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글몽글, 나의 동심 세계

검토 완료

이연지(yeonji0601)등록 2020.12.19 11:07

ⓒ 홍대 베니케이크

 

ⓒ 홍대 베니케이크


20대가 돼도 버릴 수 없는 것 한 가지, 바로 인형이다.
어릴 때부터 나는 털이 복실복실한 인형이 너무 좋았다.

강아지 인형, 곰 인형, 토끼 인형.
내 방은 말 그대로 '인형 천국'이었다.

대형마트에서 인형 말고 '비즈 놀이' 장난감을 사준다던
아빠에게 심통이 나서 울고 불고..
결국에는 아빠가 져버렸다.

누구는 인형 모으는 나를 보고,
'예쁜 쓰레기', '먼지만 날리는 짐덩이'라 말했고
같은 취향의 친구들은 '귀엽다'며 하나 둘씩
모으기 시작했다.

같은 취미를 공유한다는 게,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지. 털뭉치 인형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영원히 늙지 않고 살 수 있을 것만 같은, 동심의 세계로 돌아온 것 같았다.

대학 입학 하자마자 아르바이트 해서 모은 돈을
인형 사는 데 탕진을 하기 일쑤였다.

대학가 작은 원룸 방에 내가 누울 침대를 제외하곤
선반이란 선반에는 인형들이 자리를 지켰다.

퇴근하고 녹초로 돌아온 나에게 있어, 오롯이 그 자리를
지키던 인형들은 솜뭉치 그 이상의 가치였다고 할 수 있다.

가끔은 동심으로 돌아가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
나이는 들지언정 마음만은 늘 소년, 소녀인 거니까.

난 오늘도 동심 세계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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