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득점을 하고 싶긴 해?", 김건희 깨운 박건하 감독의 질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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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진(cbj0929)등록 2021.05.31 15:55
슈퍼매치 주인공 김건희가 부활의 이유를 밝혔다. 거기에는 박건하 감독의 질책이 있었다.

수원 삼성은 지난 29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하나원큐 K리그 2021' 19라운드에서 FC서울에 3-0 완승을 거뒀다. 리그 2연승과 함께 공식전 9경기 연속 무패(5승 4무)를 기록한 수원은 승점 33점으로 2위로 올라섰다.

경기의 주인공은 단연 김건희였다. 이날 선발 출전한 김건희는 전방에서 활발한 움직임으로 수원의 공격을 이끌었다. 선제골 또한 김건희의 몫이었다. 전반 38분 제리치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황현수에게 파울을 당하며 수원의 페널티킥 기회를 얻었다. 키커로 나선 김건희는 오른쪽 하단으로 정확하게 킥을 성공시키며 올 시즌 슈퍼매치 첫 골이자 리그 6호골을 기록했다.

후반전도 김건희의 활약은 멈추지 않았다. 특히 수원의 두 번째 득점 장면에서 김건희의 플레이는 압권이었다. 후반 4분, 서울의 코너킥 상황에서 수원이 역습을 가져갔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볼을 잡은 김건희는 빠른 돌파로 측면을 허물었고, 수비를 하던 윤종규와 팔로세비치를 모두 이겨낸 뒤 김민우에게 연결을 했다. 김민우는 정확한 슈팅으로 추가골을 성공시켰고 수원은 경기 분위기를 완벽하게 잡을 수 있었다.

분위기를 탄 수원의 득점은 계속됐다. 후반 22분 코너킥에서 민상기가 추가골마저 터트려 완승을 예고했다. 이후 수원은 상대적으로 답답한 서울의 공격을 흔들림 없는 수비로 막아냈다. 결국 수원은 슈퍼매치에서 기분 좋은 3-0 승리를 거뒀고, 1골 1도움을 기록한 김건희는 경기 공식 MOM으로 선정됐다.

사실 슈퍼매치를 앞두고 주목을 받은 선수는 김건희가 아닌 정상빈이었다. 2002년생(만 19세)으로 이번 시즌 수원의 반등을 이끌고 있는 정상빈은 6월에 열리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대표팀에 선발되었다. 더욱이 올 시즌 첫 슈퍼매치(6R)에서 선제골을 기록한 정상빈이기에 선발 출전이 예고됐다.

하지만 박건하 감독의 선택은 김건희와 제리치 투톱이었다. 박건하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김건희의 컨디션이 좋다. 잘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밝히며 신뢰를 보냈다. 경기 종료 후에는 "김건희가 전방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올해는 확실히 훈련에서 받아들이고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 앞으로 더 성장할 것"이라며 칭찬했다.

2016년에 수원에 입단한 김건희는 대형 공격수가 될 것이라는 팬들의 큰 기대와는 다르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입단 후 3시즌 간 리그에서는 단 두 골 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결국 김건희는 변화를 위해 상무 입대를 선택했다. 상무에서 나아진 모습을 보인 김건희는 지난 시즌 전역해 수원에 복귀했고, 올 시즌은 주축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다.

김건희는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감독님이 '진짜 득점을 하고 싶긴 해?'라고 하시면서 강하게 질책하신 적이 있었다. 그동안은 자신감이 없어 득점보다는 연계나 도움에 집중했다. 하지만 감독님이 득점에 대한 욕심을 더 내야 한다고 하셨다. 그리고 도망가지 말고 수원에서 성공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라고 하며 박건하 감독과의 일화를 공개했다.

이어 "수원에서 워낙 힘든 시간을 보냈기에 올 시즌은 멘탈적으로 준비가 잘 되어 있었다. 감독님이 믿어주시기에 한 경기 좋지 않더라고 끝까지 하자는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리그 16경기에 출전한 김건희는 1,014분을 뛰며 어느 시즌보다 많은 출전 시간을 기록 중이다. 여기에 2019년 상주 상무 시절 기록한 리그 최다 득점인 8골 또한 올 시즌에 깨질 것으로 보인다. 팀의 '레전드' 출신인 감독과 함께 커리어 하이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김건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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