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오늘부터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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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경(bestjasmineever)등록 2022.02.04 14:00
구정을 지나 더는 2022 새해맞이를 피할 수 없으리라 감각한다. 이런 때를 두고 빼도 박도 못한다고 할 테지. 신정엔 구정을 핑계로, 구정엔 연휴를 앞세워 나몰라 했다면 이제는 새 마음 새 뜻으로 태세를 전환할 때다.

연휴 후 첫 출근은 새롭다.
10년도 더 되었으니 10번은 더 반복한 일이지만 매년 생신하기는 변함없다. 변함없는 것은 지천에 널리기도 했다. 평일 오전 8시 5호선은 새해 전이나 후나 직장인으로 가득하다. 나와 멀지 않은 곳에서 출발해 나와 비슷한 곳으로 향하는 우리는 출근시간도 같구나 싶다. 그리고 한결같은 모습을 본다. 운이 좋아 자리에 앉은 자는 뜨신 궁둥이에 쪽잠을 청하고, 앞에 앉은 자가 내리길 바라는 서 있는 자는 알고리즘이 추천한 영상을 본다.

그리고 정말이지, 우리는 같은 정거장에서 내린다. 인간몰이 하지 않았음에도 우리는 제 발로 한곳을 향해 걸어 올라가 각자의 근무처로 뿔뿔이 흩어진다. 주에 5일은 보는 흔한 일상. 허나 오늘만큼은 하나 다른 게 있다. 그들과 걷는 나, 걷기 대신 뛰는 나의 마음. 오늘로 새롭고 싶다.

자리에 앉아 마지막 출근 1월 28일에 머물러 있던 달력부터 넘긴다. 2월하고 이틀이나 지났지만 이제 새해를 맞은 것 같은 게, 마음은 씰룩쌜룩 의욕으로 달뜬다. 가볍게 올 스케쥴 정리를 하다 문장 하나가 스친다.

누군가 내게 말했다.
새해는 한 번 털고 가라고 만들어진 날이라고.
마치 기점처럼, 잊고 버리고 털고 싶은 지난 일은 지난해에게 맡기고 올해는 그저 새로운 너로써 보내면 되는 날이라고. 그러다 2월이 펼쳐진 달력 밑둥에 작은 메모를 한다.

"그래서 새해는 유의미한지 모른다."

새(new) 해는 이미 뜨고 지었지만
연휴를 지나 비로소 오늘에야 새 시작을 실감하는 나는, 여러분도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는 생각으로 글을 쓴다.

우리 연휴에 넋 놓고 먹었던 것, 마셨던 것, 그리하여 혈중 알콜 농도를 높이던 시간은 잊고 오늘로 다시 태어나기를.
마음의 묵은 각질을 밀어 새살이 돋아나기를.
어제의 고통은 잊고 다시 뛸 힘을 얻기를.
다만 시련은 우리 양분이 되어 한 뼘 성장하는 원동이 되기를.

매 해 초마다 나에게 하는 말을 오늘은 오마이뉴스를 빌려 나와 다르지 않을 여러분에게 널리 전해본다.
파이팅, 이라는 세 음절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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