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라 피디 결혼 소식에.. "박막례 할머니 유튜브 구독 취소합니다"

여성연대 응원에 힘쓰던 2030 여성들이 크게 배신감을 느끼다

검토 완료

정선화(immortalsun)등록 2022.07.03 09:15
구독자 135만명을 보유한 국내 유명 실버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 채널 구독 취소 행렬이 끊이지 않고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7월 1일 전해진 "박막례 할머니"유튜브 채널의 기획자이자 할머니의 친손녀인 김유라 PD의 결혼 소식 때문.

유라 씨와 그의 예비신랑으로 알려진 의류업체 L의 대표 손희락씨의 결혼 소식에 네티즌 및 그 구독자들이 충격을 받은건 두 사람의 9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차 때문만이 아니다.

손 씨의 SNS에 올라왔던 과거 포스팅 및 아티스트 옥승철 씨와 콜라보했던 작품 때문이다.
일각에서 이와 관련해 논란이 일자 손 씨는 해당 포스팅을 삭제한 상태이다.

필자도 박 할머니 채널의 꾸준한 구독자였던지라 관련 소식을 접하고부터 현재까지 알 수 없는 배신감과 분노가 치밀어올랐다.

일면식 하나 없이 그것도 호감이었던 상대에게 어째서 이런 깊은 감정을 느끼는 것일까? 하고 이 기분이 드는 원인에 대해 성찰해보았다.

이 채널의 주요 타겟 계층인 2030여성들은 만일 미디어에서 종종 쉽게 접할 수 있는 할아버지거나 손자의 이야기였으면 그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지 않았을것이다.

이름부터 성차별적 의미를 받고 태어나신 박막례 할머니가 평생을 힘들게 식당을 운영하고 자식들을 키우시다가 일흔 이후 손녀 유라 씨와 함께 자신만을 위한 새로운 인생, 시간을 보내시는 모습이 여성 팬들에게 일종의 '카타르시스'와 '희망'을 주었기 때문에 구독한 것이다.
할머니의 삶을 관통했던 여성 차별의 역사와 손녀와의 따뜻한 가족애, 시스터후드 같은게 없었다면 깊은 관심과 애정을 주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기에 해외 외신들과 유튜브 본사에서 직접 초청받고 컨택받음에도 국내 언론이 다루지않던 할머니와 유라 피디의 행보를 응원하고 채널과 콜라보한 밀키트, 도서, 식품 및 상품들을 구매한 것이다.

하지만 유라 씨의 예비 신랑의 행보와 언행과 사진등은 구독자들에게 배신감을 주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물론 결혼 발표는 유라씨의 공식 발표가 아니었으나 그런 남자친구분과 짧지않은 시간동안 사귄 것 또한 불쾌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비슷한 또래 여성에, 여성이라 주요 미디어에서 소외받았기에 더 응원하고 소비로써 그 여성을 응원하고자 했지만, 그 여성은 누구보다 굳건하고 튼튼한 성차별적인 '브라더후드'에 큰 입지를 가지고 있던 남성의 편이었다니 이보다 더한 아이러니가 어디 있을까.

그리하여 편들의 그 순수한 응원의 마음이 그 '시스터후드'를 '파는'사람에게 흘러 '브라더후드'로 들어간다는 사실을 맞닥뜨린 순간 느낀 배신감과 분노를 느낀 것이다.

애초에 유라 피디는 여성 서사와 여성 연대를 콕 집어 홍보한 적도 없는데 왜 혼자 좋아해놓고 유난이냐는 비판의 여론이 있을 수 있지만 과연 그걸 단어와 문장으로  표현하지 않더라도 그것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홍보, 마케팅했던 것은 틀림없는 사실일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결혼 발표 기사가 난 후 이슈 논란이 생겼을 때 굳이 손 씨는 자신의 SNS를 정리하거나 일부 포스팅을 지우지 않았을 것이고 인터넷 소통에 발빠른 유라 피디도 자신의 SNS 댓글을 막지 않았을 거니까.

여성 유튜버를 위시한 여성 방송인들의 연애, 결혼은 자유다.
그러나 자신의 곁을 함께할 사람들이 어떤 사람인가에 따라 자신을 언제나 응원하고 사랑을 보내던 사람들, 편들이 언제라도 돌아설 수 있음은 타인의 인기를 먹고 사는 입장에서 염두해두었으면 좋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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