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교과서로 배운 경제... 바자회 통해 다른 아동 도운 초등학생들

시범용 전북 지역교과서 활용... 전주 신동초 5학년 1반 학생들, 바자회로 번 수익금 기부

등록 2023.01.05 09:48수정 2023.01.05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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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천2동 주민자치센터에 기부를 하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신동초등학교 5학년 1반 학생들 모습. ⓒ 박병욱

 
연말연초라 기부 소식을 많이 접할 수 있는 요즘, 여러 기부사례 중 특이한 기부사례가 기자의 눈에 띄었다. 전북 전주시 송천동에 위치한 신동초등학교 5학년 1반 학생들이 학급 자체의 경제활동으로 벌어들인 수익금 30만원을 송천2동주민센터에 기부했다는 내용이다.

이 중 학생들의 '경제활동'이 돋보였다. 아이들이 스스로 돈을 벌어 기부를 했다는 것인데, 흔한 사례는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또, 이 아이들은 기부금을 도움이 필요한 저소득 아동을 돕는 복지사업에 특정해서 기부를 했다.  

위 학급의 담임인 신동초등학교 조근정 교사를 찾아 연락을 취해봤다. 물어보니 남학생 12명, 여학생 11명 총23명으로 이루어진 이 학급은, 2022년 1학기부터 창의적 체험활동시간에 경제 관련 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지역교과서 활용해 배운 경제이론... 직접 경제활동으로 실습해보니

각 지역교육청별로 제작하는 지역교과서를 활용하여 교육했는데, 각 학년 수준에 맞는 경제이론 등을 배울 수 있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교과서에 나온 대로 종이돈을 오려 용돈기입장을 써보는 등 기초적인 수업만 진행하다가, 선생님은 아이들이 지루해하는 것을 느껴 이것을 실제 경제활동을 통해 경제개념을 아이들에게 직접 체득할 수 있도록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먼저 2022년 10월, 전교생을 대상으로 스티커 타투를 하는 사업을 펼쳤다. 조그마한 경제활동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으로 고안한 것이었다. 먼저 23명의 학급인원을 3~4개 팀으로 나누어 홍보와 손님맞이, 타투시연 등 역할을 나누어 전교생을 대상으로 타투를 해주었다고 한다. 여기에서 많은 수익을 얻지는 못했지만, 타투를 하는 데 있어 재료 준비는 얼마가 들고, 실제 이를 통해 얻은 이익은 얼마나 됐다는 등 이를 통해 기본적인 경제개념을 체득할 수 있었다고 한다.

아이들은 여기서 뭔가를 더 해보자고 선생님을 졸랐다고 한다. 선생님은 고민 끝에, 학교에서 매년 11월에 학교에서 열리는 바자회를 떠올렸다. 매년 11월에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해 진행됐던 바자회는 코로나 때문에 2년째 열리지 못하다가 3년 만에 다시 열리는 지역행사였다. 앞선 행사를 통해 얻은 수익을 종잣돈으로 해서 아이들은 양초를 만들어 팔기로 했다.


조 선생님은 바자회에 조그만 공간을 얻을 수 있도록 하고, 아이들은 열심히 양초를 만들어 지역주민들에게 판매를 했다. 조 선생님은 여기서 깜짝 놀랐다고 한다. 먼저 양초가 모두 판매되었다는 사실에 처음 놀랐고, 학급 수업 시간에 볼 수 없었던 아이들의 다양한 모습에 한 번 더 놀랐다고 한다.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않았던 아이들도 양초를 팔기 위해 지역주민에게 먼저 다가가 "양초를 사시면 곧 다가올 크리스마스에 멋진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어요"라고 말하면서, 적극적으로 판매에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보면서 이 선택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지난 11월에 열린 바자회에서 양초는 모두 팔렸다. 30만원의 수익금을 받아들고 아이들은 뛸 듯이 기뻐했다. 한 달에 많아봤자 만 원 정도를 용돈을 받는 초등학생들 입장에서는, 바자회에서 한 자신들의 경제활동으로 한 달의 용돈을 수익으로 얻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아이들은 이 돈을 허투루 쓰지 않은 채 자신과 같은 아이들을 위해 사용하기로 했다고 한다. 같은 지역에 있는 저소득층 아동들에게 이 돈을 기부하기로 하고 송천2동주민센터를 찾은 것이다.

11월 바자회로 번 30만 원... 경제 초점 맞춘 전북 지역교과서 덕분

한편, 학생들이 경제 이론을 배운 '지역교과서'라는 건 무엇일까. 조근정 교사에 따르면, 학생들이 창의수업시간에 사용할 수 있도록 전북교육연구정보원에서 지역실정에 맞추어 제작했다고 한다.

지역교과서를 개발 보급하는 전북교육연구정보원 최진호 교육연구사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지역교과서는 사회과 수업의 일부를 보조하는 교재이기 때문에, 각 지역실정에 맞는 내용을 판단해 내용을 싣는다고 했다. 전라북도교육청은 경제 교육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요즘이기에 경제교육과 관련된 부분을 싣기로 결정하고, 화폐에 관한 내용, 생산과 소비활동에 관한 내용을 초등학교 학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끔 구성해서 교과서를 편찬했다고 한다.

다만 지역교과서는 아직 정식으로 배포된 것이 아니고, 2022년에 5~6학년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몇 학교에 보급을 한 것이며 올해(2023년)에는 이런 보급사업의 성과를 보고 정식으로 전라북도 내에 있는 초등학교에 지역교과서를 배부할 예정이라고 했다. 나아가, 3~4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교과서는 2023년 지역 시범학교를 대상으로 보급을 하고, 성과를 판단해 2024년 전라북도 내에 있는 초등학교 3~4학년 학급에 정식으로 배부를 할 예정이라고 한다.

정식으로 나오지도 않은 시범용 교과서를 가지고, 이를 응용해서 아이들의 경제교육을 멋지게 해낸 조근정 교사와 그 아이들이 사뭇 대단해 보였다. 앞으로 이러한 좋은 사례를 바탕으로 지역교과서가 지역실정에 맞는 좋은 교재로 선보일 수 있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위 기사는 포커스24(http://www.focus24.kr)에도 같이 게재됩니다.
#초등학생기부 #신성초등학교 #지역교과서 #경제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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