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를 들지 않은 시민들 향해 발포

광명동굴에서 “동굴에 평화의 동백이” 제주4.3과 여순10.19 진실 전시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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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우(local44)등록 2022.09.28 17:50
지난 9월 20일부터 10월 23일까지 광명동굴(광명시)에서 광명도시공사가 주최하고, (사)제주4.3번국민위원회와 보리아트연구소가 주관하는 "동굴에 평화의 동백이" 전시회에서 4.3의 직접적 계기가 된 1947년 3월 1일 제주 관덕정앞에서 발생한 학살 상황에 대한 미군 문서가 공개되었다.
 
주한미육군사령부 정모참모부가 작성한 주간 요약 보고에 의하면 "좌파로 추정되는 폭도가 대부분 경찰 건물을 공격했다. 경찰이 발포했고, 이로 인해 폭도 5명이 사망하고 숫자 미상의 사람들이 부상당했다. 미군이 폭도 해산을 지원했다고 보고됐으나, 그들이 무기를 사용한 흔적은 없다(1947.03.07., 출처 NARA RG 554, Entry 1256, Box 58, 제주4·3평화재단)고 작성 되어 있다.
미군정의 지휘를 받는 경찰이 무기도 들지 않은 시민을 향해 발포하고 총소리에 놀라 피신하는 도민들의 등에다 총을 쏘아 6명(한 명은 가슴에 총을 맞음)을 쏘아 죽인 것이다.
제주4.3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미군정의 비밀문서를 통해 진실이 밝혀지고 있다.
 
 

미군이 작성한 47년 3월 1일 상황 보고서 1947년 3월 7일 주한미육군사령부 정모참모부가 작성한 문서로 비밀에서 해제된 보고서(1947.03.07., 출처 NARA RG 554, Entry 1256, Box 58, 제주4·3평화재단 제공) ⓒ 제주4.3평화재단

 
 
 
주한미임시군사고문단장이 대한민국 국방부 총참모장에게 보낸 문서(1949년 1월 28일)에 의하면
"본인은 1월 26일자로 한국 육군과 해군에 내려진 명령의 번역본을 받았는데, 거기에는 공산주의자를 소탕하기 위한 작전과 병력 보강을 위해 제주도에 1개 대대를 추가로 이동하라는 지시가 담겨 있었다. 이 정보를 감사히 주고받았으며, 귀하의 고문관들에게 귀하가 취하는 조치를 계속 알려주고, 그들이 귀하의 생각을 이해하게 해 주었다는 점에서 이 정보는 뛰어난 최고 수준의 판단이 함축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군사고문단은 귀하와 한국 육군 및 해군, 그리고 각군 참모들의 직무수행에 큰 관심이 있으며, 이 같은 정보는 현재 상황을 파악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위에 말한 바와 같이, 본인에게 있어 위와 같은 훌륭한 대응은 지휘의 보람을 느끼고 만족을 준다(출처 NARA (RG 554, Entry UD-UP 109, Box 4, 제주4·3평화재단)"고 작성되어 있다.
제주4.3항쟁의 참혹한 학살의 시기는 1948년 11월부터 49년 3월까지이다.
49년 1월 28일 작성된 미군 보고서의 작성 시기는 대한민국 군대의 작전통제권이  미국에게 있을 때이다. 1948년 8월 24일 이승만 대통령과 하지 주한미군사령관이 체결한 「한미군사안전잠정협정」에 따라 대한민국의 군대가 움직일 때 주한미군의 승인을 받아야만 했고, 이 보고서는 대한민국 군대의 움직임을 보고 받고 격려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학살에 사용된 무기 역시 미국에서 제공해준 것으로 미국의 정치적 책임이 명확하다 할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제주4.3항쟁의 진실을 밝히는 활동가들과 제주4.3희생자 유가족들은 지속적으로 미국의 정치적 책임을 요구하고 있으며, 지난 2018년 10월 31일에는 미국의 정치적 책임을 묻는 10만 9996명의 서명지를 주한미대사관에 전달하기도 하였으나 미국은 아직까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동굴에 평화의 동백이” 개막식 9월 27일(화) 광명동굴 쉼터에서 제주4.3과 여순10.19의 진실을 알리는 전시회 개막식이 열렸다. 오른쪽부터 이형용 여순10.19항쟁전국유족총연합 대변인, 허상수 재경4.3유족회 공동회장, 고일주 제주4.3희생자유족회 부회장, 백경진 제주4.3범국민위원회 상임이사, 박승언 광명시장, 이수진 보리아트 작가, 서일동 광명도시공사사장 ⓒ 박진우

 
 
이번 광명동굴에서 전시된 작품들은 임재근․주철희․박진우가 준비한 기록물로 미군정 시기와 이승만 정부시 미군정이 작성한 비밀문서와 대한민국 대통령 기록물 등 20여 점이 공개 되어 제주4.3과 여순10.19의 진실을 알리고 있다.
제주4.3당시 제주의 주식량 작물인 보리줄기로 제주4.3과 여순10.19의 진실을 알리는 작품도 20여 점이 전시되어 예술 작품과 기록물을 같이 볼 수 있는 의미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여순항쟁 여순10.19당시 토벌대의 작전에 희생된 주민들의 절규와 제14연대 출병 거부 이유를 중심으로 작품화한 이수진 작가의 보리아트 작품 ⓒ 박진우

 

이번 전시는 10월 23일까지 광명동굴 와인카페에서 진행된다.
제주4.3유가족과 여순10.19유가족은 무료로 관람을 할 수 있는데, 전시회를 주관하고 있는 (사)제주4.3범국민위원회(010-5301-3866)으로 연락하면 된다.
해설을 원하는 단체의 경우도 제주4.3범국민위원회로 연락하면 된다.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조사된 '제주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에 의하면 제주4·3은 "미국군사정부 시기인 1947년 3월 1일 경찰의 발포 사건을 기점으로 하여, 경찰과 서북청년단의 탄압에 대한 저항과 한반도 남쪽만의 단독정부 수립 반대를 기치로 1948년 4월 3일 남로당 제주도당 무장대가 무장봉기한 이래, 1954년 9월 21일 한라산 금족지역이 전면 개방될 때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무장대와 토벌대간의 무력충돌과 토벌대의 진압과정에서 수많은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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