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 방음벽은 '새들의 무덤'

연천 도로변 투명 방음벽 조류충돌방지 스티커 설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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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우(yonchon)등록 2023.01.17 12:24
연천군의 자동차 도로변에 투명방음벽이 설치되면서 해마다 조류충돌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연천에서 조류 사체가 발견되는 곳은 대부분 도로 방음벽 근처로, 37번국도 군남-장남구간과 신서면 도신대교 인근 자동차 도로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곳은 투명하게 제작된 방음벽에 새들이 충돌하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새들의 무덤'으로 불린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환경부는 새들이 높이 5㎝, 너비 10㎝의 좁은 공간을 통과해서 날아가지 않는 점을 고려해 점이나 선 모양으로 된 충돌 방지용 스티커를 붙이도록 권장하고 있다. 환경부 자료 조사에 따르면 이런 투명방음벽이나 건물 유리창에 부딪혀 목숨을 잃은 새들이 연간 800만 마리에 달한다.
 
환경부가 배포한 지침서를 보면 조류는 수직 간격 5cm, 수평 간격 10cm 미만의 공간을 통과하려 하지 않는 특성이 있다. 이 간격에 맞춰 투명 유리창에 점을 찍으면 야생 조류의 충돌 사고를 막을 수 있다.

유리는 시각적으로 아름다워 보이기에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시각을 왜곡시키는 요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새들이 충돌에 의한 사고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에 야생 조류가 투명창 충돌에 의한 사고로 생명을 잃어가는 것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해야 한다.
자동차 도로 주변 뿐 아니라 도심속 빌딩이나 건물 유리창에 충돌하는 경우도 흔하다. 조류는 반사가 심한 오후시간대에 유리창을 인식하지 못하고 부딪쳐 뇌진탕 등 부상을 입는 경우가 많은데 천연기념물 보호를 위해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새들이 투명창에 충돌해 폐사하는 문제는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축물의 유리 외벽, 투명 방음벽, 유리로 된 버스정류장 등의 투명창이 늘어남에 따라 새들이 여기에 부딪혀 폐사하는 것이다. 특히, 이들 새들 중에는 참매, 새매, 큰소쩍새 등 멸종 위기종도 포함되어 있어 동물복지뿐만 아니라 생태계 보전 차원에서도 중요하게 접근해야 할 문제이다.
 
조류학자 윤무부 박사(경희대학교 생물학과 명예교수)는 "생태계의 보고인 연천군의 자연생태 보전을 위해 무엇보다 지자체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있다"며, "연천군에서도 조류충돌방지를 위한 조례제정 등 적극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건물유리창과 투명창에 새가 부딪치는 사고가 발생하는 원인은 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조류는 눈이 머리 측면에 달려있어 전방 장애물의 거리를 분석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이 같은 조류의 시각적 특성에 유리의 투명성과 반사성이 더해져, 조류가 투명창을 개방된 공간으로 인식해 충돌이 발생한다. 따라서 조류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투명 방음벽 등 투명창의 설치를 최소화하고, 어쩔 수 없이 투명창을 설치할 경우에는 조류가 인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일정 간격의 무늬를 적용해야 한다. 
 
지난 해 10월 강화군의회에서는 새의 충돌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조례안을 발의했다. 조례안에는 공공시설물 등에 '조류 충돌 방지 테이프'를 부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연천군에서도 조류충돌 방지를 위한 조례제정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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