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쓴 글은 없다

많이 쓴 글만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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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경(bestjasmineever)등록 2022.07.06 09:14
글쎄요.
어떻게 가닿을지 모르겠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못 쓴 글은 없다.
많이 쓴 글만 있을 뿐이다."


읽은 글의 두께가 두터워지고 써 온 날이 깊어질수록 믿음 가는 문장이라 아무렴.
한쿡 외쿡, 과거 현재, 국경과 시대를 초월하며 작가님들 공통으로 건넨 조언도
많이 써보는 게 장땡이라고요.
작가의 문장은 경험에서 배어나온 진심일 때가 많습니다.


*

잠시 경험을 이야기 할까 합니다.
단순한 편이라 거르지 않고 믿고, 망설임 없이 따르는 사람입니다.
물론 글쓰기에도 적용되었고
내 글에 집도 틀도 맥락도 없던 날부터 무작정 믿고 따른듯 합니다.
꾸준히 많이 쓰자. 쓰다보면 뭐라도 되겠지.
책에서 만난 작가 선배들이 그저 쓰라 했거든요.

어제나 오늘 내용만 다를 뿐, 심지어 어떤 날은 술에 취해 했던 말 또 하듯
비슷비슷한 이야기, 글을 쓴 날의 연속이었습니다.
그저 쓰라니 그저 쓰는데
어느날 특별한 문장이 글이 예고 없이 저를 찾아왔습니다.
- 이게 내가 쓴 거라고?
낯설어 생경하기까지 한 표현이 내 손끝을 타고 모니터에 출력 되는 것 아니겠어요. 제법 근사한 청산유수 한 편이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A4 100장쯤 넘게 쓰며 나만의 임계치를 넘긴 시기였습니다.
아마 쓰는 동안은 (내 의식엔 없었으나)임계치를 향해 가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못 쓴 글은 없다. 많이 쓴 글만 있을 뿐"이라는 글귀는 경험에서 나온 제 진심입니다.
티가 안나 그렇지 글은 쓸수록 미세하게 나아지고 있습니다.
저마다 고유성을 띈 우리라 글을 쓰는 출발점이나 언어를 감각하는 세포 갯수 또한 다르므로
글이 나아가는 속도는 같지 않을지언정
쓴다면
움찔움찔 조금씩 글력이 자라고 있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손가락 노동은 결코 헛되지 않습니다.


생각만큼 잘 안 써져 거참 답답하다는 것 압니다.
누구처럼 쓰고 싶고, 그런 내 마음은 이슬아 작가와 다를 바 없는데
내 글은 왜이리 유치할까 싶은 부끄러움도요.

그렇지만요 여러분
조리있게 글을 쓰고 싶다면
'그러니까 내 말은 이거였어' 하고 목청 높여 주창할 때보다
효과적으로 상대를 설득할 만한 글을 쓰고 싶다면
채사장이나 이기주 작가에게서 받은 감화를 나 또한 독자에게 글로 전하고 싶다면

모로 보나 꾸준히 그리고 많이 써야 합니다.
오랜시간 치열하게 고민하고 써 본 자를 당해낼 길 없는 게 바로 우리가 글쓰기를 사랑하는 이유,
쓰기의 정직함이니까요.

그러니 오늘도 한 편 쓰실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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