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똑똑하고 편리한 소비에 숨겨진 개성

1인1개 폰 보유로 통신비 부담 가중...획일화되는 통신시장에 변화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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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모(jinaiou)등록 2021.04.28 09:06
"전화 가지고 와라", 하며 아버지께서 말씀을 하신다. 순간 헷갈린다. 왜냐하면 우리집에는 같은 모델의 핸드폰이 2개가 있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핸드폰이 같은 모델이다. 물론 색상은 다르지만, 핸드폰 케이스의 색깔이 같기에 얼핏 구분이 쉽지만은 않다. 2개 모두 폴더폰이다. '부모님께 스마트폰 하나 해드려야지', 생각해도, 부모님께서 거절하실 듯하다. 전부는 아니겠지만, 부모님 세대에는 반드시 스마트폰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관건은 저렴한 통화료다. 그렇지만 아무리 통화만 하면 된다고 해도 요즘 시대 필수품인 휴대전화에 각자의 기호와 개성을 지켜주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으시는 게 비단 우리 부모님뿐일까. 스마트폰은 우리의 삶에 필수적인 제품으로 부각됐다. 하지만 사람들이 너도나도 직사각형의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광경이 과연 우리가 지향해야 할 삶의 모습과 닮아 있을까. 절대 다수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세상에서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것이 분명 있지 않을까. 그런 논의는 왜 하지 않는 것일지 스스로에게 물어본적이 있었나? 이런 문제 제기를 하면 시대에 뒤떨어진 꼰대로 비춰질까봐 스스로 삭히고 있지는 않은지 한번 되짚어 봐야 할 문제다.
 
통신 시장에서 폴더폰 입지는 줄어들 것이라는 데 이견의 소지는 적다. LG가 스마트폰에서 사업을 철수하기로 결정한 것도 그 예측을 뒷받침한다. 삼성의 갤럭시가 압도적으로 국내 시장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한다고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삼성의 갤럭시와 애플의 아이폰이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상황에서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로 인해 국내시장은 삼성 갤럭시와 애플의 아이폰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으론 LG전자의 고객층이 어디를 선택할지 향후 스마트폰 시장에서 지켜봐야 할 사항으로 보인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 간과하는 점이 있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철수는 그나마 남아 있던 폴더폰 시장이 더 협소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요즘 시대에 폴더폰을 말하면 삼성의 갤럭시 폴더블폰을 떠올리는 게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선 3G폴더폰을 사용하는 어르신들이 계신다. 어르신 중에는 문자도 사용하지 않으시고 대부분 통화용으로만 휴대전화를 사용하시는 분들이 계시는 것이다. 애석하게도 폴더폰을 사용하기 위해선 대체로 통신사를 이동해야만 한다. 알뜰폰 시장이 새로 형성된 것이다.
 
폴더폰은 점점 자취를 감출 것으로 어렵지 않게 예측 가능하다. 하지만 그 시장이 없어지는 것은 얘기가 다르다. 소비자의 선택권을 박탈하는 것처럼 보여 매우 달갑지 않다. 소비자가 왕은 아닐지라도 소비자의 니즈가 있다면 그 제품을 생산해야 할 사회적 책임이 있는 것이다. 지금 폴더폰 소비자들에게 선택권이 너무 협소하다. 예전 폴더폰보다 떨어지는 성능과 디자인도 별로인 폴더폰을 받아들면, 요즘의 폴더폰은 구입하기가 망설여진다.
 
아무리 마음에 내키지 않더라도 음성통화와 문자만 사용하시는 어르신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해야 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스마트폰이 폴더폰보다 사용법이 복잡한 것도 한 원인이겠지만, 어르신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바로 저렴한 통신비라고 봐도 무방하다. 낮은 통신비 측면에서는 알뜰폰은 솔깃하다. 하지만 알뜰폰 기종의 휴대전화 모델이 성능과 디자인에서 스마트폰 이전에 생성됐던 폴더폰보다 퇴보한 것처럼 여겨지는 건,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다.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층에 대한 배려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실이다. 어르신들의 경우 저렴한 통신비, 비교적 쉬운 사용법 등으로 인해 폴더폰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통신비의 차원에서 보면 예전보다 훨씬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더라도 제품을 출시할 때는 소비자의 호감을 끌고 이목을 집중시켜야 한다. 그런데 알뜰폰의 경우는 오히려 반대다. 기술력에 비해서 형편없는 폴더폰을 출시를 한다는 건 예전 폴더폰을 사용해본 사람들이라면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그렇다면 왜 기술력에 비해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지 못하는 폰을 출시를 하는 걸까. 점점 이동통신사 시장이 데이터 중심으로 흐르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통화 중심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이동통신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이 또한 스마트폰이 출시되고, 보편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서 통화가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하더라도 필요한 건 무료 음성통화가 아닌 데이터일 것이다. 톡을 하고, 모바일 게임을 하고, 유튜브 시청, 영화 보기, 음악 듣기 등 모두 데이터 소비에 속한다.
 
휴대전화로 세대나 계층이 구별되는 현상은 지양해야 한다. 폴더폰을 사용해도 괜찮은 사람들이 분명 있다. 1인 1개의 휴대전화 시대다. 통신 강국, 스마트 강국도 좋은 말이다. 하지만 가계 소득에 비해 지나치게 통신비 비중이 높은 게 현실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 필요한 고객이 있다면 그 제품을 생산하는 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하면 지나친 주장일까. 누구나 폴더폰을 사용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야 한다.
 
코로나19 시국에 백화점 명품관은 호황이었다고 한다. 우리 사회가 통신 시장에서도 빈익빈 부익부가 실현되고 있는 것 같아 한편으로 달갑게만 들리지 않는 소식이었다. 예전처럼 구매하고 싶은 폴더폰을 다시 볼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더도 말고 딱 예전만큼의 성능과 디자인이라면, 매우 매력적인 휴대전화 시장이 되지 않을까, 하는 바람을 덧붙여본다.
덧붙이는 글 제 개인 블로그에도 게재했습니다.
https://blog.daum.net/sonakbi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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