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용 감독 재계약 유력한 서울 이랜드, 실패한 3년에 돌아선 팬心 극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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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우(pyw0304)등록 2022.10.22 08:54
 

벤치에서 선수들을 지켜보는 서울 이랜드의 정정용 감독 ⓒ 한국프로축구연맹


이번 시즌 리그 7위로 목표했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뤄내지 못한 정정용 감독이 구단으로부터 다시 한번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한 매체는 한 축구 관계자의 말을 빌려 서울 이랜드가 정정용 감독과 재계약을 맺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정정용 감독이 주어질 계약 기간은 1+1년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번 시즌도 직전 시즌처럼 시작은 좋았다. 경남FC와의 원정 개막전에서 까데나시의 헤더골로 승리를 장식한데 이어 다음 경기에서 안산 그리너스를 잡으며 2연승을 달렸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이후 득점력 부재로 7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했고, 4월 17일 부산전 승리와 5월 17일 김포전 승리로 한숨을 돌리나 싶더니 다시 11경기 연속 승리를 기록하지 못하며 부진의 늪에 빠지게 되었다.
 
36라운드 대전 하나 시티즌을 꺾은 것을 시작으로 4연승을 이어가며 막판 승강 플레이오프 희망에 불씨를 살렸지만 시즌 마지막 3경기를 연달아 패하며 리그 7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지난 시즌 FA컵에서 FC서울을 꺾으며 그나마 작은 성과를 냈지만 이번 시즌은 세미 프로팀인 창원시청에게 덜미를 잡히며 FA컵마저도 허무하게 마무리했다.
 
서울 이랜드 팬들의 평가가 좋을 리 없었다. '승격'을 목표로 세운 감독이 3년 동안 플레이오프 진출도 이뤄내지 못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시즌 중 팀이 부진에 빠져있을 때에도 묵묵히 응원하던 팬들마저 무기력하게 3연패로 시즌이 마무리되자 구단 SNS를 비롯한 여러 커뮤니티에 분노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구단 수뇌부의 생각은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는 아쉬운 시즌이었지만 리그 막판에 보여준 연승 행진과 정정용 감독의 팀에 대한 애정을 높이 평가하여 다시 한번 지휘봉을 맡기려는 모양새이다. 
 
물론 이토록 깊은 신뢰를 보여주었기에 이룰 수 있던 성과도 있었다. 정정용 감독은 서울 이랜드 창단 이래 가장 오랜 기간 재임 중인 감독이자 구단 최다 승리 기록(33승)을 가지고 있는 감독이다. 하지만 재임 기간 동안 한 번도 구단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감독을 팬들의 거센 반발을 무시한 채 유임하는 것이 좋은 선택일지는 미지수이다.
 
팬들이 정정용 감독의 재계약을 반대하는 것은 비단 성적만이 아니다. 그중 하나가 소통 방식에 대한 문제이다. 지난 5월 부진한 경기력에 인내심에 한계를 느낀 일부 팬들이 경기 후 경기장 밖 이동 통로에서 해명을 요구하기 위해 모인 과정에서 해프닝이 있었다. 팬들이 "감독님은 나가면 그만이지 않느냐"고 항의하자 정정용 감독은 "나 안 나갈 건데?"라는 말로 팬들을 분노케 했다. 맥락 상 '감독은 구단을 떠나면 되지만 남아있는 팬들은 고통스럽다' '끝까지 남아 책임지겠다'는 의도의 말이었겠지만 정정용 감독은 소통 방식에 있어 미흡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에도 부진이 계속되자 서울 이랜드 팬들은 "감독님, 언제 나가요?'라는 현수막을 경기장에서 펼치기도 했다. 팬들과의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팬들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정정용 감독의 모습에 팬들은 진심이 얼마나 담겨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서울 이랜드의 지난 3년에 대한 구단과 팬들의 평가는 '동상이몽'이다. 하지만 목표는 같다. 팀의 승격이다. 어쩌면 정정용 감독에게 제시한 1+1년의 단기 계약도 신뢰와 함께 이제는 성과를 내라는 압박일 수도 있다. 팬프랜들리를 추구하는 구단으로서 최선의 방법이 유임이라면 가장 먼저 진행해야 할 과제는 돌아선 팬심을 설득하고 팬들을 납득시켜야 할 것이다. 팬이 등을 돌리면 서울 이랜드는 과거의 암흑기를 마주할 수도 있다. 정정용 감독 재계약과 관련해 서울 이랜드의 행보를 주목해야 할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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