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드보이 오대수 올드보이 오대수 역할의 최민식 ⓒ (주)에그필름
<올드보이>는 무척 오래된 영화다. 우리와 같은 사람의 감각에서는 요즘 영화인 점과는 참 다르다. 이 오래된 영화를 되돌아 보는 이유는 최근 이 영화의 서사감각과 어울리는 현상이 실재계의 틈새를 비집고 나오기 때문이다. <올드보이>에서 오대수는 불확실한 죄로 사적 감옥에 오랜 시간을 갇힌다. 그러고 거길 나온 후 복수를 해가지만 오히려 자신의 원죄의 항목이 무언지 알아 가고 최종적으로 회한에 빠진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것은 일종의 누명에 관한 멍에다. 사설 법정 피의자 입장에선 피해를 당했으니 죄이겠으나 피고의 입장에선 죄의식도 없는 우연 내지 실수인 것이다.
이에 오대수는 너무 오랜 자신의 시간을 박탈 당한 데에 대해서 경고에도 불구하고 차츰 원인을 알아 내고자 복수의 선을 탄다. 그리고 그 과정은 이우진(유지태)가 그에게 자신의 죄를 자각하도록 촉구한 시간으로 된다. 어처구니 없는 이러한 구성을 우린 자가당착이라고 불러야 한다는 걸 잘 모른다. 어찌 보면 우연의 소산으로 과정을 경유하면서 정당화 된 걸 필연적 서사구조로 받아들이는 거다. 죄는 당사자가 인지를 해서 죄를 깨우치는 걸 모든 법정에서 1단계로 잡는다. 그 다음에야 증거를 통해서 심판을 한다.
<올드보이>엔 또 한 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그는 요리사 미도로 강혜정이 역할을 맡았다. 이 인물은 이우진의 죽은 누이와 동일자다. 철학적으로 동일자로서 법학적으로 대리인물이다. 일종의 미끼로 최종심판에서 오대수를 심판하는 과정에서 그 본질적 역할이 나타난다. 별로 의미 없는 추가적 인물이 전체 서사에서 일정한 곡예사와 같은 역할을 하면서 서사구조를 교란시켰다. 영화를 액션 스릴러에서 미스테리 질곡으로 빠뜨리는 것이다. 이러한 구조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관, 여성관의 일단으로 영화서사구조에서 복선이다.
현재의 현실에서 <올드보이>가 보여주는 건 사적인 원한의 착각이 큰 플롯을 구한다는 점이다. 또한 그건 한 측의 망상이나 고착된 고집이다. 그리고 그건 엄청난 사고나 재난을 일으켰고 알 수 없었던 사적 비밀이 속속 드러난다. 그 과정엔 여자가 연결고리로서의 역할을 했다. 이와 같은 유의 알레고리나 유추로 현실구성력을 잘못 갗춘 영화가 이 작금의 <올드보이>다. 그래서 거꾸로 선 채로 이 영화는 시사력을 가지면서 영화애호인의 새로운 재검토 대상으로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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