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아이디어를 명품 정책으로 업그레이드하다!

희망제작소와 함께한 ‘종로 DIY 스마트 정책스쿨’

검토 완료

희망제작소(hopemake)등록 2022.07.04 16:44
서울 종로구 공직자들이 주민공감형 정책 디자이너로 거듭나기 위한 도전에 나섰다. 종로구와 희망제작소가 손잡고 마련한 '종로구 DIY 스마트 정책스쿨'(이하 정책스쿨)에 참여해 생활 속 불편함을 개선할 아이디어를 종로구의 정책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비법을 전수받은 것이다. 정책스쿨 참여자들은 ICT 전문가, 프로젝트 매니저, 퍼실리테이터와 같은 다양한 전문가들의 지원 아래 3주에 걸쳐 정책 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교육과 훈련에 들어갔다.
 

주민공감형 정책 설계 방안을 훈련하는 '종로 DIY 스마트 정책스쿨'이 3주에 걸쳐 진행됐다 ⓒ 희망제작소



특히 이번 정책스쿨은 기존의 강의 중심 교육방식이 아니라 참여자가 주도해 정책 설계 과정 전반을 훈련하는 방식이라는 점이 이색적이다.  또한 시대적 흐름에 걸맞게 스마트 기술을 접목해 문제의 해법을 모색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어 공직자들의 관심과 열의가 매우 높았다.

공감은 감정이 아니라 과학
 
한 사람의 생각이 모두를 위한 정책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공감'이다. 정책스쿨 참여자들은 공감을 기초로 정책을 설계하는 방법을 연습하기 위해 우선 '종로구 시민제안 아이디어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아이디어 가운데 관심 있는 주제를 팀별로 하나씩 골랐다. 그리고 해당 주제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자유롭게 써보는 '브레인라이팅'과 불편함을 느끼는 가상의 주민을 상정해 구체적으로 그려보는 '페르소나(persona)' 기법, 비언어적으로 표현되는 주민의 욕구를 파악하기 위한 관찰 훈련 등을 수행하고 이를 종합해 '공감지도'를 그려나갔다.
 

참여자들은 공감에 기반한 정책설계를 위해 불편함을 느끼는 가상의 주민을 상정하고 구체화하는 작업을 수행했다 ⓒ 희망제작소

 

예를 들어, 길거리 일회용컵 수거 문제를 주제로 삼은 팀은 페르소나 기법을 활용해 민원인의 시각으로 문제를 다시 바라봤다. 그 결과 쓰레기통이 부족하고 적절히 배지돼 있지 않으며, 무엇보다 '잘 버리기'를 유도하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또 다른 팀은 늦은 밤 공부를 마치고 귀가하는 '김미래씨'라는 가상의 주민을 상정하고, 실제로 어두운 골목길을 찾아가 김미래씨의 입장에서 상황을 찬찬히 살펴봤다. 현장 주민들을 관찰하고 인터뷰하며 문제를 다각도로 파악했다. 
 
이처럼 주민 입장에서 문제를 파악하고 정의한 후, 현실적인 해법을 도출하는 데는 전문가들의 지원이 컸다. 정책스쿨 참여자들은 스마트시티 리빙랩 전문가를 통해 자신들이 도출한 해법의 기술적 측면과 효용성, 실현가능성 등에 대한 종합적인 자문을 듣고 문제점을 보완했다.

일회용컵 '잘 버리기'를 고민하던 팀은 기존 쓰레기통에 사물주소를 부여해 지도앱에 쓰레기통 위치서비스를 탑재하고 포인트 환급제도를 도입하는 등의 방법을 제시했다. 김미래씨의 귀갓길 안전을 고심하던 팀은 순찰드론을 활용해 CCTV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방안을 내놓으면서, 실제 정책 도입 시 드론에 대한 법규제와 소음, 비용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본 사업 이전에 반드시 시범사업 기간을 거칠 것을 제안했다. 
 

참여자들이 스마트 기법을 활용한 문제 해결 시나리오를 발표하고 있다. ⓒ 희망제작소


강의 중심 교육 아닌 참여자 주도의 훈련 방식
 
이번 정책스쿨에는 50여 명의 공직자들이 총 9개팀으로 나뉘어 주민 아이디어를 종로구의 정책으로 디자인하는 작업에 참여했고, 이중 사물인터넷을 통한 길거리 일회용컵 수거 방안을 제시한 '스마트 쓰레기 시스템(Smart Waste System), 드론을 활용한 골목방범 강화방안을 내놓은 '미래의 밤길은 빛난다', 노인과 아동을 위한 키오스크 개선방안을 강구한 '모두를 위한 키오스크' 등 3개팀이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정책스쿨에 참여한 유성우 종로구 주무관은 "문제를 제기한 주민을 가상으로 설정하고 그 주민의 모습과 욕구를 구체적으로 그려가는 과정을 통해 주민공감형 정책설계 방법을 연습할 수 있었다"면서 "강의 중심이 아니라 참여자 각자가 역할을 정해 주도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한 덕분에 참여율과 열의가 더 높았던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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