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시화 프로젝트>는 부산 투쟁현장 가시화 프로젝트의 줄임말로, 우리 사회를 진보시키는 투쟁을 기록하고 담아내는 부산 예술인들의 프로젝트 입니다. 우리는 보통 어떻게 장을 보는가? 전통시장을 이용할 수도 있고, 최근 인터넷쇼핑의 수요가 크게 늘었다고 하지만 대형마트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바삐 움직이는 노동자들 덕분에 우리는 편리하게 장을 볼 수 있었고 대형마트는 성장과 이익을 가져갔다. "고생했고, 여기까지 합시다." 좋은 시절은 함께했지만 이제는 이익을 위해 '손절'하자는 투기자본. 그들의 이익을 위해 고객은 장터를 잃고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어야 한다는 게 마땅한 일이 맞을까? ▲ 마트산업노동조합 ⓒ 김기영 Q. 반갑습니다 두분 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안수용(이하 안) : 반갑습니다. 마트노조 부산본부장으로 있는 안수용입니다. 홈플러스 아시아드점에서 해고되었다가 1년간 투쟁으로 복직하여 지금은 전임노조원으로 활동 중입니다. 김도숙(이하 김) : 사무국장 김도숙입니다. 예술일꾼들이 찾아와주시니 너무 반갑습니다.(웃음) Q.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볼게요. 현장에서 바라는 핵심과제는 무엇인가요? 김 : 현재 홈플러스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의 핵심은 투기자본 MBK가 최대주주로 홈플러스 경영을 좌지우지 하고 있는 것입니다. 부산 가야점을 포함해 전국의 돈 되는 매장은 MBK가 다 팔아먹고 있고 그로 인해 노동자들이 거리로 쫒겨나고 있습니다. 전국 마트노조는 한목소리로 "홈플러스를 운영할 생각이 없는 MBK 떠나라."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폐점이 확정되어버린 가야점에 국한 시켜서는 주상복합으로 개발을 해야만하겠다면 그 자리에 "홈플러스를 재입점 시켜 일할 권리를 보장하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안 : 본사는 가야점을 폐점 하면서 다른 곳으로 노동자들을 전배(전환배치 : 다른 매장으로 배치하는 것을 말함.) 시켜주겠다고 회유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첫 번째 문제는 홈플러스 직영 직원이 아닌 나머지 800여명의 파견근로나 비정규직 직원들에 대한 대책이 있을 수 없기에 그분들은 바닥에 내앉게 되는 일이 벌어집니다. 그리고 두 번째 문제로 당장 문제를 봉합하기 위한 전배는 도미노 폐점으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가야점은 실제로 전국에서 장사가 가장 잘 되는 곳 중 하나입니다. 안 그래도 다른 지점의 순이익을 보장하기위해 가야점으로 많은 인원을 전배시킨 상황에서 가야점의 폐점 후 재 전배는 부산의 타 지점에 고스란히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고 또 다른 폐점을 부르는 일이 될 겁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밀려서 또 어딘가로 가야할 것이고 부산을 떠나 창원이나 마산으로 옮기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게 된다면 최저임금받고 누가 이걸 수용할 수 있겠습니까? Q. 장기적인 운영이라고 보단 단기적 투자금 회수를 위한 일로 보이네요. 안 : "우리는(MBK) 돈을 챙겨야 겠으니 노동자가 나가라."는 소리가 맞습니다. 항의하고 싸우다보니 "300만원씩 위로금을 주겠다.", "다른 지점으로 전배 후 1년 6개월 동안은 다른 곳으로 배치하지 않겠다."는 말로 무마시키려합니다. 그럼 원래 그 지점에 있던 직원은?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뺀다고. 가야점 폐점에 다른 지점의 직원들도 예의주시하고 불안에 떨고 있는 게 그런 본사의 갈라치기와 회유에 있습니다. 마트노조는 가야점에서 불거진 이 문제를 홈플러스 전체의 문제로 보고 함께 싸우고자 합니다. 다행히 가야점 식구들이 그 부분을 잘 인지하고 버텨주고 있어요. Q. MBK가 인수하기 전과 후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안 : MBK가 오기 전엔 적어도 '홈플러스'라는 내 직장이 없어지겠다는 위기는 없었어요. 그런데 MBK는 홈플러스를 전혀 운영할 마음이 없어요. 통으로 팔아서 차익을 남기려고도 했고, 미츠매각을 통해서 투자를 받으려고도 했지만 다 실패했거든요. 급기야 이제는 매장과 그 땅을 팔아서 수익을 남기기로 마음먹었다고 보여집니다. 알아낸 바로는 MBK가 자본금을 모을 때 투자자들에게 3~5년 안에 수익을 내서 배분하기로 했다고 하더라구요. MBK가 2015년에 인수했으니까. 투자자들이 지금 난리가 났을 것이고 MBK마음이 급해서 이런 섣부른 결정을 하는 것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Q. 투자나 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요즘입니다. 노동에 대한 관념이 약해지고, 불로소득에 대한 희망이 높아지며 일반투자자들은 MBK같은 투기자본에 자기돈을 맡기고 그것이 노동자들에게 악영향으로 돌아온다는 것이 큰 구조적 문제로 보이는데요. 안 : 요즘은 학교에서도 투자나 주식을 권한다고 하대요. 노동의 가치보다 투기에 머리쓰게 하고 눈 돌리게 하는 것을 보며 '이건 세상의 문제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Q. 홈플러스같은 큰 일자리를 투기자본이 투기매각하지 못 하게 규제하는 법이 전혀 없나요? 안 : 전혀 없어요. 사모펀드가 판치는 세상 아닙니까. 저는 우리만 문제인가 생각했는데 좀 알아보니까 한진중공업 등 여러 사안이 투기와 투기자본에 연루가 되었더라구요. 이게 더 문제인 게 투기자본이 자기가 돈이 많아서 이 짓을 하는 게 아니고 금융까지 악랄하게 이용해서 돈을 불리고 있습니다. 홈플러스 직원들 열심히 일해서 MBK은행 이자 갚는데 다 쓴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입니다. MBK는 자기들 배당금 다 챙겨가고 임금 단체협상 들어가 보면 회사에 돈이 없다고. 이자 갚는데 다 썼다고 합니다. 직원들을 위해서는 한 푼도 못 쓰겠다는 게 투기자본의 행태입니다. Q. 현 폐점/집단 전배 상황을 보며 비조합원들의 반응은 어떠세요? 안 : 불안해하죠. 그래서 조합에 가입을 하자니, 아직 노동조합이 거대자본을 상대로 이길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하시는 것 같아요. 한국 현대사에 아직 거대자본을 정면으로 이긴 조합의 사례가 없기도 하구요. 그러다보니 '전배라도 좋은 곳으로 가야겠다.' 라는 마음도 한편 가지시는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본사에 밉보이지 않게 조용히 계시는 분위기입니다. 다른 매장에 계신 분들도 '나만 아니면 좋겠다.'는 생각이 퍼져나가는 것 같아요. 본사가 그렇게 상황이 흘러가게끔 만들고 있어요. 김 : MBK의 행태를 보면 어느 점포가 다음 폐점의 대상이 되고 땅 투기의 대상이 될지 모르겠어요. 조합원, 비조합원을 가릴 것 없이 심란한 요즘입니다. 안 : 나라꼴이 말이 아니라 더 그렇다고 느끼는 게. 지금이 딱 부동산 광풍이잖아요. 정권 바뀌면 또 모른다고 생각해서인지. 센텀시티점 같은 임대매장도 땅주인이 홈플러스 쫒아내고 주상복합 짓겠다고 한다는 소문이 돌며 다들 불안해하고 있어요. Q. 언론이나 그룹 오너들은 대형마트의 수익률이 떨어지고 말해요. 실제로 느끼기에 그러신가요? 김 : 떨어지지 않아요. 온라인으로 그 수익이 좀 옮겼을 뿐이에요. 그리고 코로나에 더 부각되었지만 재난의 상황에 어딘가는 시민들에게 생필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하거든요. 생활 편의시설을 넘어서는 마트의 필수적 역할도 보여졌다고 생각해요. 안 : 직접 오셔서 장보시는 분은 비율이 떨어졌을 수 있어요. 예전에 대형마트가 붐이고 장사가 정말 잘되던 때에 비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근데 앞서 얘기했던 공급에 대한 부분인데, 식재료 이런 것들은 신선해야하기 때문에 집 인근에서 구해야하거든요. 도심지역의 매장들이 현재 그런 기능들을 하고 있는 것이고 전달은 온라인 배송기사님들이 하시지만 결국 그 배송을 준비하는 역할은 여전히 마트의 몫입니다. 대형마트의 배송부문/마트부문의 법인 분할로 인해 매트 수익이 많이 떨어져 보이지만 여전히 마트의 오너들은 막대한 수익을 벌고 있습니다. Q. 최근 현장이슈가 있다면 어떤게 있을까요? 김 : 최근 MBK가 가처분신청을 했어요. MBK가 홈플러스의 경영을 좌지우지 하는 상황에서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노동자는 "홈플러스 폐점매각 반대", "MBK 규탄"을 구호로 내걸 수밖에 없잖아요. 근데 매장 50M내에서 이 구호를 거는 것을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있어요. 안 : 왜냐하면 우리는 노동조합이니까. 노동조합법에 단체협상이나 임금협상외의 내부경영에 침해되어선 안 된다는 규정이 있어요. 법원은 위법이 맞다고 판결을 했구요. 노조는 항소해둔 그런 상황입니다. 근본적인 문제를 이야기하지 말라고 하는 이런 법이 가끔은 참 웃기다는 생각이 들어요. 일동 : 법은 힘 없는 사람편이 아니죠. Q. 참여를 바라는 분들께 가야점 투쟁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 : 매주 금요일 오후5시에 집중집회를 합니다. 가야점 앞에서 진행되니 많은 분들이 연대와주셨으면 좋겠어요. 김 : 집중집회 외에는 가야점 앞에서 매일 피켓 선전전을 진행 중이에요. 시간은 12시~1시반 사이에 식사시간을 쪼개서 하고 있어요. 집중집회 많이 참가해주세요. 23차가 넘어가다보니 콘텐츠가 떨어져서 다들 쑥쑥해 하고 있습니다.(웃음) 새로운 인물들이 필요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 : MBK라는 명확한 타격점을 잡은 뒤로 본사의 입장도 많이 바뀌는 것에 희망을 봅니다. 처음엔 콧방귀 뀌더니 최근엔 협상안도 제시하고 반응을 보이고 있어요. 단결된 노동자의 힘이 미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 : 노조가 법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일에 나서고 있습니다. 투기자본이 판을 치는 세상에서 우리 사회는 더 이상 전진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마트노조의, 홈플러스의 투쟁을 지켜봐주시고 함께 세상을 전진시킵시다. 고맙습니다. ▲ 함께 투쟁 ⓒ 김기영 인터뷰진행날짜 / 2021년 10월 1일 #부산투쟁현장 #마트노조 #홈플러스 #투시화프로젝트 #폐점매각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