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의원이 북한과 내통? 직접 지도 비교해보니...

합참이 제공한 북 무인기 항적에 국토교통부 제공 비행금지구역 지도 겹처보니 실제로 비행금지구역 북쪽 끝 스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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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ahtclsth)등록 2023.01.06 18:00
북한 무인기가 비행금지구역(P-73)을 통과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해당 의혹을 처음 제기한 4성장군 출신의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에게 색깔 공세에 나섰다.

6일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김 의원에 대해 "그런 정보는 어디에서 입수하셨는지 자료의 출처를 당국에서 의문을 품고 있다"면서 "만약에 근거가 있다면 어디에서 받으신 것이냐, 이런 자료는 어디에서 받느냐, 모처로부터 우리가 파악 못한 것을 입수하신 것이냐, 국방부도 합참도 모르는 그런 정보는 어디에서 입수하셨는지 자료의 출처를 당국에서 의문을 품고 있다"며 김 의원의 자료 출처에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또한 6일 오전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김 의원이) 이번에 어떤 과정을 통해 비행금지구역 침범을 알게 됐는지 의문으로 남아있다"며 "군 당국 내에서도 확인을 못 했는데 군 내부에서 비밀정보를 입수했는지 다른 쪽으로 입수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대통령실의 의혹 제기에 힘을 보탰다.

심지어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우리 군보다 북 무인기 항적을 먼저 알았다면, 이는 민주당이 북한과 내통하고 있다고 자백하는 것 아닌가"라면서 "만약 김의원이 국민이 납득할 설명을 내놓지 않으면서 부채도사 흉내로 일관한다면, 이는 김의원이 북한과 내통하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며 김 의원이 북한과 내통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서슴치 않았다.

이에 김 의원은 6일 기자회견을 열어 "저는 북한이나 군내 어떤 장교, 간부들과 연계해 정보를 취득한 게 전혀 아니다"라며 "지도 위에 비행금지구역을 그려보니 스쳐지나간 것을 알게 되었다"고 반박했다. 

"지도만 볼 수 있음 알 수 있다"는 김병주, 실제로 지도 비교해보니...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합참이 제출한 북한 무인기 항적과 국토교통부의 드론 원스톱 민원서비스가 제공하는 비행금지구역을 비교해 본 결과 국방부가 밝힌 대로 무인기의 항적이 비행금지구역의 북쪽 끝을 스치는 것으로 보인다. ⓒ 박성우

 
이에 기자는 지난달 28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합참이 제출한 북한 무인기 항적과 국토교통부의 드론 원스톱 민원서비스가 제공하는 비행금지구역을 비교해 보았다.

합참이 제공한 지도가 50여 년 전 지도라 정확한 비교는 용이하지 않았지만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동일한 지형을 토대로 두 지도를 덧대어본 결과 북한 무인기의 항적이 지난 5일 국방부가 밝힌 대로 비행금지구역(사진 속 붉은 색 두 원)의 북쪽 끝을 스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김 의원이 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대통령실과 여당의 자료 출처 의혹에 "지도를 볼 줄 아는 서울시민이면 알 수 있는 사항"이라고 얘기한 것과 일맥상통하다.

그렇다면 정부여당은 말 그대로 지도를 겹쳐 보기만 하면 알 수 있는 사실을 두고 자료 출처 의혹을 제기하고 심지어 4성장군 출신의 의원에게 북한과 내통하고 있다는 어처구니 없는 주장을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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