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슬어버린 전차군단' 독일, 일본의 용병술에 당했다

[카타르 월드컵] 독일, 일본에게 2-1 역전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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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건호(gunhofootball)등록 2022.11.24 09:54
이틀 연속 이변이 터졌다. 모리야스 감독의 용병술이 적중한 일본이 '전차군단' 독일을 상대로 2-1 역전승을 거두며 '죽음의 조'에서 맞은 월드컵을 기분좋게 시작했다.

일본은 지난 24일 오후 10시(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칼리파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독일과의 카타르 월드컵 E조 1차전에서 2-1로 승리했다.

독일은 첫 경기를 일본에게 패배하며 두 대회 연속으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할 위기에 놓이게 되었다.

'답답한 결정력' 독일, 일본의 용병술에 당하다

독일의 한지 플리크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포백에 다비트 라움, 니코 슐로터베크, 안토니오 뤼디거, 니클라스 쥘레를 포진시켰고, 중원에는 자말 무시알라, 일카이 귄도안, 토마스 뮐러, 요슈아 키미히, 세르지 그나브리를 출격시켰다. 최전방에는 카이 하베르츠가 나섰으며, 골문은 마누엘 노이어가 지켰다.

일본의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도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포백에 나가토모 유토, 요시다 마야, 이타쿠라 코, 토미야스 다케히로를 포진시켰고, 중원에는 쿠보 다케후사, 다나카 아오, 카마다 다이치, 엔도 와타루, 이토 준야를 출격시켰다. 최전방에는 마에다 다이젠이 나섰으며, 골문은 곤다 슈이치가 지켰다.

경기의 포문을 연 것은 독일이 아닌 일본이었다. 전반 7분 마에다가 빠른 침투로 이토의 크로스를 받아 독일의 골문을 흔들었으나 오프사이드로 취소되었다.

이후 독일은 빠르고 간결한 패스플레이를 통해 일본을 괴롭히며 골문을 위협했다. 전반 19분에는 빠른 패스플레이 이후 키미히의 슈팅이 곤다에게 막혔고, 28분에는 라움의 크로스 이후 쳐낸 볼을 귄도안이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수비에게 막혔다.

결국 선제골은 독일의 몫이었다. 전반 34분 라움이 재빠른 뒷공간 침투로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귄도안이 깔끔하게 성공시키면서 리드를 차지했다.

선제골 이후에도 흐름은 독일의 것이었다. 전반 44분에는 빠른 패스플레이 이후 페널티박스 앞에서 공을 잡은 무시알라가 슈팅을 시도했으나 높게 뜨고 말았다.

독일은 일본의 골망을 한 번 더 흔들었다. 전반 추가시간 5분 키미히의 낮은 왼발 슈팅을 곤다 골키퍼가 쳐냈다. 그리고 흘러나온 볼을 그나브리가 바로 크로스로 연결했고, 하베르츠가 밀어넣었으나 오프사이드로 판정되며 취소되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일본은 쿠보를 빼고 토미야스를 투입하면서 변화를 가져갔다. 그럼에도 후반에도 독일이 흐름을 주도했다. 후반 1분 그나브리의 오른발 슈팅을 골대 바깥쪽을 맞추고 튕겨나갔다. 후반 6분에는 무시알라가 일본 선수들을 드리블로 제치고 슈팅까지 이어갔으나 골대 위로 날아가고 말았다.

후반 14분에는 선제골의 주인공인 귄도안이 세밀한 패스플레이 후 가벼운 인사이드 슈팅으로 골문을 노렸으나 골대를 맞추고 말았다.

후반 중반 들어 양팀 모두 변화를 가졌다. 일본은 나가토모와 마에다를 빼고 미토마와 아사노, 다나카와 사카이를 빼고 도안과 미나미노를 차례로 투입했으며, 독일은 뮐러와 귄도안을 빼고 고레츠카와 호프만을 각각 투입했다.

양 팀 골키퍼의 '선방쇼'도 나왔다. 후반 24분 호프만과 그나브리의 슈팅 이후 라움의 크로스를 받은 그나브리의 헤딩 슛, 그리고 재차 이어진 슈팅을 곤다 골키퍼가 모두 막아내며 일본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노이어 골키퍼도 한 차례 선방을 보여주었다. 정확한 트래핑 이후 페널티박스 안에서 나온 아사노의 슈팅을 노이어가 손끝으로 쳐내며 일본의 동점골을 저지했다.

그러던 후반 30분,일본이 동점골을 터뜨렸다. 후반 30분, 교체 투입된 도안이 노이어의 선방 이후 흘러나온 공을 골문으로 밀어넣으면서 점수의 균형을 맞췄다.

독일은 실점 이후에 곧바로 무너지기 시작했고, 급기야 후반 38분 뒷공간을 찌른 이타쿠라의 롱패스를 받은 아사노가 노이어를 뚫고 골망을 흔들면서 점수는 어느새 일본 쪽으로 기울어졌다.

리드를 내준 독일은 괴체, 퓔크루그, 그리고 무코코까지 투입하며 추가 득점을 노렸으나, 일본의 수비에 빈번히 막히며 충격적인 역전패를 허용하고 말았다.

종이호랑이로 전락해버린 전차군단 독일

지난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2014 브라질 월드컵의 '디펜딩 챔피언이었던 독일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대한민국에게 0-2 패배를 당하며 조별리그 최하위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월드컵 이후에도 독일은 실망스러운 성적만을 기록했다. 2020년 11월 열린 네이션스리그에서는 스페인에게 0-6 패배를 당하는 굴욕을 맛봤으며, UEFA 유로 2020 이전 열린 월드컵 예선에서도 약체 북마케도니아에게 1-2로 패배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진 유로 대회에서도 잉글랜드에게 패배해 16강에 그치며 뢰브 감독과 웃지 못하며 이별하였다.

절치부심한 독일은 바이에른 뮌헨의 트레블을 이끈 한지 플리크 감독을 선임하며 새로운 시작을 하였고, 젊은 선수들의 발탁을 통해 세대교체를 이뤄나갔다. 이후 평가전에서도 이전보다 개선된 경기력을 보여주며 차츰 월드컵에 대한 기대를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월드컵 직전 미드필더 마르코 로이스와 골잡이 티모 베르너가 부상으로 탈락하는 변수가 발생했다. 게다가 월드컵 직전 오만과의 평가전에서도 졸전 끝에 1-0으로 힘겹게 승리를 챙기며 독일은 다시금 많은 사람들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받기 시작했다.

오늘 경기에서는 전반 초반 세밀한 패스플레이로 그 우려를 씻어내는 듯 했으나, 답답한 결정력으로 결정적인 장면에서 일본과의 점수차를 벌리는 데 실패하였고, 결국 일본에게 역전패를 허용하며 이변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4년 전 카잔에서의 악몽을 재현한 셈이다.

이로써 독일은 가장 최근 치른 월드컵 두 경기(2018 한국전, 2022 일본전)에서 아시아 팀에게 2연패를 당했다는 굴욕적인 기록을 쓰게 되었다. 또한 월드컵에서 독일이 전반전을 리드했던 경기를 패배한 것은 1978 아르헨티나 월드컵 오스트리아전 이후 최초였다.

이 날 경기로 독일은 답답한 결정력과 허술한 수비라인을 보여주며 이번 월드컵에서 많은 고민거리를 남겼고, 일본은 스페인과 독일이 있는 '죽음의 조'에서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월드컵을 기분좋게 시작했다.

독일은 오는 28일 스페인과 경기를, 일본은 오는 27일 코스타리카와 조별리그 2차전 경기를 치르게 된다. 이 경기들의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자의 윤곽도 드러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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