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완화되자 노출된 말레이시아의 항공권 사기사건?

교민간의 신뢰를 교묘히 이용한 사가수법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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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욱(me2u)등록 2022.05.03 15:08
2년 이상 계속되었던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고 각국이 백신접종을 마친 사람은 격리를 면제하고 관광비자를 승인하는 등의 후속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런 각국의 조치로 2년 이상 묶였던 관광수요가 늘어나고 그 동안 자녀 교육 등으로 생이별을 하고 있었던 사람들이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여행을 계획하면서 항공권의 수요는 급격하게 늘었으나 공급이 따르지 못해 가격은 높게 형성되었다.

코로나 완화되자 노출된 말레이시아의 항공권 사기사건 

2020년 3월 18일부터 입국을 제한하고 국내에도 강력한 이동통제를 실시한 말레이시아도 약 2년이 지난 2022년 4월 1일부터 백신 접종의 요건만 갖추면 외국인도 자유롭게 입국할 수 있도록 규정이 완화되었다.

그렇게 시행된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지난 4월 29일 말레이시아 교민커뮤니티 인 '마이 말레이시아'에 항공권을 예약에 주의하라는 글이 게시되었다.
처음에는 평소에도 자주 접하는 교민들간의 사소한 문제로 가볍게 넘어 갔으나 하루가 지나면서 피해자가 100명이 넘고 피해금액도 3억이 넘게 접수되었다.  
이처럼 피해규모가 늘어나자 피해자들은 별도로 모임을 만들어 피해 규모를 파악하는 한편 자체 조사한 이번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여 발표했다.

이번 사건의 주역으로 파악된 이모씨(여.이초롱,40대초)는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바루에서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약 1년 전부터 말레이시아 교민이 운영하는 '마이 말레이시아'의 운영진으로 참여하고 있었다.
이씨는 운영진으로 참여하면서 코타키나바루 해상족 마을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교민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적극 지원에 나서는 등의 활동으로 교민사회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신뢰를 쌓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코타키나바루는 말레이시아 반도와 떨어진 보로네오섬의 사바주에 있는 관광도시로 말레이시아 반도의 쿠알라 룸프르와는 교류가 어려운 곳이다.     
그렇지만 '마이 말레이시아'의 운영진이라는 직책으로 교민들의 신뢰를 받은 이씨는 교민들을 상대로 항공권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항공편과 탑승인원이 줄면서 항공료가 평소의 배 이상으로 인상되자 저렴한 항공권을 무기로 접근하기 시작했다.

항공권을 사기의 새로운 수법
                                   
이씨는 카페 매니저의 승인을 받고 교민 카페 '마이 말레이시아'에 항공권을 저렴하게 발권해드린다는 글을 올리며 홍보를 했는데, 조금이라도 절약하려는 교민들의 수요와 맞아 떨어져 인기를 얻게 되었다.

신뢰를 어느 정도 확보한 이씨는 항공권을 예약한 사람에게 개인적인 SNS를 이용하여
○편도요금에 조금만 추가하면 왕복이 가능하다 
○비즈니스 항공권이 이코노미석과 비슷한 가격이다
○몇 장 남은 항공권 모두를 발권하면 아주 저렴하게 제공하겠다는 등으로 접근하여 판매를 하게 되었다.

항공권을 아예 발권해 주지 않으면 바로 문제가 노출되기 때문인지 이씨는 일부 구매자에게는 정상적으로 항공권을 발권했다.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정리하면 A씨는 항공권을 예매한 사람에게 며칠 후 좋은 조건의 저렴한 항공권이 있으니 바꿔 주겠다고 연락하는 것이다.
상대가 동의를 하면 지금은 복잡하니 저렴한 항공권 발권비용을 우선 송금하도록 요청하고 먼저 입금한 항공권 비용은 나중에 환불하겠다고 하고 환불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렇지만 정상적으로 발급한 경우도 있는데, 항공권 구매 당사자가 끈질기게 요청을 하면 항공권 최저가 사이트에서 항공권을 구입하여 항공기 출발 전에 예약번호를 통보하여 문제를 덮었던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1년간 유효한 왕복항공권을 구입한 사람에게는 최저가 사이트에서 구한 편도 항공권을 먼저 보내고 잔여금액을 유용한 것이다.  
  
국내에서도 피해자가 발생한 이유

이번 사건을 보면 말레이시아 뿐만 아니라 국내에 거주하는 피해자도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말레이시아에는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거주하는 소위 기러기 부모가 많은데, 이분들이 2년간 만나지 못한 가족상봉을 위해 국내에서도 많은 분들이 항공권을 요청했으나 송금이 불편하다고 하자 이초롱씨는 국내에 거주하는 지인을 합류시켰다.

국내에 거주 중인 이씨의 지인 김모씨(김예지 30대)는 이씨의 부탁을 받고 김씨 자신의 카톡 뱅크계좌에 항공권 대금을 입금하도록 하고 항공권을 판매했다는 것이다.

어떻게 문제가 노출되었는가?

이런 방식의 고객예치금 유용은 코로나로 팬데믹으로 항공권이 남아 돌 때는 문제가 없었다.
항공권 예약을 받고도 발권을 미루다 정말 문제가 될 것 같은 사람에게는 최저가 사이트에서 구입한 항공권을 탑승이 임박한 시간에 예약번호를 통보하면서 넘어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행이 자유롭게 되면서 항공권이 부족사태가 생기자 바로 문제가 수면 위로 노출되게 되었다.   
어떤 분이 상을 당하여 급하게 귀국을 하게 되어 항공권을 요청했으나 만석으로 좌석을 확보할 수 없어 귀국을 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그 동안 미심쩍은 부분이 있어도 '마이 말레이시아' 운영진이라 나음 신뢰를 하면서 사태를 주시하고 있던 피해자들이 한꺼번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피해자와 피해 규모가 파악되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임시 대책본부에서 개인적인 피해규모는 밝히지 않고 있지만 지금까지 파악된 상태로 보면 6억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문제로 교민사회의 갈등도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피해자 측은 이씨가 '마이 말레이시아' 운영진이고 그 동안 카페에서 우수업체로 추천을 하여 믿고 거래했는데, 카페 매니저가 대책마련 대신 책임회피에만 열중하고 있다고 서운해 하고 카페 매니저는 자신도 이씨의 얼굴이 보지 못한 상태라며 서로 갈등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아무튼 그 동안 교민들간 서로 믿고 거래를 하는 일이 많았는데, 이번 사태가 야기한 불신은 당분간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그리고 아직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피해자 분들이나 추가로 피해를 발견된 분들은 아래 카페로 연락하기를 요청하고 있다,
https://cafe.naver.com/malaysialiv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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