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쁜 직관의 즐거움, 지정 좌석을 지키면 더 즐겁다

최근 K리그 팬들 사이에서 '지정 좌석제'에 관한 이야기 급증, 구단의 확실한 대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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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성호(ksho996)등록 2023.03.15 15:57
 

지난 11일 대전과 포항의 경기 중 전광판을 통해 '지정 좌석'에 앉아달라는 방송을 하고 있는 장면이다. ⓒ 곽성호


코로나-19 사태 이후 축구장에는 '지정 좌석제'가 자리를 잡았다. 흔히 일반석이라 불리는 'E석과 응원석'에도 지정 좌석제가 도입되기 시작했다.
 
최근 K리그 경기장을 방문하는 팬들에게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개막 이후 개막 최다 관중을 기록하며 연일 K리그 흥행이라고 불리고 있는 상황에 도대체 무슨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여기 제 자리인데..'
 
K리그 경기 직관을 위해 티켓을 예매하고 경기장으로 향한다. 경기장 앞 종이 티켓 발권기에서 뽑은 종이 티켓 혹은 모바일 티켓을 제출하고 출입구를 통해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티켓에 적힌 자신의 자리를 찾아 자신이 예매한 자리를 찾아가면 누군가가 나의 예매 좌석에 앉아 있는 상황을 볼 수 있다.
 
'여기 제 자리인데..' 라고 말하며 티켓을 보여주지만 이내 황당한 답변이 들려온다. '아 여기 그냥 아무 곳이나 앉으셔도 돼요. 저도 그래서 여기로 온 거에요' 이 답변을 들은 좌석 주인은 주변 관계자를 찾아보지만 관계자는 보이지 않는다.
 
충돌을 우려한 좌석 주인은 결국 빈 좌석을 찾아 앉게 된다. 하지만 그 빈 좌석도 주인이 있었다. 좌석을 비켜준 사람은 다시 빈 좌석을 향해 돌고 돌게 된다. 경기는 시작했고 좌석은 많지 않고 내가 예매한 좌석은 누군가가 뻔뻔하게 앉은 채 다른 자리를 앉으라 말하고 있다.
 
이 상황. 정말 웃기지 않는가? 현재 K리그 현장에 가면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절대 각색한 것이 아닌 '실제 상황'을 기반으로 기사를 작성한 것이다.
 
'경기 관람시 예매하신 좌석에 착석을...'
 
경기가 진행이 이루어지고 있다. 장내 아나운서는 전광판과 장내 마이크를 통해 장내에 있는 팬들에게 전달해야 할 말을 전달하고 있다. 경기 중반 이런 멘트가 경기장 안을 감싸곤 한다. '팬 여러분들은 경기 관람시 예매하신 좌석에 착석하여 경기를 관람해주시기 바랍니다'
 
당연한 말이다. 자신이 직접 그 자리를 골라 자신의 '돈'을 지불하고 예매를 한 것이다. 누군가는 남의 좌석을 뻔뻔하게 앉아 경기를 관람하고 그 좌석을 뺏긴 사람은 또 누군가의 좌석에 앉아 불안하게 경기를 지켜보는 상황이 악순환되고 있다.
 
이런 악순환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단순 SNS 공지와 경기 중 장내 방송이 아닌 '실용적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장내 안전 요원 추가 증설 혹은 장내 예매 좌석이 아닌 타인이 예매한 좌석을 앉았을 시 불이익을 줄 수 있는 강력한 대책을 내놓아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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