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쪽은 문화관광, 남쪽은 첨단산업...파주 '자족도시' 계획

[인구전환 시대, 지방정부의 해 11] 김경일 경기도 파주시장에게 듣는다

검토 완료

희망제작소(hopemake)등록 2023.04.11 13:54
대한민국이 인구구조의 대전환기를 맞았습니다. 2021년 출생률과 사망률의 데드크로스로 본격적인 인구감소 시대가 열렸고, 이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생률과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 수도권 과밀화와 지방소멸, 1인가구 급등과 같은 우리사회의 특수성과 맞물려 사회 전반에 걸친 거대한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재)희망제작소가 민선8기 지방정부 단체장들을 만나 격변의 시대를 넘어 더 나은 미래로 가는 길을 함께 모색합니다. [기자말]
경기도 파주는 지난해 인구 5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100만 명 자족도시'를 준비한다고 합니다. 접경지역이라 규제에 묶여 있다 2000년대 이후 산업단지, 운정신도시가 조성되면서 크게 성장했습니다. 감악산, 임진각, 헤이리 예술마을 등 관광 자원도 풍부합니다.

직면한 도전도 있습니다. 북쪽 농촌과 남쪽 도시 사이 격차, 늘어나는 1인 가구와 고령화 등 인구 구조 변화에 대처해야 합니다. 신도시 인구 집중으로 학교 등 생활 시설 인프라 확충도 당면 과제입니다. 지난 1월 27일 임주환 희망제작소 소장이 김경일 경기도 파주 시장을 만나 '인구 전환 시대' 대응 전략을 물었습니다. 
 

김경일 경기도 파주시장 ⓒ 파주시

 
- 지난 10년간 인구가 꾸준히 늘었습니다. '100만 명 자족도시'를 내세우셨는데 어떤 고민을 하고 계신가요?
 
 지방 인구 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시기인데 유독 수도권만 인구가 늘고 있죠. 예전에 화성이 파주와 인구가 비슷했는데 화성은 지금 인구 100만 명으로 파주랑 두 배 차이 나는 도시가 됐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자족도시 기능이 들어가야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주 요건이 강화돼야 합니다. 결국 문화·교육 도시가 같이 이뤄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대한민국도 인구 소멸에서 벗어나려면 이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삶에 찌들고, 애를 낳아서 내 삶이 불행해진다고 느끼면 우리 사회는 미래가 없어요. 답을 몰라서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거죠. 극한 이기주의가 충돌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합니다. 소득 재분배, 부동산 문제를 대한민국은 깊이 고민해야 합니다. 

 파주시는 작은 도시인데도 분절돼 있습니다. 북쪽은 거점이 뚝뚝 떨어진 농촌입니다. 신도시인 남쪽은 서울로 출퇴근 인구가 많은 베드타운 역할에 머물러 있습니다. 제 공약의 핵심은 파주를 유기적으로 묶겠다는 겁니다. 동서축과 남북축을 연결하고 축 사이 자족도시 기능, 교육과 관광 부분을 집어넣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 경기도도 1인 가구 비율이 2000년 12.6%에서 2021년 29.2%로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1인 가구 증가에 파주시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또 농촌에 대한 구상을 구체적으로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1~2인 가구가 지금 한 50%가 넘습니다. 점점 늘어날 거예요. 지원을 특화해야 합니다. 과를 신설해 주택 형태, 지원 방향 등을 촘촘하게 짚어갈 생각입니다. 

 파주는 남과 북이 도심과 농촌으로 갈려져 있어 고민이 많습니다. 북쪽은 테마파크나 리조트, 공공 캠핑장 등을 확충해 체류형 관광지로 만들고 싶어요. 휴양시설을 많이 들여왔으면 해요. 2020년부터 '임진각 평화 곤돌라'가 운영 중이고 지난해 9월엔 '한반도 생태 평화 종합관광센터'도 생겼습니다. 임진각 쪽에 리조트나 호텔에 들어오면 북쪽은 세계적인 관광지가 될 가능성이 커요. 감악산 출렁다리, 마장호수 출렁다리 등 가볼 만한 곳도 많습니다. 

 남쪽엔 메디컬클러스터와 바이오클러스터를 14만 평, 11만 평 정도 계획하고 있는데 이를 100만 평 규모로 키워 IT 등 첨단 산업을 유치하려 합니다. 이 시대 청년들의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 외국인 전문인력들이 들어올 수 있는 일자리를 제공해야 해요. 금촌과 운정신도시를 중심으로 그사이 경제자유구역이 정해지면 파주 핵심 거점으로 만들 생각입니다. 산업단지가 들어서도 문화나 교육이 충족되지 않으면 떠납니다. 민간 보육서비스 수준을 국공립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합니다. 국립민속박물관 파주관 유치와 파주문화재단 설립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운정에 GTX-A가 올해 완공됩니다. 멀리 출퇴근이 가능하다는 얘기거든요. 정주 여건을 충족하는 그런 문화 도시를 꼭 한번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 12시간 체류형 관광을 말씀하시더라고요. 12시간인 이유가 있습니까? 

12시간이면 관광객이 두 끼 먹고 갑니다. 파주는 역설적으로 교통이 너무 좋아서, 서울 서북부에서 임진각까지 차 안 막힐 때 40분이면 돼요. 임진각만 싹 돌고 맛집 한 번 검색하고 식사 한 끼 하고 쓰레기 버리고 갑니다. 저는 12시간 체류하며 숙박도 하시라는 얘기거든요. 그러면 최소 두 끼 이상 먹게 됩니다. 그래서 캠핑장, 휴양시설을 집어넣으려 하는 거예요. 
 

(좌)임주환 희망제작소 소장, (우)김경일 파주시장 ⓒ 파주시

 
- 에너지 위기, 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파주 시민들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셨습니까?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책을 지속할 생각입니다. 소상공인, 소비자가 다 혜택을 보는 지역화폐 파주페이 10% 상시 할인을 이어갈 겁니다. 담보가 없어 대출이 어려운 소상공인을 위해 경기신용보증재단 보증으로 최대 5천만 원까지 대출을 지원하고, 4년간 이자 2%를 보전하는 '특례보증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가구나 취약계층을 최대한 지원할 거고요. 

- 성매매 집결지 폐쇄는 어떻게 하실 계획이신가요? 

한국전쟁 뒤 미군들이 주둔하면서 성매매 집결지들이 생겨났는데 하나둘 없어지고 마지막으로 남은 게 파주 용주골입니다. 인권 차원에서, 파주 후손들을 위해서, 용납할 수 없습니다. 성매매 종사자가 200여 명으로 추산되는데 이분들이 새로운 직업과 거처를 확보할 수 있도록 충분히 지원하고, 불법은 엄단할 생각입니다. 

- 민선 8기 동안 꼭 달성하겠다는 핵심 사업은 무엇인가요? 

 파주가 100만 도시로 가는 초석을 놓고 싶습니다. 각 과에 '대표적인 정책 하나씩 갖고 와라, 그걸로 평가하겠다'고 했습니다. 지금 과별로 다 비상 상태입니다. 4년 이렇게 하다 보면 파주가 가야 할 방향의 초석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인터뷰 진행: 임주환 희망제작소 소장·자치분권팀
* 정리: 시민이음본부
덧붙이는 글 이 글은 희망제작소 홈페이지(www.makehope.org)에도 게재되었습니다.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