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사태 그 후 2년... '아오리라멘' 의 근황

승리, 유인석 유로홀딩스 대표 지분 처분 후 순수 민간자본으로 새롭게 출발

검토 완료

허건(theinterview1112)등록 2021.01.26 17:21
 

검찰 출석하는 승리 2019년 2월 27일 가수 승리가 성접대, 마약 혐의에 대한 조사를 받기 위해 출두하고 있다. 당시 승리는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 신분이었으나, 열흘 후 피의자로 신분이 전환되었다. ⓒ 권오은, 박소정

 
2018년 11월, 서울 강남에 위치한 클럽 '버닝썬'. 빅뱅의 전 멤버였던 가수 승리가 운영했던 클럽에서 한 남성이 폭행당하는 사건으로 시작된 일은 여러 불법 행위들이 밝혀지며 '버닝썬 게이트' 로 발전했다. 버닝썬의 소유주로 알려진 가수 승리, 단톡방에 불법촬영물을 유포하고 여성을 집단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가수 정준영 씨와 FT아일랜드의 전 멤버 최종훈 씨 등이 실형을 선고받았고 이 외에도 하이라이트의 전 멤버 용준형 씨와 씨엔블루 전 멤버 이종현 씨등이 책임을 지고 연예계를 은퇴했다.

버닝썬 게이트가 나날로 커지며 아오리라멘은 직격탄을 맞았다. 2016년 12월 승리는 아오리라멘 1호점을 런칭하고 국내에만 40여개가 넘는 지점을 오픈했다. 아오리라멘의 매출이 높아지자 중국, 베트남에도 해외지점을 열었다. 아오리라멘의 지점 일부는 승리의 가족과 친척들이 운영하기도 했다. 그러나 버닝썬 사태의 여파로 매출이 급감하자 2019년 3월 아오리라멘은 승리와 유인석 유로홀딩스 대표의 지분을 처분하고 순수 민간자본으로 새롭게 출발하였다. 그러나 민간체제로 전환한 이후에도 버닝썬 사태의 여파는 사라지지 않았고 결국 2020년 5월 법원에 파산신청을 하기에 이르게 된다. 한 때 40개가 넘었던 아오리라멘의 지점은 15개로 줄어들었고 식사시간이 되면 40분 이상 대기를 해야 했던 가게의 모습도 이제는 사라지고 없다.

업무 목적으로 광화문에 다녀온 지난 1월 15일, 점심식사 때문에 고민하던 중 마침 광화문에 아오리라멘 지점이 남아있다는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접하고 고민 끝에 이 곳에서 점심을 해결했다.
 

아오리라멘 광화문점 입구 아오리라멘의 입구에는 일본식 전등과 아오리라멘의 캐릭터가 그려져있다. ⓒ 유채하

 
광화문역 3번 출구 또는 시청역 5번 출구에서 5분 정도 걸어가면 아오리라멘 광화문점이 보인다. 아오리라멘의 캐릭터와 일본식 전등이 빌딩 입구에 전시되어 있어 손님들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아오리라멘의 입구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으로 아오리라멘의 캐릭터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다. ⓒ 유채하

 
2층으로 올라가니 매장이 나왔다. 코로나-19 때문에 QR코드를 찍어야만 입장이 가능하다고 했다. 늘 수기로 전화번호와 인적사항을 적는 것이 일상이었기에 QR코드는 낯설어서 앱을 깔고, 인증을 하는데 상당히 애를 먹었다. 방문한 시간은 오후 2시. 사람은 1명도 없었기에 추가 웨이팅 없이 바로 식사를 하러 들어갈 수 있었다.

 

아오리라멘의 내부 일본의 '이치란 라멘' 을 벤칭마킹한 매장 내부는 1인용 손님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식사할 수 있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테이블 위에는 외투를 보관할 수 있다. ⓒ 유채하

 
일본의 이치란 라멘을 벤칭마킹한 매장 내부는 소위 '혼밥' 을 하기 좋은 구조로 이루어져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외투를 보관할 수 있는 사물함도 있었다. 직원이 나와 주문을 받은 뒤, 음식이 나오면 칸막이를 닫는데 이 때문에 더 편안한 분위기를 식사를 할 수 있다.

메뉴 역시 메뉴판을 보고 종이에 메뉴에 해당하는 번호를 적어 주문을 했다. 나는 가장 유명하다는 아오리 라멘과 간장계란밥을 주문했다. 가수 승리가 운영하던 시절과는 메뉴명도 많이 달라져 있었지만 맛과 메뉴 구성은 비슷했다.

 

아이오라멘의 음식 라멘과 간장계란밥, 펩시 콜라가 나왔다. 아오리라멘은 식사하는 손님 모두에게 무료로 물 1병을 내준다. ⓒ 유채하

 
20여분의 기다림 끝에 음식이 나왔다. 태국 고추를 넣어 매운맛을 살렸다는 라멘에는 차슈를 추가했고, 사이드메뉴로 간장계란밥을 시켰다. 고추의 매운 맛 탓에 라면을 먹으며 종종 기침이 나오기는 했지만, 면은 탱글탱글하고 일본 라멘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사골육수의 맛도 좋았다. 보통 국물을 잘 먹지 않는 나 자신을 너무 잘 알지만, 이 날은 국물까지 남김 없이 다 마셨다.

간장계란밥은 사이드 메뉴처럼 생각하고 주문했는데 생각 외로 다 먹으니 포만감이 생겼다. 간장과 노른자가 살아있는 반숙 계란의 조합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밥에 모두 비벼먹으니 한 그릇이 금방 비워졌다. 아오리라멘을 방문하는 많은 손님들이 라멘과 간장계란밥을 세트처럼 시켜먹곤 하는데 그 선택이 이해가 됐다. 두 음식은 세트로 먹기 굉장히 좋았다.

아오리라멘은 식사하러 온 손님들에게 물 1병을 무료로 내어준다. 이 역시 일본 라멘집의 구성을 렌칭마킹한 것이다. 그러나 물 1병으로는 라멘의 매운맛과 갈증을 해소하기 어려워 부득이하게 콜라 1캔을 추가로 시켰다. 다 합쳐서 14,000원 정도가 나왔다. 

 

아오리라멘 출구 아오리라멘 출구의 모습 ⓒ 유채하

 
버닝썬 사태 이후 순수 민간자본 체제로 전환된 아오리라멘은 그 전의 구성등을 많이 탈피한 것처럼 보였다. 가수 승리와 유인석 대표가 가지고 있는 아오리라멘의 지분은 더 이상 없으며, 승리의 친척들이 운영하던 가게도 전부 운영을 포기했다.

한 끼 식사할 곳이 마땅히 없다면, 이 곳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것도 나쁘지 않는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 유튜브 '유채하의 굿모닝 서울' 에서 아오리라멘 방문기를 만나보세요.
     : https://www.youtube.com/watch?v=9q3y0fsp3w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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