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에서 한국 전통 문화로 하나가 됐네요.

멀티미디어 대학교의 한국 전통문화 예절수업 진행

검토 완료

김희정(barahannah)등록 2023.03.28 17:24
말레이시아의 말라카에 위치한 멀티미디어 대학교에서 한국어 강의를 한 지 올해로 벌써 9년이 되었다. 
학생들에게 Korean for beginner 와 Korean culture and communication 두 과목을 가르치고 있는데 매 학기마다 학생들을 위한 특별한 수업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다.
특별히 한국 문화 수업에서는 학생들에게 정말 의미 있고 기억에 남는 추억을 선물해 주고 싶은 마음에 한국에서 전통문화 예절 선생님을 초빙했다.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을 위해  한국의 전통 의상 체험, 다도와 다식 체험 그리고 전통 놀이인  제기차기 수업을 준비했다.
학생들이 정말 좋아할 거라고 기대는 했지만 이렇게까지 행복해하며 모든 순서를 기억하려고 사진을 찍어가며 진지하게 임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 또한 매우 감동했고 이 수업을 정말 잘 했구나 하는 뿌듯함이 밀려왔다.

한국의 다도와 다식의 역사와 의미를 자세히 설명해 주었고 40명이 넘는 학생들에게 차와 다식을 모두 체험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단순히 보는 것보다 함께 동참하는 것이 더 큰 의미가 있기때문에 준비과정에서 다소 힘든 부분은 있었지만 기쁜 마음으로 다도 선생님과 함께 열심을 다하였다.

학생들은 콩가루와 꿀로 만든 반죽을 다기에 넣어 꾸욱 눌러서 한국의 전통 과자인 다식을 직접 만들어보고 한국 전통 녹차와 함께 시식을 해보는 이색적인 체험을 할 수 있었고 한복 체험에서는 한국 전통 혼례복을 입어보았고 옛날의 궁에서 입었던 의상과 조선 시대 양반의 의상 그리고 젊은 세대를 위한 모던 한복까지 골고루 입어볼 수 있었다.
한복을 입은 후에 예절 선생님으로부터 한국 전통 인사법인 절에 대해서 배웠고 절의 종류와 다양한 절하는 방법등을 통해 한국 전통예절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단체 전통 놀이로는 보자기를 이용한 제기차기를 그룹으로 나누어 해보았는데 공간이 넓지 않아서 다소 원활하지는 못했지만 이 놀이도 매우 재미있어했다. 
여러 사람이 한마음이 되어 놀이를 해서인지  학생들의 사이가 더 돈독해져 보였다.

특별히 한국에서 와주신 예절 선생님은 나와 고등학교 시절부터 지금까지 함께한 절친이다. 친구는 한국에서 어린이와 외국인에게 한국 예절 수업을 하고 있고 나는 말레이시아 대학에서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가르치고 있으니 함께 컬레버레이션 수업을 해보자고 제안했었는데 친구는 흔쾌히 수락했고 한국에서 수업에 필요한 한복과 다도와 다식 재료를 준비해서 말레이시아로 와 주었다. 
이번 학기 한국 문화 수업은 친구와 함께해서인지 나에게 더 큰 의미가 있었고 무엇보다 행복했던 것은 친구의 아이들과 우리 아들이 특별 도우미로 활약을 했다는 것이다. 아이들도 형들과 누나들을 위해 미리 배운 절 시범을 해 보였고 차를 따라주는 등 열심을 다해 도와주었다. 우리 아이들도 색다른 경험에 매우 들떠있었던 것 같다.
모든 노력이 하나가 되어서 한국 전통문화 예절수업을 말레이시아의 말라카에서  멋지게 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오랫동안 지켜본 말레이시아 대학생들은 정말 순수하고 해맑다.
선생님을 진심으로 존경하는 마음이 느껴지는 말과 행동으로 인해 순간순간 감동을 받는다. 그런 학생들이 행복한 모습으로 한국 전통 예절 수업을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 입가에도 미소가 머금어졌다.
행복하게 까르르 웃으며 뛰어노는 어린아이들을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처럼 말이다.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고 더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던 것 같다.
말레이시아에서 한국어 선생님으로서 학생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살아가는 이 삶이 바로 최고의 축복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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