 외쳤다. 경찰이 학생들을 무차별 구타하며 연행하고 건물 옥상으로 진입시도했다. 이과정에 두 열사는 시너를 온몸에 끼얹고 '우리에게 가까이 오지 말라. 가까이 오면 분신할 것이다'라고 경고했으나 경찰은 무모하게 옥상으로 진입했다. 두 열사는 순간 라이터로 불을 붙여 하나뿐인 목숨을 던지며 저항했다. 김세진·이재호의 분신은 전두환 독재정권이 무너지기 직전, 폭압통치가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와 겹친다. 이 사건으로 문무대와 전방입소 거부투쟁은 전국 대학가의 주요이슈가 되어 최고조에 이르었다.

군사독재정권은 대학생들을 통제하기위한 수단으로 대학에 입학하면 남학생들은 군사이론 및 실습을 하는 교련과목은 필수이수학점이었다. 또 대학 1학년때는 성남에 있는 학생 중앙 군사학교인 문무대에 입소하여, 또 2학년 때에는 전방에 입소하여 각각 5박 6일 병영집체훈련 등을 받아야 했다. 이 병영훈련을 받은 대학생들은 당시 30개월 군복무기간에서 3개월을 단축해 주어 대학생들에 대한 특혜측면도 제기되었다. 87년 민주항쟁이후 88년 문무대와 전방입소는 폐지 되었다.

이재호 열사추모행사는 매년 서울대와 5.18묘역에서 각각 치뤄지고 있다. 이재호 열사 추모행사는 서울대에서 4월 마지막주 일요일과 5.18 묘역에서 5.18 주간에 이재호열사 추모사업회가 주관하고 가족들, 서울대 동문, 송원고 동문 등이 참석하여 열사의 뜻을 되새기고 있다. 

이재호 열사가 산화한 지 어언 33년, 이재호열사가 죽음으로 항거하며 얻고자 한 '자주, 평화, 민주, 통일'의 가치는 지금 어디쯤 있을까생각해 본다. 

사진제공: 이재호열사 추모사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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