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활약 펼치는 수원의 '21세기 소년'들, 가파른 상승세 이어갈까

[K리그] 수원의 상승세 이끄는 정상빈과 강현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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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건호(gunhofootball)등록 2021.05.15 09:14
모기업인 삼성 전자의 적극적인 투자로 대한민국과 아시아를 평정하던 수원 삼성 블루윙즈는 모기업의 지원이 끊긴 2010년 초반부터 강팀으로써의 면모를 잃어가고 있었다. 또한 막강한 자금력을 통한 '빅네임'의 영입은 거의 없어지다시피 했고, 선수단 스쿼드도 점점 얇아지기 시작했다.

부족해진 자금력으로 '빅사이닝'이 어려워진 수원은 유망주 육성에 상당히 많은 힘을 쏟아부었다. 그 결과 권창훈, 전세진, 또 지난 시즌에는 김태환 등 좋은 유망주들이 나타나면서 활약하게 되었고, 이번 시즌에도 수원에는 또 다른 유망주들이 혜성같이 나타나 팀에 도움을 주고 있다.

수원의 부족한 스쿼드에 혜성같이 나타난 유망주들
 

수원은 18일 오후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21' 10라운드 울산과의 홈 경기에서 3골을 몰아치는 막강화력을 앞세워 3-0 승리를 거뒀다. 사진은 정상빈 선수. ⓒ 한국프로축구연맹

지난 2019시즌 영입되어 20골의 맹활약을 펼치고 지난 시즌에도 8골을 터뜨리며 맹활약을 한 호주 공격수 아담 타가트가 올 시즌을 앞두고 일본의 세레소 오사카로 떠났다. 수원은 그의 대체자로 강원과 경남에서 활약했던 공격수 우로스 제리치와 이탈리아 명문 나폴리 출신 니콜라오 두미트루를 영입했다.

하지만 이 둘의 활약상은 타가트의 대체자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부족한 활약이었다. 니콜라오는 자신의 장점인 빠른 드리블을 잘 보여주지 못했고, 제리치도 자신의 장점인 제공권도 잘 활용하지 못하며 발끝이 느리다는 약점만 노출하며 팀에 녹아들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나마 김건희가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긴 했으나, 최전방에 공격수 두 명을 배치하는 박건하 감독의 전술에서는 김건희 혼자서 공격을 책임지기엔 부담이 컸다.

그 때 수원에 혜성처럼 나타난 '초특급 신인'이 하나 있다. 바로 매탄고 출신의 02년생 공격수 정상빈이었다. 정상빈은 지난 3월 17일 펼쳐진 포항과의 리그 5라운드 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K리그 데뷔전을 치뤘고, 전반 38분에는 상대 다리 사이를 통과하는 간결한 슈팅으로 데뷔전 데뷔골까지 터뜨렸다.

포항전 맹활약으로 박건하 감독의 눈도장을 찍은 정상빈은 다음 라운드 서울과의 경기에서도 선발로 나왔다. 이 날 경기 내내 활발한 모습을 보인 정상빈은 이 날 경기에서도 한 골을 터뜨리면서 팀의 공격에 활로를 열어줬다. 다만 정상빈은 전반 40분 부상으로 교체 아웃되었고, 팀도 아쉽게 1-2로 역전패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정상빈은 부상 복귀 이후 지난 4월 18일 펼쳐진 울산전에서도 한 골을 기록하며 팀의 3-0 대승을 이끌었다. 또 지난 9일 펼쳐진 전북전에서도 공격진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면서 한 골을 기록해 팀의 3-1 대승을 이끔과 동시에 전북의 13경기 무패행진을 깨트리는데 한 몫을 했다.

또한 올 시즌 수원에는 중원에서의 공백도 적지 않게 있었다. 시즌 중반 고승범, 한석종, 최성근이 부상과 징계 등의 이유로 결장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이 때 수원의 중원 공백을 메워준 선수가 바로 강현묵이었다. 강현묵은 01년생 유망주로, 정상빈과 같은 매탄고등학교 출신이다.

강현묵은 지난 2020시즌 수원과 프로 계약을 체결해 한 경기를 치뤘다. 이번 시즌에는 3라운드 수원FC전에서 선발 출전해 뛰어난 탈압박 능력을 선보이며 박건하 감독으로부터 눈도장을 받았다. 이후 중원에 공백이 생긴 수원에서 선발 기회를 잡으며 점점 입지를 넓혀갔고, 울산전에는 멋진 데뷔골과 도움까지 기록하며 자신의 이름을 더 널리 알렸다.

이렇듯 이번 시즌 초반 정상빈과 강현묵이라는 뛰어난 유망주를 발굴한 것은 수원의 가장 큰 수확중 하나다. 이는 선수 보강이 어려운 상황에서 팀의 유망주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한 박건하 감독의 선택이 맞아떨어진 결과였다.

팀 사정 어려운 수원, 그래서 더 반가운 유망주들의 등장

앞서 언급했듯이 수원은 최근 들어 재정상태가 그리 좋은 팀이 아니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 직격탄으로 인해 재정적 문제가 더 커진 상황이라 선수단 보강도 더 어려워졌다.

그렇기에 이런 뛰어난 유망주들의 등장은 수원에게 있어서 더 반갑다. 전성기를 달리고 있는 뛰어난 선수를 데려오려면 적지 않은 금액이 필요한 반면, 구단 유스 출신 선수는 기량이 아주 뛰어나더라도 계약금이 전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유망주 육성에 심혈을 기울인 수원 구단의 정책이 성공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아직은 어린 나이 때문에 경기장에서 종종 더 발전해야 할 부분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나이가 어리기에 그들의 약점을 보완할 시간은 아직 충분하다.

한편, 수원은 오는 16일 울산과의 원정경기를 펼친다. 과연 이 경기에서 수원이 리그 3연승을 만들어낼 수 있을 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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