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작가를 꿈꾼 중년의 세번째 로맨스 소설 집필 도전기

[책이 나왔습니다] “짜장면 한 그릇 값은 되니?”…정산 적지만 그래도 웃을 수 있는 이유

검토 완료

최성모(jinaiou)등록 2020.09.14 13:32
"짜장면 한 그릇 값은 되니?"
 
매달 20일은 정산날이다. 엄연히 로맨스 소설 세번째 작품을 출판사에 보낸 후였다. 그렇지만 정산 날 부모님께 차마 정산금액을 정확하게 말하기가 두려워진다.
 
그래도 두권의 로맨스 소설이 쌓였으니, 삼겹살 한번은 먹을 정도의 금액이었으면 했다. 기대치가 낮은건 돈 욕심이 없는게 아니라 주제파악을 잘 한 결과다. 그리고 솔직한 심정으로 출판사에 미안하다. E-Book제작이라 자금이 적게 들테지만, 그 책을 만드는 수고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것들이다.
 
또 마케팅에도 심혈을 기울였을텐데, 판매량이 저조하면 출판사에서 맥이 빠질 것처럼 느껴졌다. 물론 출판사도 산전수전 다 겪었을 텐데, 괜한 걱정을 하는 것이라며 스스로 위안을 해봤다. 솔직히 두번째 작품(러브헌터)을 읽은 독자들이 재밌어서 첫번째 작품(사랑, 그 이름)까지 사서 읽는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길 바라기까지 했었다.
 
그렇지만 정산금액은 상추를 사기에도 버거운 금액이다. 그래도 첫번째 작품은 첫 정산받았을 때 '시작이 반이다'라며 마음을 추스르던 기억이 났다. 그런데 첫 번째 작품인 '사랑, 그 이름'을 읽으신 독자들이 아마도 실망을 많이 한 것 같았다.
 
"재미 없는 작가로 찍혔나?"
 
이렇게밖에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렇지만 낙심은 하지 않았다. 어차피 로맨스 소설 시장에서 주류를 형성하는 소재도 아니고 주제도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로맨스 소설은 '19금'이 잘 팔린다고 한다.
 
그리고 독자층이 30~40대 여성 독자층이 주 독자층이라고 한다. 시장 파악을 완전히 잘 못했다. 글쓴이가 쓴 작품은 그냥 10대~20대 중반까지의 독자들을 겨냥한 작품이다. 일부러 겨냥한 건 아니다. 쓰다보니 그렇게 됐을 뿐.
 
다른 작가들과 교류가 없는 상태에서 그들이 어떻게 영감을 얻고 스토리와 구성을 하는지 모르지만, 글쓴이는 쓰다보면 몰입상태가 될 때가 있다. 그때 주된 스토리가 잡히고, 구성을 하는 것도 머리가 빠릿빠릿 돌아간다. 이렇게 쓰는 것이 익숙해져 있다. 그런데 정산때 저조한 성적표(?)를 받고 나니 기운이 완전히 빠졌다. 거짓없이 돈을 생각하고 작품을 쓰지는 않았다. 그래도 정도라는 게 있는데, 라고 숨을 길게 내뱉으며 나는 찬물을 덜컥덜컥 들이켰다.
 
"실력만큼은 팔렸으면 좋겠는데…."
 
독자들의 야박한 평가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 작품이 형편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돈을 주고 충분히 사서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긴다. 다른 작가들도 자신의 작품에 애착이 있는 건 마찬가지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요즘 내 유일한 말벗인 어머니 실력만큼은 팔렸으면 좋겠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어쩌면 교만이다. 주제파악을 못한 결과인지, 시장 분석을 잘못한 결과인지, 아니면 이런 요소가 모두 더해져 나쁜 성적표가 나왔는지, 그건 좀 더 성찰해봐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순간 동화작가를 꿈꾸며 글에 몰두한 시간들이 떠올랐다. 그때 서러웠던 건 동화를 쓰고 난 후에 보여줄 사람들이 없었다. 글을 보여줄 때 그냥 재밌는지, 아닌지만 봐달라고 말하는데도, 시간을 끌기 일수였다.
 
"누군 직장 안다녀 봤나?"
 
다들 작품을 보내면 곧바로 확인하는 지인들은 거의 없었다. 다들 며칠은 묵혀 놓고, 나중에는 내가 채근해야 그나마 평가를 해준다. 바쁜채들 해도 너무한다고 생각했다. 나도 직장 다녀봤다고, 라며 소리를 쳐 주고 싶을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은 얼마나 좋은가.
 
출판사에서 예쁜 표지도 만들어주고, 또 독자들이 돈을 주고 내 작품을 사서 읽으니까 말이다. 하다보면 필력도 늘고, 베스트셀러 작품 목록에 내가 쓴 작품이 있을지 모른다. 사람일은 누구라도 장담할 수 없는 거니까 말이다. 나는 행복한 글쟁이라고 생각한다. 실력이 어느정도 인지는 스스로 냉정하게 평가하기가 어렵다. 그렇지만, 독자들이 미소지을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다고 자평한다.
 
세 번째 작품인 '에덴동산'을 글의 마무리에 언급하고 싶다. 노골적으로 책 선전을 하고 싶지 않았다. 물론 가식이 섞여 있다. 그럼에도 한가지 내 작품을 스스로 추천의 말을 올리고 싶었다. 시간낭비와 돈낭비는 안될 거라고 감히 말씀을 올린다.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해보며 '동화작가를 꿈꾸는 중년의 세번째 로맨스 소설 집필기'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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