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본부, 출입통체체계에 '일본 지정맥 기술' 적용

공군 측 “군 내 단일망 체계로 외부 유출 0%” “암호화 처리” 해명

검토 완료

최정현(ily7102)등록 2020.07.19 18:35
-전문가들 "中 화웨이 제품 군 내 사용 안하는 이유 알아야" 우려 표명
-업계 "핵킹 등 위험…비대면 시대에 접촉면 많은 지정맥 적용 문제"
 
공군이 출입통제체계 교체사업을 진행하며 생체인식기술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국내 우수기술을 배제한 채 일본의 주력 기술인 '지정맥' 인식기술을 적용하려 한다는 업계의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
 
공군본부 측은 군 내 단일망 체계로 시스템을 구축해 외부와의 연결을 차단키로 하는 등 해결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 전문업체 및 전문가들의 우려감은 잦아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18일 공군에 따르면, 지난 7일 '공군 출입통제체계 교체사업'을 위한 제안설명회에 참가한 국내 3개 제조사 중 한 곳을 '지정맥 기술' 업체로 선정했다.
 
해당업체는 제품의 외형을 만드는 회사로, 제품의 가장 중요한 소프트웨어는 LG히타치 회사의 것을 적용키로 했다. LG히타치의 지분구조는 일본 히타치사가 51%, LG가 49%를 소유하고 있어 일본 회사의 소프트웨어를 공군이 사용하는 셈이다.
 
사실상 국내 관련 업체와 전문가들이 우려했던 대로 사업이 흘러가는 모양새다.
 
이들은 앞서 공군이 일본의 지정맥 인식기술을 선호하는 것에 대해 "국내 우수 생체인식기술을 무시한 처사다" "지정맥이라는 기술만을 콕 집어 제안토록 한 것은 편파적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접촉면이 많은 기술을 적용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지는 일이다" 등 의구심과 반발심을 나타냈다.
 
국내 공신력 있는 생체인식기술 인증기관 관계자도 "일본 기술을 잘못 도입할 경우 소중한 군대의 인적 정보가 빠져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경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공군 관계자는 "일단 LG히타치 기술을 도입할 경우 군의 인적정보가 일본으로 넘어간다는 것은 아무런 근거를 찾지 못했다"며 "이럼에도 불구하고 유출방지를 위한 2가지의 대책을 강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2가지의 보안 대책 중 하나는 외부망과 단절되는 전용선을 사용하는 것이다. 단독망 내지 폐쇄망을 사용하는 만큼 외부와 연결되는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두 번째 대책은, 개인정보가 생체인식 돼 해당 소프트웨어로 전송되는 과정에서, 별도의 암호화 처리를 거쳐 소프트웨어로 전송됨으로써 인적 정보뿐 아니라, 한글문서나 그림파일 등 모든 정보를 외부에서 열어볼 수 없도록 만든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공군은 국내 지정맥 기술이 생체인식 기술 중 발전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이번 출입통제체계 교체사업에는 일본의 기술이 적용되지만, 다른 예하 부대의 사업에서는 국내 지정맥 기술이 적용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업체 관계자는 "그나마 보완책을 만든 것은 다행이지만, 어떠한 기관이든 핵킹으로부터 자유로운 곳은 없다"면서 "국내 업체의 원천기술을 사용하게 되면 핵킹이 벌어져도 곧바로 기술에 대한 소스를 공개하고 보완할 수 있는 상황이 되지만, 일본의 기술은 소스자체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 문제발생 시 발 빠른 대처를 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우려했다.
 
또 한 생체기술 전문가는 "우리나라 군대가 중국의 화웨이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전송장비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에 보이지 않는 정보유출 칩을 사용할 수도 있다는 미심쩍은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며 "보안책 강구 등 무리수를 두면서 국산을 배제하고 일본기술을 꼭 사용해야 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손가락 또는 손바닥을 인식기기에 접촉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개인정보를 읽어낼 수 있는 기술이 국내 기술로 개발돼 있는데, 이를 무시하는 군의 정책은 정부의 정책에 반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공군 관계자는 "공군은 앞으로도 정보국방을 지키기 위해 힘쓸 것이고, 가능한 안면인식 기술이든, 지정맥 기술이든, 홍채 인식기술이든 우위에 나서는 국내 제품이 있다면 국방체계에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이번 출입통제체계 교체사업에는 지정맥 체계가 보안성이나 안정성이 높아 사용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관련 업계 및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공군의 생체인식기술 적용 정책에 대한 의구심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공군을 포함한 육군과 해군의 향후 생체인식기술 적용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주시는 계속해서 이어져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충남일보와 충청게릴라뉴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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