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취한 민주당. 수혈로 컴백한 수구보수

윤석열, 몰락한 냉전세력과 기득권 관료들 연합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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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민(sentir100)등록 2022.03.14 11:42
미국식 양당제, 중도와 수구 비슷해지는 카르텔 담합정치 초래
 
민주당은 김영삼과 김대중, 노무현을 잇는 중도보수정당이다. 민주당의 현재 상층부 혹은 주도세력들은 양심적인 전문가, 관료, 과거 엘리트 학생운동권과 같은 중간층들로 구성돼 있다.

양심적인 전문가나 관료들은 원래부터 친자본주의적인 중간층 다시 말하면 미국식 민주주의와 같은 형식적 민주주의의 신봉자들이다. 엘리트 학생운동권 출신들은 군부독재 시절 그들이 인식하지 못했지만 민주주의 운동의 방식으로서 사회주의에 탐닉했을 뿐이다.

엘리트 학생운동권들은 자신들이 무의식중에 동경하였던 미국식 민주주의가 우리사회에 실현된 것처럼 보이자, 금새 자신들의 중간계급으로 돌아가 미국식 민주주의의 신봉자가 됐다.
 
한국의 보수양당 독점체제와 왜소한 진보정치로 인해 한국사회를 바꿔보겠다는 다양한 계층들이 민주당을 지지하고 있다. 민주당의 지지자들 중에 주목할 자들은 이제는 자본주의 사회에 뿌리박은 과거의 학생운동 출신 민족주의적인 중간층들이다.

전대협과 한총련을 겪었던 40대와 50대들은 과거 자신들의 엘리트 학생운동 지도자들에 대한 짝사랑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소위 학생운동권 출신 민주당 상층세력이 미국을 설득하여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통일로 가는 길을 닦을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김대중 - 노무현 - 문재인, 그리고 그들을 활용하려는 이해찬 같은 과거 학생운동권 엘리트들은 1987년 민주화 이후 민족보다 미국을, 노동자 대신 자본가를 더 중시해왔다.
 

역대 대선 결과는 소선거구제와 대통령제의 양당체제에서 제3후보는 사실상 의미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 김장민

 

독재정치의 동원 대상에서 스스로 자립하는 냉전 친미세력들
 
국민의 힘은 군부독재의 후신들, 미국과 친미기독교에 의해 양육되었으나 이제는 자립적인 새로운 수구보수들이 주축이다. 그 밖의 홍준표처럼 민주당과 같은 소부르주아 권력의 핵심에 들어가지 못했으나 여전히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같은 권력을 추구하는 관료와 엘리트들로 구성돼 있다.
 
박근혜 탄핵이후 수구보수들이 윤석열이나 최재형처럼 상층 관료들을 영입해왔다. 상층 관료들은 독재자의 하수인으로서 특혜를 누려왔다. 하지만 상층 관료들은 민주화 이후 기득권에 대한 위기감을 느껴 중도보수와 수구보수의 양다리를 걸치며 독자적인 정치권력을 형성하려고 시도해왔다. 이홍구, 고건, 반기문, 황교안과 달리 이회창이나 윤석열은 대선주자로서 나름 성공한 사례이다.

윤석열 후보는 개인적 성향과 무관하게 과거 독재에 부역해오다가 이제는 직업적인 보수정치인들이 틈을 넓힌 부르주아민주주의 균열을 활용해 관료공화국을 만들려는 집단의 대표자이다.

윤석열은 부총리 김동연과 감사원장 최재형과 달리 주연을 맡았을 뿐이다. 이 지점에서 전체 보수세력은 자신의 "충신"였던 관료들에 대한 통제력도 상실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민주당, 외교안보와 도덕성에서 국민의 힘과 차별성 줄어
 
탄핵 이후 민주당의 대선주자들은 연이은 스캔들로 추풍낙엽처럼 쓰러져 갔고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었다. 이재명과 윤석열은 민주당과 국민의 힘이 살아남기 위해 내민 카드이다. 미국에서 선거무효 주장, 의사당 점령 등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자들의 극심한 대립에서 보듯이 중도보수와 수구보수는 이 두 후보를 대립시킴으로써 서로를 편 갈아 마치 두 집단이 큰 차이가 있는 것처럼 유권자들을 환각 상태에 빠뜨렸다.

이재명과 윤석열은 전체 친미 보수세력, 미국을 적극적으로 추종하는 수구보수, 미국에 코가 꿰어 끌려가는 중도보수들이 돌아가면서 권력을 나눠 먹기 위해 내세운 주인공들이다. 다만 항상 보수 세력이 승리하는 부르주아선거가 끝나야만 그중에서 누가 주연인지, 누가 조연인지 결정될 뿐이다.
 
노빠, 문빠, 엘리트 학생운동권과 같은 중도보수의 기득권 세력은 국회를 과반 이상 지배하면서도 개혁과 남북문제 및 대미관계를 변화시킬 진정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중도보수는 이러한 위선, 스캔들, 능력부족으로 인해 정권을 재창출할 정당성을 상실했다.

이어지는 대선주자들의 스캔들로 인해 민주당은 인적 기반을 소진하여 마지못해 핵심지지층에겐 주류가 아닌 소위 '듣보잡' 파퓰리스트로 인식된 이재명을 선택했다.

개발독재의 퇴장, 민주화, 탄핵 등으로 인해 중도보수보다 더 심각하게 파산상태에 도달한 수구보수는 자신들에게 비수를 꽂은 윤석열, 적의 적을 구원투수로 삼았다. 

유일하고 영원한 승자는 미국식 보수양당 독점체제
 
1945년 해방직후 군사통치를 하던 미국은 이승만과 같은 친미세력의 도움을 받아1948년 제헌 헌법을 통해 미국식 보수양당 독점체제를 이식시켰다. 그 결과 남의 모든 선거는 미국이 설계했듯이 항상 보수정당이 승리해왔다.

양당독점체제에서 당선가능성이 1등과 2등으로 학습화되므로 3등 이하는 사표이기 때문에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기 힘들다. 다수당끼리는 수구보수와 중도보수처럼 서로 비슷해져야 번갈아 가면서 집권할 수 있다. 그래서 지금껏 보수독점체제는 굳건하다.
 
미국의 경우 거대 양당은 45% 내외의 고정지지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10~15%의 부동층에 의해 당선자가 결정된다. 한국도 미국이나 영국 같은 보수양당체제처럼 정권교체가 일반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반 유권자의 시각에서 보면 정당지도부의 관심과 달리 이념이나 외교안보 노선에서 두 거대 정당이 큰 차이가 없다. 따라서 국내 문제 특히 경제문제가 일반 유권자들의 관심이다. 또한 특정 정당에 계속 권력을 주는 것에 염증을 느끼는 심리가 정착되고 있다.

 

미국 대선에서 제3후보는 1% 내외의 득표율을 보이고 있다. 한국도 이런 경향이 고착되고 있다. ⓒ 김장민

 

​​​​양당제에서 혐오정치의 역설, 안티 세력을 집결시키다

영호남의 유권자 차이로 인해 양당의 대통령후보는 모두 영남출신으로서 수도권 중앙정치에서 명망 있는 인사이다. 민주당의 경우 호남 출신의 정동영이 2007년 대패한 이후 이 공식은 불변이다. 이낙연의 당내 경선 낙마 역시 이런 관점에서 당원과 지지자들의 전략적인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선거에서 유례없이 투표율이 높고 양 후보로의 결집 현상이 일어난 이유는 불확실성에 의해 지지층이 결집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유동층의 경우 혐오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상대후보를 선택하려는 경향이 강해진 탓도 있다.
 
민주당과 국민의 힘, 그리고 그들을 추종하는 지지자들은 매번 자신들이 집권하지 않으면 국가가 망할 것처럼 요란을 떨지만 '차고 치는 고스톱'처럼 돌아가면서 공평하게 권력을 향유한다. 그래서 민주당이든 국민의 힘이든 이 체제를 조금도 바꿀 의사가 없다. 단지 둘 다 보수인데, 왜 이번에는 중도 혹은 수구인지 분석할 필요가 있다.
 
 
탄핵 프리미엄을 상실한 민주당, 재집권 정당성 설득 실패
 
탄핵으로 수구보수가 몰락한 이후 대선과 지방선거 그리고 총선에서 유권자의 지지를 독차지 해온 민주당은 더이상 탄핵 프리미엄을 상실했다. 2004년 노무현 정부처럼 과반이 넘는 의석을 가지고도 이렇다 할 개혁을 하지 못해 정권재창출 실패를 답습했다.

정의당 등과 협력하여 개혁의 성과를 내야 했지만 권력 독점에 취했다. 노빠, 문빠로 지칭되는 민주당 기득권 세력들은 정동영, 손학규, 안철수 등 과거 같은 편을 포용하지 못해 권력기반이 축소됐다. 이런 측면에서 이재명과 김동연의 후보단일화는 파급력이 없었다.
 
민주당이 국민의 힘과 대비할 큰 이슈를 만들지 못했다. 결국 외교안보, 남북문제, 민주주의 문제, 부패문제 보다 서민들의 민생문제가 핵심이 됐다. 광역단체장들의 성적 추문과 낙마, 조국 옹호, 부동산 정책의 실패, 이재명의 각종 스캔들 등으로 인해 민주당의 지배세력인 과거 운동권 인사들에 대한 실망이 커졌다.

그 결과 둘 중에서 누가 덜 나쁜 놈인지 차원의 선거가 진행됐다. 코로나의 피로도 역시 정권에 대한 염증을 심화시켰다.
 
국민의 힘, 극우와 거리 두고 중도층과 관료들로 권력기반 확장
 
국민의 힘은 2017년 대선과 2020년 총선에서 나타난 탄핵 심판의 영향에서 벗어났다. 수구보수는 박근혜 탄핵 이후 우리공화당과 같은 박근혜의 극렬 지지세력과 거리를 두는 한편 김종인을 영입하는 등 보수의 저변을 확대했다.

과거 운동권 인사인 장기표, 구여권은 장성민, 86세대인 원희룡, 최재형과 황교안 같은 관료, 기술관료 유승민 등이 대선 경선에 참여했다. 박근혜를 탄핵한 문재인 사람 윤석열을 영입하는 등 나름 혁신했다고 볼 수 있다. 안철수와 윤석열의 후보단일화는 무시 못 할 파장을 일으켰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초의 관료 출신, 충청도 출신이며, 정치경험이 전무한 대통령이다. 중도보수가 영남인사를 수구보수가 충청인사를 내세웠지만 호남과 영남의 유권자들은 인물보다는 당을 보고 전략적 투표를 했다.

권력기반과 정치경험 없는 윤석열 정부, 초반 혼란 불가피

지역기반, 인적 정치기반이 협소한 윤석열 대통령은 독자적인 정권 기반이 턱없이 부족하지만 엘리트 관료 출신답게 국민의 힘에 의존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은 국민의 힘과 허니문 기간이 끝난 후 정치적 기반 부족을 정치인보다 관료나 전문가로 메울 가능성이 높다.

즉 관료공화국, 특히 검찰공화국을 지향할 수 있다. 따라서 검찰, 경찰, 국정원 등 권력기관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노동계 탄압, 공안 사건 가능성이 높다.
 
윤석열 대통령은 외교 경험이나 안목이 부족하여 임기초반부터 대북관계, 대중관계가 악화될 수 있다. 윤석열 정부가 반북, 반중, 친미성향을 임기초반에 노골화할 수 있다. 그러면 중국이 경제적으로 압박하고 북이 윤석열 정부가 스스로의 한계를 자인하도록 미사일 발사 등으로 반발할 수 있다.

남북중미 안보정책 첫 시련대, 경제 성과 못내면 2024년 총선 이후 위기

미국은 윤석열의 경험부족이 핵무기 개발 주장이나 미국의 전술핵 남으로의 배치 요구, 핵잠수함 건조 주장 등 우익 파퓰리즘으로 경도될 것을 견제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미국은 윤석열 대통령이 외교안보에 대한 안목이 쌓이는 조정기간 윤석열의 돌발행동을 통제할 것으로 보인다.
 
허니문 기간인 3개월 뒤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약간 후퇴하고 국민의 힘이 약간 전진하여 균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임기 1년이 넘어가면서 윤석열의 경험부족으로 국정이 혼란해지고, 윤석열 처가 스캔들로 인해 지지도가 떨어질 수 있다.

그럴 경우 2024년 총선에서 국민의 힘이 다수당 회복에 실패하게 된다. 윤석열이 국민의 힘과 강력한 연대를 유지하지 못하면 윤석열 정부는 고립되고 임기 2년차에 경제정책까지 효과를 내지 못하면 지지율이 급락할 수 있다.

이 경우 노동자민중, 민주주의 진영, 시민진영의 반격이 거세져 민주당 지지세력은 다시 탄핵 카드를 만지작거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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