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여행 경비 더치 페이다!!

가족 여행을 계획했다면, 자녀에게도 여행 비용에 대한 책임감을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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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애(naarya)등록 2022.05.06 15:27
평범한 아이가 어릴 적부터 세뱃돈과 용돈으로 세 개의 저금통을 분산 관리하며, 목적 통장을 만들고 국내외 여행을 다녀오는 '얘들아, 용돈 모아 여행 가자' 이야기가 연재됩니다[편집자말]
엔데믹 전환에 대한 기대감

2022.5.3일 뉴시스 기사에 의하면 올해 1분기(1~3월) 호텔·숙박업계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한다.

그간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가까운 곳으로의 외출뿐 아니라 여행도 자유롭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 경제는 얼어붙고 사람들의 우울감은 극에 달했다. 하지만 오미크론의 확산도 줄고 위험성이 줄어듦에 따라 정부의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와 엔데믹에 대한 기대감은 그동안 어려웠던 여행상품과 여행 관련 상품의 회복이 뚜렷함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회복세에도 상황이 여의치 않거나 형편이 어려운 가정은 언감생심 그림의 떡이다. 어려운 환경에 처한 청소년의 경우 소통의 부재와 코로나 피로도가 극에 달해 심각한 코로나 블루가 우려되기도 한다. 가정의 달 5월은 많은 가족 행사가 많지만 이마저도 남의 집 행사처럼만 느껴져 마음은 더 우울하다.

여행의 필요는 그동안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며 더 많이 느꼈을 것이다. 여행이 가져오는 긍정적인 효과는 작게는 생활환경을 벗어나 새로운 환경에서 느끼는 자유함과 여유로움이지만 크게는 다양한 경험, 새로운 세계를 배우는 기회, 현재 상황을 벗어나 느끼게 되는 자기 성찰, 함께하는 이들과의 협동 등 셀 수 없이 많다.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여행은 인생 전환점을 가져올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기도 한다.

<젊은 베르트르의 슬픔>을 쓴 독일 문학의 거장 괴테는 여행 중'나는 새로운 청춘으로 살고 있다'라고 말할 정도이다. 여행은 또 다른 나를 발견하게 되는 중요한 요소다. 이런 여행을 경제적 형편으로 갈 수 없다면 그 박탈감은 가볍지 않을 것이다.  

《가족여행, 누가 비용을 대나요?》

사실 자녀는 여행을 갈 때 주로 부모에 의한 수동적 여행을 한다. 여행지를 선택할 때도, 여행 경비를 마련하는 일이나 여행코스를 설계하는 일도 많은 부분 부모나 보호자의 의견에 따른다.

하지만 가족여행을 가더라도 주체가 자녀가 되면 어떨까? 여행을 계획하는 것에서부터 여행 경비의 일부를 마련하는 것, 어떤 콘셉트의 여행을 할 것인지에 대한 것 까지도 자녀에게 맡겨보는 것이다. 물론 처음 시작부터 많은 부분을 자녀에게 전담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 작은 것부터 책임을 나눠보자.

예를 들면, 여행지를 선택하고 필요경비를 자녀와 함께 알아보고, 어떻게 마련하고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 나눔이다. 여행을 하다 보면 숙박, 먹거리, 이동수단, 관람료, 기타 부수적인 비용이 많다. 이런 여행 경비의 일부를 자녀도 함께 동참하게(더치 페이) 하는 것이다.
더치 페이(Dutch pay)란 비용을 각자 서로 부담한다는 것을 이르는 말로 '더치 트리트(Dutch treat)'에서 유래한 말이다. 더치(Dutch)란 '네덜란드의' 또는 '네덜란드 사람'을, 트리트(treat)는 '한턱내기' 또는 '대접'을 뜻한다. 더치 트리트는 다른 사람에게 한턱을 내거나 대접하는 네덜란드인의 관습이다.(자료:두산백과) 

나 또한 처음 시작은 제주도 여행을 가고 싶다는 자녀에게 항공 비용은 더치 페이할 것을 주문하였다. 자칫 여행을 포기하지 않을까 우려하였는데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계획하고 용돈을 구분하여 모으는 것을 보면서 함께한다는 가족 간의 연대감을 느낄 수 있었다.  

아이는 제주도 여행을 가고 싶다고 한 자신의 말을 지키고자 용돈을 아껴 사용했고, 더 열심히 모았다. 특히 세뱃돈처럼 친지가 주는 용돈은 금액이 적지 않기에 비용을 모으는 큰 힘이 된다.

그 결과로 국내 팔도여행, 제주도 여행, 미국과 캐나다 나이아가라 폭포를 여행하는 경험을 했다.  

본 기자는 중하위권의 평범한 맞벌이 가정이다. 빠듯한 생활에 여행을 간다는 것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프리랜서라 강의 일정을 빼는 것은 수입이 줄어드는 경제적 타격이 크다)이라 경비지출은 여행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 된다. 이럴 때 자녀가 경비를 조금씩 모은다고 하면 양육자는 자녀가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게 된다. 

  《여행 경비를 모으기 위한 전략》

모으기 저금통(성인이 되었을 때 사용하는 종잣돈)과는 별개로 여행을 가고자 하는 목적이 생겼을 때, 모으기 전략으로 목적 저금통을 만들어 활용한다. 그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며 나름 단순한 전략이지만 목표를 이루는 여러 번의 경험을 했다. 여행 경비 모으기 전략은 다음과 같다. 

첫째, 여행지를 선정한다. 선정 이유와 목적을 의논하며 목표를 확고히 한다.
둘째, 여행을 위한 경비를 산출한다. 교통비, 숙박비, 먹거리, 관람료, 기타 경비 등 이 중에서 자녀가 부담할 수 있는 최소한의 범위를 정한다.
셋째, 투명 재활용 용기(플라스틱, 유리병)를 활용하여 목적 저금통을 만든다.
넷째, 목적 저금통에 네임택을 만들어 단다. 예) 경주여행, 제주도 여행 등
다섯째, 용돈을 받을 때마다 구분하여 저금통에 모은다.
여섯째, 자녀의 꾸준한 모으기 행동을 구체적으로 칭찬하고 격려한다. 

어떤 일이든 나만 어렵다고 생각하면 상대적 박탈감에 우울감은 더해지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는 의욕을 상실하게 된다. 이럴 때 목적 저금통을 실천하는 작은 행동일 지라도 반복되고 쌓이다 보면 성취의욕은 점점 높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X, Y세대 보다 풍부한 경제 속에서 자라는 요즘 청소년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자립심이라 생각한다. 여행 경비에서 부터 역할까지 부모가 모두 감당하는것을 지양한다.  

내 자녀의 미래를 위한다면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힘을 기르도록 하기 위해 자녀가 주체가 되어 그동안 갖지 못했던 '가족여행'으로 가치있는 인생 공부를 떠나보자.

여행 목표에 따른 모으기 전략으로 떠난 여행은 다음 편에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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