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소셜 미디어의 상품이다

[리뷰] 영화 <소셜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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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은(jd0619)등록 2020.11.09 17:43
1년 365일 중 소셜 미디어를 한 번이라도 보지 않은 날은 며칠이나 될까? 우리는 소셜 미디어를 배제한 삶을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이미 삶 속 많은 부분에서 소셜 미디어와 함께하고 있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영화 <소셜 딜레마>는 이러한 현실 문제를 얘기하며 소셜 미디어에 중독된 우리 삶을 되짚게 한다. 영화는 실리콘밸리 종사자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줌과 동시에 벤 가족의 일상을 보여주며 소셜 미디어가 가져오는 부정적 영향을 소개한다.

허물뿐인 인기, '좋아요'를 갈구하는 사회
 

영화 <소셜 딜레마> 예고편 ⓒ 넷플릭스

 
페이스북 '좋아요' 버튼 창시자 저스틴은 '좋아요'를 통해 긍정과 사랑을 퍼트리는 게 목표였다고 말한다. 하지만 오늘날 '좋아요'는 인기의 효시가 되었다. 영화 속 아일라는 소셜 미디어에 셀카를 올렸지만 '좋아요'를 두 개밖에 받지 못하자 바로 삭제해버린다. 이후, 아일라는 셀카를 보정해 올리고 이전보다 더 많은 '좋아요'와 댓글을 받는다. 그는 늘어나는 '좋아요'에 만족하지만, 외모를 비평하는 댓글로 인해 상처받는다. 이러한 아일라의 모습은 '좋아요' 개수에 따라 감정이 동요되는 소셜 미디어의 문제점을 보여준다. 구글의 전 디자인 윤리학자 해리스는 소셜 미디어가 아이들의 자존감과 정체성을 장악하게 된다고 말한다. 아이들은 사회로부터의 인정을 '좋아요'로 얻는 것이다. 우리는 소셜 미디어로 인해 점점 자신의 일상을 거짓으로 꾸미고, 완벽한 삶을 추구하게 됐다.

영화는 아일라의 상황과 함께 10대 소녀 자해율과 자살률을 제시한다. 10대 후반 소녀 자해율은 2009년과 비교했을 때 62% 증가했고, 자살률도 70% 증가했다. 사회심리학자 조나단은 증가 패턴이 소셜 미디어 사용을 가리킨다고 말한다. 이러한 수치는 소셜 미디어가 인간의 삶에 얼마나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는지 보여준다. 이제 소셜 미디어는 중독의 문제를 넘어섰다.

영화에서 아일라가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는 모습은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한다. "잠시만, 사진 찍고 먹자.", "여기가 배경이 더 좋아?" 놀러 갈 때면 항상 '인생샷'을 남기기 위해 노력하는 현대인의 모습이 그려진다. 우리는 아일라처럼 '소셜 미디어에 보여주기 위한 삶을 산 것은 아닌지' 영화를 통해 생각해보아야 한다.

자신이 클릭하는 게 진실이 되는 사회
 

영화 <소셜 딜레마> 예고편 ⓒ 넷플릭스


해리스는 말한다. "소셜 미디어는 사용하길 기다리는 도구가 아니다."라고. 이미 우리는 '1대 다'로 슈퍼컴퓨터와 싸우고 있다. 이 싸움의 승자는 누가 될까? 실리콘밸리 종사자들은 당연히 슈퍼컴퓨터의 승이라고 말한다. 수많은 데이터를 가진 슈퍼컴퓨터는 인간을 소셜 미디어에 더 머물게 하기 위해 추천 영상을 제공한다. 내가 어떤 피드를 클릭하고, 검색했는지에 따라 추천 영상을 제공하는 것이다. 대부분 소셜 미디어를 이용할 때, 누구에게나 같은 내용이 보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영화는 같은 '코로나19'라는 단어를 구글에 검색해도 사용자가 누구인지, 구글링하는 지역이 어디인지에 따라 연관 검색어가 달라지는 현실을 알려준다. 우리가 추천 영상에 관심을 둔다면 우리는 결국 하나의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영화 속 벤은 소셜 미디어에서 극 중도파에 관한 내용을 자주 본다. 인공지능은 벤의 관심사를 파악하고 사용도를 높이기 위해 극 중도파 영상과 관련 시위 피드까지 추천에 이른다. 결국 벤은 시위에 참여하기 위해 몰래 집을 나간다. 이러한 벤의 모습은 '보고 싶은 부분'만을 바라보는 현대인의 행동을 보여준다. 여기서 문제는 인공지능은 추천만 할 뿐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구분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로써 내가 클릭한 영상이 진실이 되는 것이고 결국 반대 입장은 거짓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게 된다.

우리는 벤처럼 한 방향으로 문제를 바라보고 있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이러한 문제는 지금도 벌어지고 있다. 영화 속 예시인 '코로나19 음모론'에서도 잘 나타난다. 만약 오늘 하루 동안 '물을 많이 마시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배출된다.'라는 하나의 음모론이 1만 명의 사람에게 추천되어 보였다면 내일은 그 대상이 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음모론이 퍼져 나가고, 이를 받아들인다면 사회는 혼란될 수밖에 없다.

무모하지만 '해야만 하는' 일

실리콘밸리 종사자들은 이미 인공지능이 세계를 지배했다고 말한다. 우리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소셜 미디어에서 벗어나는 것은 무모한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은 이를 무모하지만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들이 제안한 몇 가지 해결방안을 소개한다. 해결방안 중 하나라도 실천해 소셜 미디어에서 벗어나 삶의 진정한 의미를 만들어보자.

1. 알람을 꺼라.
2. 추천 영상을 받지 말고, 스스로 영상을 선택하라.
3. 검색 기록을 저장하지 않는 검색 엔진을 사용하라.
4. 내용 공유 전, 사실을 확인하라.
5. 다양한 종류의 정보를 얻어라.
6. 아이들에게 소셜 미디어를 제한하라.
7. 소셜 미디어를 지워라.

이 순간에도 소셜 미디어를 생각한다면
 
우리는 많은 알고리즘의 추천에 종속됐다. 영화는 슈퍼컴퓨터의 추천 기능을 실제 사이버 인간이 사용자를 조종하는 것으로 연출하며 소셜 미디어에 중독된 사용자 벤의 모습을 보여준다. (<인사이드 아웃>의 슬픔이, 기쁨이를 생각하면 이해될 것이다.) 영화를 시청하며 벤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넣어보자. 소셜 미디어에 중독된 삶이 무서워질 것이다.

우리는 소셜 미디어 사용을 되돌아보아야 한다. '좋아요'를 받기 위해 꾸민 일상을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아무런 생각 없이 유튜브의 추천 영상을 보고 있지 않은가? 소셜 미디어에 게시하기 위해 사진이나 영상을 찍는 것에 집착하는 순간, 우리는 우리를 위한 삶이 아닌 소셜 미디어를 위한 삶을 살게 된다. '좋아요'의 개수로 얻는 행복은 그 순간에 불과하다.

"If you're not paying for the product, then you are product."
"상품의 대가를 치르지 않으면 네가 상품이다."

영화에 나오는 한 문구이다. 영화는 우리를 '상품'이라고 말하며 소셜 미디어 사용에 대해 자각하게 한다. 만약 당신이 지금도 소셜 미디어 알람을 확인해야 마음이 안정된다면, 영화를 통해 소셜 미디어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되짚어 보길 바란다. 진정한 행복은 '보여주는' 삶이 아닌 '나를 위한' 삶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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