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평대 아파트 난방비 낮추기 도전 두 달!

166,530원->342,010원->196,120원 ->135,8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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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연(shescom)등록 2023.03.07 09:08
  '자잘한 혹은 찌질한' 난방비 낮추기 한달 실험
60평대 아파트 난방비 낮추기 도전 ! 성공
166,530원->342,010원->196,120원 ->135,850원


대한민국 국민, 특히 서민 가구라면 1월의 난방비 고지서를 받고 나처럼 '기함'한 사람이 많지 않을까? 지난해 11월 102,370원, 12월은 166, 530원이었고 1월에 342,010원인 난방비 고지서가 나왔다. 일정한 사용 패턴임에도 두 배가 나온 것은 분명 계기판의 고장이나 도시가스공사의 계산 착오라고 생각했다. 상담원의 '고객님 탓'이라는 핀잔 같은 답을 듣고 납부를 한 이후 뉴스를 보고서야 그 이유를 알았다. 나의 소비가 이유가 아니라면 나는 더 철저한 '나만의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리고 한 달의 실험을 통해 실제 효과를 확인해 보기로 했다. 획기적 아이디어는 아니지만, 나의 '자잘'하고 '찌질'한 난방비 폭탄 해체 도전과 성공이 누군가에게도 절약하는 계기와 도움이 되길 바라며 지금 그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이 글을 읽는 분도 내 마음과 같다면, 어떻게? 방법이 가장 궁금할 것이다. 그리고 실제 낮아진 고지서를 보고 싶을지도. 그래서 결론부터 말하면 1월 342,010원을 135,850원으로 낮추는데 성공했다. 그 과정에서 나무늘보에 가까운 게으름쟁이인 나는 시시때때로 온도를 체크하고 문을 열고 닫거나 햇빛에 민감하게 움직이며 엄청난 부지런을 떨어야 했다.

겨울에 집안에서도 제발 옷을 입자!
캐나다 유학 시절 현지 외국인 홈스테이 주인들의 공통된 불만 중 하나는 한국 학생들이 한겨울에 집안에서 반소매와 반바지를 입고 춥다며 난방 온도를 높이는 것이었다. 캐나다인들은 눈이 펑펑 쏟아지는 한겨울에도 스무디를 마시고 반바지에 반 팔 운동복만 입은 채 공원에서 조깅을 하지만 집안에서는 두툼한 셔츠와 겨울 양말을 신는 것도 모자라 털 실내화를 신고 에너지 절약은 일상화되어있다. 그런 그들 눈에 옷을 입지 않고 난방 온도를 높이는 게 이해하기 어려웠을 터다. 나는 해외로 유학 오는 한국 학생들 대부분은 공동 난방시설이 있는 아파트에서 생활하며 성장했고 한국은 콘크리트 구조 건물이기 때문에 목제 주택인 캐나다와 달리 추위를 느끼는 체감온도가 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답일까? 확신은 없었지만 에너지 절약이 생활화된 그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답변이었다.

"여보! 난방비가 35만원이 나왔어!"
 
난방비가 35만 원으로 오르긴 했어도 56평의 확장형 60평대 아파트에서 결코 많다고는 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평소 에너지 절약과 환경보호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하며 사는 편이라 동일한 면적의 아파트와 비교할 때 항상 적은 난방비를 내고 있었다. 다만 거동이 불편하신 95세 된 친정 아버지를 모시고 있어 집안에서 쪼이는 햇살이 또 한 명의 간병인이라는 생각때문에 햇살이 긴 시간 머무는 집이었다. 그래서 고르고 고른 이 집은 남서향이라 겨울에도 오전부터 늦은 오후까지 집안 가득 햇볕이 든다. 덕분에 60평대임에도 불구하고 매년 한겨울 난방비가 16만원대를 넘은 적이 없었다. 
 
도시가스공사에 확인 전화를 하다
 
"고객님이 사용했으니까 나왔겠죠. 고객님이 직접 검침해 주시는 숫자대로 계산된 거예요"
사용량과 고지 금액을 확인해 달라는 전화에 도시가스 공사의 상담원은 '고객님 탓'이라고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 맞는 말이긴 하다. 우리 아파트는 매월 5일 직접 계량기를 카메라로 찍어서 전송하고 그대로 부과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상담원도 그 시점에 난방비에 대해 상황 파악이 안 된 듯하다. 아침 8시 외출 버튼을 누르면 오후 5시 30분에 실내온도를 20도로 조정하고 온수 사용량도 일정해서 사용에 변화가 없는 패턴이라 조금 찜찜했지만 납부를 했었다. 나를 비롯한 대한민국 대부분 국민, 특히 서민들이 '기함'하였을 난방비 폭탄의 복잡한 상관관계는 제쳐두고 당장 우리 집 난방비 절약 방법을 찾는 것이 급선무였다. 검색한 방법은 대부분은 내가 실행하고 있는 내용이었다. 겨울이 절반은 지난 시점에 난방을 위해 문풍지를 더 구매하고 붙이는 등 행동이 동반되는 건 귀찮고 번거로웠다. 효과가 증명된 바도 없으니 차라리 내 방식대로 딱 한 달만 해 보기로 했다.

난방비 절약을 위한 첫 번째 준비
 
나는 먼저 관리사무실에서 우리 집 보일러 배관 배치도를 받았다. 싱크대 앞에 쭈그리고 앉아 다섯 개의 방과 두 개로 나누어진 거실 밸브를 포함 총 7개의 밸브가 각각 담당하는 공간과 흐름을 파악했다. 관리실에서는 '1번은 5번 방, 2번은 4번방 ..... ' 말로 설명을 해주었지만, 기계치인 내가 혹시 실수로 엉뚱한 짓(?)을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하나 자연광 햇살을 이용한 개폐기 유동적 전환사용
 
사용하지 않은 방의 난방 밸브는 잠그고 저녁 시간에 주로 사용하는 서재는 유동적으로 조절했다. 아침마다 포털사이트에서 시간대별 온도변화를 확인 후 영상으로 전환되는 시간부터 햇살이 화창하게 들어오는 낮에는 커튼을 활짝 열어 집과 방안에 온도를 최대한 높인 후, 해가 지기 전 커튼을 닫아서 훈훈한 공기를 유지시켰다. 서재에서 잠깐 일을 하게 되는 저녁에는 그 방의 난방 밸브를 절반만 열어 잠시 사용하고 일이 끝난 후 다시 밸브를 잠거교 잠자리에 들었다.

둘 사용하지 않는 방 밸브 완전히 잠그고 자연광 이용
 
사용하지 않는 게스트 룸과 드레스룸 밸브는 완전히 잠갔다. 그러나 아침마다 샤워 후 옷을 갈아입는 장소라는 점을 고려, 집안에 햇살이 들어 최고 기온이 되는 낮에는 방문을 활짝 열어 밸브가 열린 방과 거실의 훈훈한 공기를 소통시켜 냉기가 쌩 돌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 한번도 벨브를 열지 않았지만 충분히 옷을 입는 공간의 온도로는 가능했다.

셋 온수의 온도를 37도로 조절 

난방비 폭탄을 맞기 전까지 항상 온수는 45도로 설정해서 냉수를 섞어 사용했었다. 이 온도를 37도로 내렸다. 아침마다 뜨거운 물이 나오기 시작하면 냉수로 온도를 조절해서 사용하지 않아도 샤워하기에 알맞은 온도가 되어 에너지 절약과 더불어 오히려 편해졌다. 온도 차를 이용하여 미지근한 물이 나오는 시점에는 먼저 얼굴부터 씻고 샴푸 준비, 순차적으로 샤워하면 온도를 인위적으로 조절하지 않아도 사용하기에 알맞도록 맞춰졌다. 게다가 온수의 온도는 피부와 두피 건강에도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에너지 절약과 두피, 피부 건강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었다.

넷 가족이 연결해서 온수 사용하기

겨울철 온수를 사용할 때마다 처음 나오는 냉수의 마땅한 소비처를 나는 늘 찾았었다. 온수를 사용하기 전 냉수가 나오는 과정의 온수 공회전이 에너지 소비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알지만 가정집에서 군대처럼 가족이 연결해서 사용하기가 쉽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욕실 구석을 씻거나 화분 물 주기 등으로 사용하고도 남으면 버릴 때가 많았다. 그래서 조금 번거롭더라도 가족들끼리 온수 사용을 연결해서 사용하도록 설명하고 샤워 전 냉수를 낭비하지 않도록 해 보았다. 알고 있었지만, 그동안 실천하지 못했던 부분을 실행한 것뿐이지만 분명 난방비 절감에 효과가 있었던 부분이다.

다섯 거실과 방바닥에 카펫이나 이불 깔아 두기
큰 소파를 벽에 붙이지 않고 거실 중앙에 놓고 '노 퍼니처'를 지향하는 취향 때문에 집안에 그 흔한 카펫이나 러그 하나도 없었다. 연 2회 이상 사용하지 않는 물건은 '불필요한 물건'으로 정의하고 집안의 공간이 곧 휴식 일부라고 생각하는 터라 얼핏 휑해 보이기까지 했다. 그 모든 공간에 카펫이나 그 비슷한 홑이불까지 동원해서 깔고 담요들도 덮었다. 사진은 거실의 부모님이 쓰시던 매트 위에 담요 한 장만 올렸지만 방마다 빈 공간없이 깔려있다. 아침에 담요아래 발을 넣어보면 따끈따끈한 온돌방 느낌이 들 정도로 난방 유지 효과도 컸던 아이디어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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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밸브가 잠긴 방과 열어 둔 방 사이 방문 아래 틈새 차단
문풍지를 붙이거나 난방제품을 사용한 창문 이외에도 난방 벨브가 잠긴 방과 열린 방과의 기온이 교류되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 거실의 문 아래 틈을 막아 벨브를 잠근 방의 찬 기운이 거실과 따뜻한 방으로 유입되는 걸 차단시켰다. 특히 현관 중문처럼 바람이 전혀 새지 않을 것 같은 곳도 실험적으로 빼놓지 않고 막았다. 문 풍지를 사러 가기도 귀찮아서 화장품 사면서 사은품으로 받은 무릎담요, 요가 매트, 헌 타올 등을 돌돌 말아서 막대처럼 만들어 섬유의 탄력으로 문풍지 못지않게 보온력이 꽤 뛰어났던 듯하다. 문틈 아래 콕콕 눌러 두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문풍지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취침할 때는 안방의 가습기를 켜서 적절한 습도 유지와 온도의 순환을 돕도록 신경을 썼다.

일곱 외출 시 '외출' 아닌 대낮의 집안 실내 최저온도로 설정
이전까지 아침 8시에 '외출'모드로 변경, 저녁 6시에 20도로 설정을 했었다. 이를 실험적으로 낮시간 우리 집의 평균 실내온도인 17~ 18도에 맞춰두고 오후 5시부터 다음 날 아침 8시까지 20도로 설정을 설정을 변경했다. 보일러 회사에 따라 외출보다 온도를 조절하는 것이 절약에 유리하다는 자료들에 공감하는 바가 있었기 때문이다. 낮 온도와 귀가 후 온도 차이가 크지 않아야 저녁에 온도를 높였을 때 오히려 가스 사용이 많지 않다는 점을 알고 시도해 본 것이다.

여덟 설거지 온수 사용도 짧고 굵게
 
설거지 온수 사용의 절약도 나의 절약 실험에 꽤 큰 영향을 미친 게 분명하다. 캐나다의 모든 주택과 아파트에는 식기세척기가 빌트 인으로 설치되어 있다. 세제로 설거지를 하기 전 작은 솔을 이용해 잔반을 모은 후 냉수로 1차 애벌 설거지를 한 다음 식기세척기에 넣는다. 세척기 바닥의 찌꺼기를 줄이기 위해서이지만 손 설거지할 때도 애벌 설거지하면 온수와 세제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세제의 올바른 사용법이 중요하다. 수세미에 직접 세제를 묻혀 사용하고 양이 많을 땐 추가로 사용하기 마련이지만 세제 회사에서 제시한 주방 세제의 사용법을 보면 물 1리터에 2그램이 적정량이다. 먼저 설거지 그릇 중에 하나에 온수를 받아서 아 세제 한 펌프를 넣어 거품을 낸 다음 씻으면 헹굼이 훨씬 쉽고 세제 잔류량도 걱정할 필요가 없어 일거양득이다. 이때 기름진 그릇을 맨 아래쪽에 놓고 크기별로 층층이 쌓은 뒤 위에서부터 헹굼을 하면 자연스럽게 아래로 흐르는 물에 세제를 애벌 헹구는 효과도 있다.

정리한 방법은 여덟가지로 압축되지만 세밀한 체크가 필요했다. 다이어트를 할 때 매일 아침 몸무게를 측정하는 것 처럼, 방과 거실에 온도계를 놓고 수시로 체크를 해보며 온도 조절도 하고, 포털사이트에서 시간대별 온도도 아침에 미리 봐 두는 등 글로서 다 말하지 못한 미세한 부분도 있다. 기존의 알려진 에너지 절약 방법에 내 방식을 응용한 것 처럼 각자의 집 위치와 조도, 가족수 등 환경에 따라 참고 해서 실행해 보면 어떨까 한다. 
덧붙이는 글 오마이뉴스 게재를 위해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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