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금근로자 중 유연근무제 활용 근로자 비율 (출처 : 통계청)
민주언론시민연합
통계청은 매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를 실시해 같은 해 10월 말경 결과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이 조사결과엔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합친 임금근로자 중 유연근무제를 활용하는 근로자 비율도 나와 있는데요. 유연근무제란 근로자와 사용자가 근로시간이나 근로장소 등을 선택‧조정하여 일과 생활을 조화롭게 하고, 인력활용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를 말합니다. 시차출퇴근제나 재택근무제 등이 해당됩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임금근로자 중 유연근무제 활용 근로자 비율을 살펴보니, 2017년부터 차츰 상승하긴 했지만 2021년 기준 16.8%로 20%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임금근로자 전체 10명 중 2명도 유연근무제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인데요. 이마저도 대기업과 정규직에 한정돼 코로나19를 계기로 증가했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따라서 "요즘 직장인들 기본적으로 출퇴근 시간 자기가 정한다", "제시간에 출근해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옛날 생각 아닌가"라는 이현종 논설위원 주장이야말로 사실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대통령 일정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는가
5월 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 대통령의 출근시간이 점점 늦어진 것은 사실입니다. "출퇴근을 포함한 취임 이후 동선은 온 국민이 실시간으로 보고 있다", "대통령의 업무는 24시간 중단되지 않는다"는 대통령실 반박이 온전한 설득력을 갖기 어려운데요. 대통령 동선을 온 국민이 실시간으로 보고 있다지만, 공개된 모습은 출근길에 이어 출근길 기자와 짧은 질의응답, 언론에 공개된 공식일정, 사진으로 공개된 주말쇼핑 등이 전부였기 때문입니다. 결국 시민들의 의문은 '대통령이 출근시간을 제대로 지키고 있느냐'보다 '대통령 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는가'일 겁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대통령 후보 시절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 세월호 7시간 논란' 대책 차원에서 "대통령의 24시간을 공개해 대통령의 일과가 국민께 투명하게 보고되도록 하겠다"고 공약했고, 2017년 10월 23일부터 청와대 홈페이지에 대통령 일정을 1주일 단위로 사후 공개했습니다. 장소와 시간은 구체적으로 명기했지만 참석자는 회의일 경우 '비서실' 또는 '내각'으로 통칭했으며, 그 밖의 사안은 참석자나 목적이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출근시간 정치공방 소모적, 투명한 일정 공개가 중요
미국의 경우, 매일 오전 9시 백악관 대변인이 당일 대통령 일정을 언론에 배포합니다. 대통령 활동을 집계‧분석하는 사이트인 팩트베이스(Factbase)에는 현재도 바이든 대통령 일정이 공개돼 있는데요. 분 단위로 식사나 보고 자리에 배석한 참모들 실명까지 공개합니다. 일정을 증명하는 영상과 사진도 공개합니다.
일본의 경우 총리 일정이 다음 날 아침신문에 공개됩니다. 분 단위로 면담자의 정확한 직책과 이름이 기재되며, 외부에서 식사를 하게 되면 호텔과 식당 이름도 공개합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일정도 공개됩니다. 다만 총리 일정은 관저에서 공개하는 게 아니라, 총리 관저 출입기자단에서 총리의 일거수일투족을 취재하고 기록해서 공개합니다. 미국과 일본이 대통령, 총리 일정을 상세 공개하는 것은 '국민을 대표하는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은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는 인식이 형성돼 있기 때문입니다.
종편 시사대담은 대통령 지각논란을 주제로 대담하며, 진행자는 "대통령의 출퇴근 시간을 문제 삼는 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고 출연자들은 "문제가 아니다", "문제가 맞다" 둘로 갈려 소모적인 공방만 이어갔는데요. 다른 나라 사례를 살펴보고, 우리나라의 경우 대통령 일정 공개를 어떤 방식으로 해야 국민의 의문과 우려를 줄일 수 있을지 논의했다면 더 생산적 대담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 모니터 대상 : 2022년 5월 16일~17일 JTBC <정치부회의>, TV조선 <이것이 정치다>, 채널A <뉴스TOP10>, MBN <뉴스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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