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방송, 유튜브, 작은 아역모델 경험부터
자긍심을 키울 수 있는 기업의 모델 촬영까지
아역모델에 대한 재밌는 경험과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곳"
I 아역모델 에이전시의 홈페이지에 걸린 홍보문구입니다.
▲ I 에이전시 홈페이지 갈무리 ⓒ 화난사람들포스트
그런데 해당 에이전시 측에서 돈을 받고 잠적했다는 제보가 올라왔습니다. 지난 3월 16일, 공동소송 커뮤니티 '화난사람들 일단알려' 게시판에 올라온 글입니다.
화난사람들 에디터가 직접 피해자와 인터뷰해보았습니다.
"성장 프로필 찍어주겠다"
계약한 지 한 달 만에 휴업 신고
지난 12월 30일, 피해자 A씨는 양화빌딩의 한 스튜디오에 도착했습니다. I 에이전시 홈페이지에 아이 사진을 올린 후 "1차 테스트에 합격했으니 2차 카메라 테스트를 받으러 오라"는 연락을 받고 온 것입니다.
사진 촬영 후 I 에이전시 매니저는 "아이들은 크면서 얼굴이 자주 바뀌니까 성장 앨범이라고 생각하라"며 계약을 제안했습니다. A씨는 그 말에 설득되어 그 자리에서 계약서를 썼습니다.
▲ I 에이전시 홈페이지 '모델신청' 화면 갈무리 ⓒ 화난사람들포스트
계약 내용은 I 에이전시 측에서 2년 동안 프로필 4회 촬영(6개월에 한 번씩), 광고 4회 촬영(수익은 부모7:에이전시3로 배분)을 보장한다는 것이었고, 이에 대한 활동비로 220만원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계약 후 한 달이 넘도록 I 에이전시에 연락이 닿지 않았고, 환불을 요구했지만 그조차 이행되지 않았습니다. 두 달만에 사기 피해를 인지한 A씨는 피해자 모임을 찾았습니다.
피해자 모임에 따르면, 다시 찾아가본 사무실은 텅 비어 있었고, I 에이전시의 사업자 등록증을 국세청에 조회해보니 이미 휴업 등록이 되어있는 상태였습니다. 알고보니 I 에이전시는 2년 전부터 적자 상태로 오랜 기간 영업의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피해 부모들은 이 사실을 숨기고 아이들을 상대로 거짓 장사를 이어온 I 에이전시에 분노를 참을 수 없었습니다.
환불 요청하니 추가 금전 요구하기도…
악질적인 사기극에 피해자 속출
피해자 모임에는 2019년부터 2022년 1월까지 I 에이전시와 계약을 맺은 300여 명의 피해 부모들이 모여 있습니다.
이 중에는 추가 금전 피해를 입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계약 이후 한 번이라도 I 에이전시에서 프로필 촬영을 진행한 피해 부모가 환불을 요구했더니 I 에이전시 측에서 "1회 촬영 비용으로 60만원을 지불하라. 입금하면 나머지 전액은 환불해주겠다" 라고 해서 돈을 더 보냈다가 추가 피해를 입은 것입니다.
실제 아역모델 광고 촬영까지 이루어진 경우는 극소수였고, 이들조차 광고 수익금을 배분받지 못했습니다.
계약서상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거짓으로 화보 촬영을 했다는 정황도 있습니다. '바키플레이'라는 이름의 키즈 잡지 화보를 촬영한다고 해서 응했는데, 알고 보니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잡지를 내부에서 임의로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변호사 의견은? "엄연한 사기죄에 해당"
정현 법률사무소의 송인욱 변호사는 "형법 제347조에 따른 사기죄에 해당한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실제로 계약을 이행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기망한 사안으로 보인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또한 송인욱 변호사는 "민법 제750조, 751조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다"고 덧붙였습니다.
I 에이전시는 3월 20일, 자사 홈페이지에 "의도적으로 폐업한 것이 아니다. 자금을 마련하여 환불 진행하는 중"이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게재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I 에이전시는 폐업 수순을 밟았습니다. '계약금 먹튀'가 기정사실화된 만큼, 피해자들은 대표를 상대로 형사고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까지 약 100건에 가까운 고소장이 접수되었고, 이중 80여 건을 수사기관에서 사건병합 처리하여 검찰에 송치한 상황이라고 A씨는 전했습니다.
피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많은 피해자들이 '일단알려' 게시물에 "피해자 모임은 어떻게 가입하나요?", "집단소송에 참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등의 댓글을 남겨주고 계신데요. 현재로서는 집단소송이 진행되고 있지는 않지만, 형사고소에 추가로 단체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피해자 모임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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