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원수' 잉글랜드 꺾은 프랑스, 월드컵 2연패 보인다

[2022 카타르 월드컵] 프랑스, 잉글랜드 2-1로 꺾고 4강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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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건호(gunhofootball)등록 2022.12.11 09:15
프랑스에게 '디펜딩 챔피언 징크스'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8강에서 만난 난적이자 '천년의 적'인 잉글랜드를 꺾은 프랑스는 두 대회 연속으로 4강에 진출하며 이젠 월드컵 2연패까지 내다보고 있다.

프랑스는 11월 오전 4시(한국시각) 카타르 알코르에 위치한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전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프랑스는 지난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 이어 4년만에 4강행을 이룩하며 월드컵 2연패라는 대업을 내다보게 되었다. 반면 56년만의 우승을 노리던 잉글랜드는 프랑스의 벽을 넘지 못하고 8강에서 좌절했다.

팽팽한 경기의 행방 결정지은 '한 방'

잉글랜드의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루크 쇼-해리 매과이어-존 스톤스-카일 워커가 포백을 구성했고, 주드 벨링엄, 데클란 라이스, 조던 헨더슨이 중원을 지켰다. 최전방에는 부카요 사카-해리 케인-필 포든이 나섰으며, 조던 픽포드 골키퍼가 장갑을 꼈다.

프랑스의 데샹 감독은 4-2-3-1을 들고 나왔다. 테오 에르난데스-다요 우파메카노-라파엘 바란-쥘스 쿤데가 포백을 구성했고, 킬리안 음바페-아드리앙 라비오-앙투안 그리즈만-오를리앵 추아메니-우스만 뎀벨레가 중원을 지켰다. 최전방에는 올리비에 지루가 나섰으며, 위고 요리스 골키퍼가 장갑을 꼈다.

경기 초반부터 양 팀의 팽팽한 공방전이 이어졌다. 전반 10분에는 뎀벨레의 크로스를 지루가 헤딩으로 연결했으나 픽포드 키퍼의 품에 안겼다.

선제골은 프랑스로부터 나왔다. 전반 17분 우파메카노의 저돌적인 드리블에 이은 음바페의 연계로 프랑스가 빠르게 역습을 진행했고, 페널티박스 앞에서 그리즈만의 패스를 받은 추아메니가 구석을 향하는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프랑스의 선제골 이후 잉글랜드가 흐름을 되찾아오기 시작했다. 전반 20분 쇼의 왼발 프리킥이 요리스의 정면으로 향했고, 전반 21분에는 케인과 요리스의 1대1 찬스를 요리스가 막아내면서 위기를 넘겼다. 전반 28분에는 케인의 중거리 슈팅이 라비오를 맞고 굴절되었으나, 이번에도 요리스의 선방이 빛났다.

후반에도 잉글랜드의 공세는 이어졌다. 후반 1분 벨링엄이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강력한 하프발리 슈팅으로 프랑스의 골문을 노렸으나 요리스가 또 다시 손 끝으로 쳐냈다.

결국 잉글랜드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후반 6분 사카가 추아메니의 태클에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낸 것. 토트넘에서의 동료인 요리스를 상대로 케인이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스코어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동점골을 내준 프랑스는 곧바로 잉글랜드의 골문을 위협했다. 후반 10분 쇄도하던 라비오의 움직임을 잉글랜드 수비수들이 놓친 틈을 타 라비오가 왼발슛으로 연결했으나 픽포드 키퍼에게 가로막혔다. 5분 뒤에는 사카가 프랑스의 수비진들을 드리블로 제친 이후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요리스에게 막혔다.

이후에도 양 팀의 치열한 공방전이 이어졌다. 후반 24분에는 헨더슨의 프리킥을 매과이어가 머리에 정확하게 맞췄으나 골포스트를 스치고 벗어났고, 후반 31분에는 라비오의 크로스를 그리즈만이 떨궈주고 지루가 슈팅으로 이어갔으나 픽포드가 손끝으로 쳐냈다.

결국 프랑스가 역전에 성공했다. 후반 32분 코너킥 이후 그리즈만의 정확한 크로스를 지루가 헤더슛으로 연결했고, 그대로 골망을 가르며 다시 프랑스에게 리드를 가져다줬다. 

하지만 프랑스의 역전골이 얼마 지나지 않아, 프랑스는 또 위기를 맞았다. 에르난데스가 교체투입된 메이슨 마운트를 수비하다가 파울을 범하며 PK를 허용한 것. 이번에도 잉글랜드의 키커로 케인이 나섰고, 요리스와의 심리전 끝에 공에 발을 가져다댔으나 하늘 위로 솟구쳐버리며 절호의 기회를 허무하게 날려버렸다. 잉글랜드로써는 믿는 도끼에 발등찍힌 셈이었다.

잉글랜드는 후반 추가시간 스톤스를 빼고 잭 그릴리시를 투입하는 등 동점골을 위한 시도를 계속했지만, 래시포드의 마지막 프리킥이 윗그물을 때리며 8강에서 월드컵 여정을 마무리해야 했다.

4강행 프랑스, 이제 2연패까지 내다본다

8강전에서 프랑스와 잉글랜드의 매치업이 성사되자 세계 각지의 많은 팬들이 관심을 기울였다. 두 팀 모두 유럽축구의 전통적인 강호일 뿐 아니라, 역사적으로도 깊은 앙숙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

1337년부터 1453년 사이 왕위 계승권과 영토 분쟁으로 발생한 '백년 전쟁'을 시작으로 시작된 두 나라간의 악연은 18세기와 19세기 벌어진 미국 독립전쟁과 나폴레옹 전쟁까지 이어졌다. 비록 두 국가는 1차대전 이후 동맹국으로 발전했으나, 국민 감정은 여전히 좋지 않다.

그래서 양 팀 팬들 모두 경기 전부터 저들을 상대로는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고, 이러한 모습은 매우 치열했던 경기의 양상을 통해서도 잘 나타났다. 양 팀 모두 한 팀이 지속해서 흐름을 주도하지 못했고, 계속해서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펼쳤다.

결국 지루의 결정적인 헤딩골과 케인의 PK 실축이 결정적으로 작용하며 양 팀의 희비를 갈랐다. 프랑스의 2연패 도전은 계속해서 이어진 반면, 56년만의 월드컵 우승이라는 잉글랜드의 꿈은 프랑스 앞에서 무너지고 말았다.

프랑스는 2연속 결승 진출까지 모로코만을 남겨둔 상황이기에, 정말로 월드컵 2연패를 내다볼 수 있게 되었다. 월드컵 2연패는 1958-1962년 대회를 연이어 우승한 브라질 이후로 단 한 팀도 기록하지 못한 대업적이다. 특히 2006-2010-2014 월드컵 우승국인 이탈리아-스페인-독일 모두 바로 다음 대회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디펜딩 챔피언 징크스'에 걸린 것을 보면 프랑스의 2연패 도전이 더욱 큰 의미라는 것을 강조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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