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만든 동화책으로 학생이 배우는 학교, 제암초등학교 세계시민교육

러시아어-한국어 이중언어로 쓴 학생 창작동화 <제암초 덜렁이>시리즈, 서점에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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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기(jungsuki)등록 2020.10.28 17:59
다문화학생이 만들었어요, 제암초 한-러 이중언어 동화책!
-우리가 만든 동화책으로 동생들이 배워요-
-대형 서점에서 구입할 수 있어요!-
 
어린이작가 이중언어 동화책은 제암초 다문화교육 프로젝트 결과물이다.
 
제암초등학교(교장 조현옥)는 전교생의 약 18%의 학생이 다문화가정의 자녀이다. 다문화특별학급 전담선생님(교사 정수기)은 외국인가정 학생이 지속적으로 전입하자 학생을 위한 새로운 프로젝트를 도입했다. 바로 재미있는 이중언어교재를 학생이 스스로 만드는 프로젝트이다. 다문화학생 중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학생을 중심으로 심화단계의 한국어교육이 필요했는데, 이를 위해 한글기초교육-한글 동화책 번역-창작동화 제작 수업을 단계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외국인 가정 학생이 학교에 처음 편입하게 되면 한글 '가나다'부터 배우기 시작한다. 적게는 1년 이내에, 길게는 2년동안 매일 1시간씩 특별학급 교실에서 한국어를 배운다. 표준한국어 교재 1권과 2권을 마치면 원적 교실로 환급하여 해당 학년의 교실에서 한국 학생들과 배우게 된다. 다문화특별학급을 떠나서 원적 교실로 환급한 후에도 학생에게 필요한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바로 방학마다 매일 4시간씩 운영되는 한국어 캠프다. 이 한국어 캠프에서 2019년부터 한국어 동화책 번역공부를 도입하게 되었는데, 한 두 권씩 번역을 마친 학생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 학생들이 한국어를 지속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이중언어로 쓴 창작동화 출간을 기획하게 되었다.
동화 <덜렁이와 코로나19> 제작에 압둘하미도브 압둘(13살), 박발레리아(12살), 이비올레타(11살), 김사미라(11살), 김안나(10살), 로토시코 자스미나(8살) 학생이 참여하였다. 이 책은 2019년에 출간한 동화 <덜렁이의 체험학습>에 이은 덜렁이 시리즈의 연작이기도 하다.
 
압둘은 "코로나19를 주제로 쓰면 좋을 것 같아요. 올해는 우리가 학교에서 생활하는 모습과 경험 중에 가장 인상적인 경험이니까요."라고 말했다.
 
정수기 선생님은 "덜렁이와 코로나19 동화책이 러시아어 글자를 몰라도 한글을 사용하여 자연스럽게 러시아어 글자를 읽고, 배울 수 있는 좋은 교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최근 학생들이 하고 싶어하는 것은 크리에이터라고 해요. 저는 이 '크리에이터'를 유튜브 콘텐츠 제작자만이 아닌 매우 확장된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어요. 학생들이 책을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만 서 있는게 아니라, 창작자의 입장이 되고 싶어할 거라는거지요. 그런 학생들의 요구를 반영하고 싶었어요. 배움의 과정이 창작이라는 결과와 목표를 향해 매우 생생하게 살아있게 하는 게 교사로서 제가 꿈꾸는 미래교육이기도 합니다. 스스로 배움을 즉각적으로 적용하여 결과를 내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다음 수준의 배움을 갈망하게 되거든요. 저의 배움의 과정에서 얻은 통찰이 학생들에게도 의미가 있는지 실험해보고 싶습니다. 앞으로 학생 동화 창작이 수업의 하나의 방법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제 역할을 다하고 싶습니다."라고 밝혔다.

제암초등학교는 이 동화책의 수익금을 다시 학교의 도서로 기증받는 형태로 도서출판 하루북스(대표 박하루)의 협조로 추진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의 다문화특별학급 운영비로 도서를 출간하고, 최근 화성시의 다문화교육지원센터에서 120여권의 도서구입을 지원받아 교실 수업에서 세계시민교육의 프로젝트수업으로 연계하여 학생의 배움결과가 다시 배움의 동기와 자료로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 다른 학교나 기관에서도 이 동화책으로 학생들이 배우는 경우, 학생의 체험학습과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대처법 등 현재 필요한 한국의 문화를 익힐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발음과 문자가 거의 일치하는 러시아어의 특성으로 인해 한글로 러시아어 발음을 표기하였기 때문에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러시아어를 읽고 쓸 수 있는 어학 교재로써도 그 기능을 더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문화가 다른 학생 간에 보다 쉽게 언어를 통한 다른 문화에 대한 포용력과 이해도를 높일 수있을거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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