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국시 재응시 허용, "사랑하기 때문에"

의대생들의 무책임과 현 정부의 국민 사랑의 대조

검토 완료

최성모(jinaiou)등록 2021.01.01 10:18
2020년 마지막 날이었다.
서해안을 중심으로 호남지방에는 폭설이 내리고 있었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은 날씨가 싸늘하다 못해 입이 덜덜 떨리고 손가락이 떨어질 듯한 추운 날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바깥 외출을 자제하고 있어서 그런지 옥상에서 내려다본 거리는 한산하다 못해 외로워 보였다. 항상 들리던 휴대전화 대리점에선 음악소리도 멈췄다. 거리에 사람들은 이따금씩 보이고 도로 위 차들도 많이 보이지 않는다.
 
옥상위에서 내려다 본 풍경은 아래보단 위로 향했다. 날씨는 추웠지만 하늘은 파스텔톤의 파란색을 띠고 있었고, 그 하늘에서는 태양이 강열한 햇살을 내뿜고 있었다. 보이차는 금방 식어서 스마트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2곡도 채 마치지 못한 상태에서 보이차를 거의 다 마셔 버렸다. 더덜더덜 떠느니 빨리 방으로 들어가 전기장판을 켜고 눕고 싶었다.
 
전기장판 위에서 습관처럼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를 켜고, 또 포털에 뜬 기사를 봤다. 그런데 포털을 터치하자 마자 반갑지 않은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정부가 의사국가시험 응시를 거부했던 의대생들에게 2021년 1월 말 응시 기회를 부여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댓글을 살펴보니 난리도 아니었다. 댓글의 대부분이 더불어민주당 지지 철회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비난 댓글이었다.
 
속으로 이 댓글 단 사람들이 정말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이고 더불어민주당을 응원했을까, 란 세속적인 생각이 들었다. 정말 저 사람들 국가가 공정을 화두로 의사들에게 재시험을 칠 기회를 주지 않을 거라고 판단했던 걸까. 또 정부가 말을 바꿨다고 생각하는 걸까. 정부와 의대생들의 기싸움이 한동안 치열했다. 하지만 결국에는 의대생들이 승리할 거라고 대다수가 예상하고 있었을 것이다.
 
지금 의료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지금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에서 만든 백신이 승인되고, 접종이 현실화되고 있다. 사람들이 가장 큰 착각은 여기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 백신이 접종되고 있고, 우리나라 치료제도 승인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지금 우리나라 일부 국민들의 착각은 코로나19의 무증상에 도취된 일부 젊은 층을 보는 것 같다. 백신이 개발되고 치료제가 가시화되고 있지만, 사실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 그런데 다른 나라에서 백신이 접종되고 있다고 모든 게 해결된 것처럼 들떠 있는 거 아닌가.
 
식상한 말로 더 사랑하는 쪽에서 지게 돼 있다. 그러니까 이걸 달리 말하면 의대생들보단 현 정부가 더 국민을 사랑한단 말이 된다. 국가의 최대의 의무는 국민의 행복권과 생명권을 지키는 일이다. 그 일에 현 정부는 충실해 보였다. 아쉽다면 정부가 끝내 의대생 국시 재응시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들을 알면서 침묵으로 상황을 지켜본 의대생들이다.
 
그래서 국민들은 더 씁쓸하다. 현 정부가 그들에게 '공정'만을 내세우기에는 너무 상황이 좋지 않았다. 현 정부는 국민들을 사랑해 끝내 자존심을 꺾었다. 그건 국민들을 사랑하기 때문이 아닐까. 확실이 드러난 건, 현정부가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하는 의사들보다 국민들을 더 사랑한다고 보면 이번 '공정'에 대한 문제가 어느정도 해결되지 않을까. 고 유재하님의 음악 '사랑하기 때문에'를 들으며 씁쓸함에 다시 천바람을 찾아 옥상으로, 하늘을 보고 한숨을 길게 내뿜으며, 코로나19 팬데믹이 어서 종식되길 진심으로 바라본다.
덧붙이는 글 제 블로그에도 게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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