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검열을 넘어, 살아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진보대학생넷 국가보안법 폐지 릴레이 피케팅 10일차 인터뷰

검토 완료

이규랑(pig8807)등록 2021.06.11 10:40
"국가보안법은 간첩을 잡는 법인데, 너희랑 무슨 상관이냐?"
"국가보안법은 일반국민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국가보안법 폐지 릴레이 피케팅이 열리고 있는 국회 앞에서 한 무리의 어르신들이 외치셨던 말씀이다. 아마 그 어르신들은 '국가보안법 폐지를 외치는 너희는 일반국민이 아니라 간첩이다!'라는 말씀을 하고 싶으셨을 것이다.
 
이런 어르신들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도시를 꼽자면 많은 이들은 대구를 짚을 것이다. 하지만 대구가 수 많은 독립투사들을 배출하였고 해방 이후에는 미군정에 맞서 가장 거세게 항쟁을 벌인 곳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국가보안법과 반공이념으로 인해, 독립투사들이 거꾸로 청산되었고 대구 민중들은 극심한 탄압으로 학살당하며 그 역사가 지워졌기 때문이다.

그 대구에서 국가보안법 폐지 10만 청원운동을 진행한 대학생 노우빈씨가 지난 6월 7일에 10일차 피케팅에 참여하였다. 아래는 노우빈씨와의 인터뷰이다.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진보대학생넷에서 활동하고 있는 경북대학교 노우빈이라고 합니다!!!"
 
-국가보안법 폐지 서포터즈에 어떻게 참여하게 되셨나요?
"원래는 국가보안법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진보대학생넷에서 국가보안법에 관련된 세미나와 토론을 하면서 국가보안법을 폐지해야한다고 생각해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10만 입법청원 달성 되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올해 5월에 광주로 기행을 다녀왔습니다. 광주에서 국가보안법 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광주시민들에게 유인물을 나눠드리는 활동을 했는데요. 그 시간이 끝나자마자 10만 입법청원이 달성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서 기뻤습니다.
 '광주'라는 도시가 5.18 광주민중항쟁 당시에 국가보안법 때문에 많은 분들이 학살당했던 도시잖아요. 그런 역사적인 공간에서 국가보안법 폐지 10만 청원달성이라는 소식을 들었다는 사실이 가슴을 벅찼습니다. 또 10만 청원을 달성하기 위해서 피케팅도 하고, 기자회견에서 발언도 해보는 등 제가 함께 했던 일이 10만 청원으로 가는 길에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에 엄청 뿌듯했어요. 국가의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탄압을 받는 일이 사라지는 세상이 올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 거 같아서 기분이 정말 좋았던 거 같아요."
 
-주변 분들 한테 국가보안법을 알리고 청원을 받으셨는데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국가보안법 서포터즈를 하면서 많은 친구들에게 전화를 돌리고 만났는데요. 사실 전화를 돌리면서 '내 친구들이 나를 어떡해 생각을 할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국가보안법 폐지청원에 참여한 친구한테 '내가 이런 일로 전화해서 당황하거나 놀라지는 않았어??'라고 물어봤거든요. 근데 그 친구가 '네가 아니었으면 이런 법이 아직까지 있는 줄도 몰랐을 거다', '네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대로 나아가고 말하는 것이 대단하고 멋있다'고 이야기를 해줬어요. 그 말을 들으니 '나는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활동하고 있구나!!'하는 자부심과 용기가 생기더라고요.
 오히려 저는 이번 활동을 하면서 제가 '자기검열'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국가보안법이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또 그 친구 덕분에 자기검열에 빠지기 보다는 옳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말하고 행동해야겠다는 용기를 얻었습니다."
 
-국회 앞에서 국가보안법 폐지 피케팅을 해보니 어떤가요?
"국회 앞에서 피케팅을 처음 해봤는데요. 국회에서 느껴지는 분위가 신기했던 거 같아요. 국회앞에 서서 피켓팅을 하고 있으면 다양한 사회문제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는데요. 그 모습을 보면서 '살아있는 도시'에 있는 기분이었어요. 지금 제가 대구에 살면서 경북대를 다니고 있는데요. 그곳은 뭔가 쉽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힘든 동네거든요. 그래서 국회 앞에서 다양한 의견들을 보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살아있는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던 거 같아요!! 그래서 제가 살고 있는 대구라는 도시도 어떤 의견이라도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국가보안법이 폐지 되어야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서포터즈 활동을 하면서 국가보안법이 사회에 저항하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처벌해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사회적 역할, 저항, 정치적인 생각을 표현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생각을 이야기하지 못하고 매번 혼자만 머릿속으로 담고 속앓이를 하고 있는 제 모습이 떠오르더라고요. 그래서 국가보안법이 있는 한 나도 내 생각을 표현하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민주주의'라고 하는 우리나라에서 자신의 생각이 탄압 받을까봐 전전긍긍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큰 모순이라고 봐요. 그래서 국가보안법이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바라는 점이나 다짐이 있다면?
"10만청원 달성이 되어서 국회에 국가보안법폐지 청원이 제출되었잖아요? 그 과정을 보면서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세상을 바꾸어 나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앞으로도 우리가 살아가는 공동체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데 할 수 있는 일들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자기검열을 넘어 살아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앞으로도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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