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골드코스트에서 박 서방 찾기

20년 만에 호주에서 만난 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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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언(byisland)등록 2022.12.23 11:16
얼마 전 '한국의 섬, 시리즈 13권' 저자인 필자는 호주 시드니 둘째 아들 집에 아내와 함께 여행을 하고 돌아왔다. 손녀 따님 탄생 기념과 나의 칠순 잔치를 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또 하나의 여행 목적은 20년이 넘게 헤어져 소식을 모르는 친 동생을 찾기 위해서였다. 

시드니 항구 세계 3대 미항 시드니 ⓒ 이재언


호주 골드코스트에서 택시 운전을 한다는 소식만 들었지 20년이 넘게 그렇게 찾으려고 애를 쓰는 동생을 아직 만나지 못하였다. 호주 경찰, 호주 대사관, 그 지역 여행사에게 연락을 했지만 무소식이었다. 시드니와 골드코스트 거리는 950km 정도로 며칠을 머물 생각으로 비행기를 타고 가려고 하니 아내와 아들은 혼자 골드코스트를 가는 것을 결사반대하였다.

여기가 한국인 줄 아느냐고 극구 반대하며 핀잔을 주었다. 그래서 하루는 미루고 있다가 기어코 비행기를 타고 골드코스트 공항에 내려 택시 기사들에게 동생의 소재를 물어 보았다. 그런데 1시간도 못되어 동생을 찾는 일이 벌어졌다. 공항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 기사들에게 동생의 소재를 물었다. 그런데 어느 기사가 자기가 사는 아파트에서 동생이 청소를 한다고 주소를 적어주었다. 

골드코스트 공항에서 만난 인도인 택시 기사 이 분의 소개로 동생을 만나다. ⓒ 이재언

 

오마이 것, 세상에 이런 일이! 주소를 찾아가보니 1층에서 마침 청소를 하고 있었다. 실향민도 아니고, 이산가족도 아닌데 정말 오랜만에 만난 동생을 보니 너무 기뻐서 눈물이 나왔다. 평소에 나의 별명은 해결사, 불가능을 모르는 사나이 등 다양하다. 나는 어떤 문제이든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의 사전에는 문제란 단어 자체가 없다. '서울에서 박 서방 찾기'란 말이 있다'  '넓은 호주 땅에서 영어를 못하는 내가 동생 찾기'란 말은 어떤가? 서울에서 박 서방 찾기보다 아마 더 어렵지 않겠는가?
  
 

20년 만에 만난 바로 밑에 동생 사업 실패로 잠수를 탄 동생 ⓒ 이재언

 
   동생과 헤어진 사연은 다음과 같다. 20년 전에 동생은 시드니에서 택시 운전을 하면서 잘 살았다. 택시 7대와 호주 달러 10만 불짜리 집에서 살았다. 동생 덕분에 나는 두 명의 아들이 시드니로 5년 동안 유학을 한 덕분에 작은 아들은 시드니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호주 영주권자로 지금은 페인트 공으로 사업을 잘 하고 있다. 첫째 아들은 호주 UNSW 대학에서 경제학과 경영학을 전공하고 졸업하였다. 이 아들이 공군 통영 장교를 거쳐서 지금은 현직 외교관으로 일하고 있는데 아직도 미혼이다. 이렇게 된 것은 동생이 호주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동생 덕분에 두 아들이 호주로 유학을 와서 공부한 탓이라고 보면 되겠다. 그런데 호주 동생이 하루 아침에 택시 7대와 집을 날리는 큰 실패를 보게 되었다. 나는 거액을 택시에 투자를 했는데 미안했는지 동생은 그만 잠수를 타 버렸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동생이 강원도 0제단 교주 박00 라는 이단에 빠진 결과이다. 지금은 그 아내와 이혼하고 혼자 살아가고 있었다. 나는 만나자 마자 핸드폰을 달라고 하면서 아직도 그 이단에서 못 빠져 나왔는가 검사를 하였다. 다행히도 거기서 빠져 나와 정상적으로 살고 있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20년 만에 만난 동생과 같이 청소를 일찍이 마치고 4박5일 동안 여기저기 여행 다니면서 오랜만에 찐한 형제애를 나누었다.
 

호주 최대 휴양지 골드코스트 모래 사장이 끝없이 펼쳐진 골드코스트 ⓒ 이재언

 
내년에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면서 시드니 공항으로 돌아온 그 시간에 누가 나를 마중을 나와 있었다. 한국에서 시드니에 가기 전에 한국 친구가 호주 선교사에게 나와 '한국의 섬 시리즈'를 소개해 주었다. 그 분의 소개로 호주 크리스챤 리뷰에서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다. 제목은 "육지에는 김정호, 섬에는 이재언" 인데 이를 계기로 호주 사회에서 여러분의 교민들과 교제를 나누게 되었고, '한국의 섬'이 호주에서 소개되어 기쁘다.

 

  

필자의 칠순 잔치 기념 사진 저희 가족 ⓒ 이재언

 
 
덧붙이는 글 여수넷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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