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주의' MZ라지만… 변화하는 조직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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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주희(jh_hyeon03)등록 2023.04.24 10:09
"MZ세대 신입사원을 잡아라!" 기업에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 신입사원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조직문화를 변화시키고 있다. 최근 쿠팡 플레이의 'SNL 코리아-MZ 오피스'가 큰 인기를 끌며 미디어에서 기성세대와 다른 MZ세대 신입사원을 조롱하고 희화화하는 콘텐츠가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현실은 '남다른' MZ세대 신입사원을 잡기 위해 기업들이 조직문화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것이다.


▶ 미디어 속 'MZ 세대 신입사원' 묘사... 실제와 달라
 

[사진 출처 = 유튜브(YouTube) 캡처] ⓒ 현주희

 
"이것도 제가 해요?", "야근이요? 저 약속 있는뎅!", "이게 MZ인가?...고기 안굽는 신입사원들"

유튜브에서 볼 수 있는 MZ세대 신입사원의 모습이다. 이처럼 미디어는 MZ세대 신입사원을 '개인주의적이며, 조직에 대한 충성도가 없고,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지 않은' 사원으로 그리고 있다. 이러한 묘사는 도를 넘어 MZ세대 전체를 향한 편견과 고정관념, 그리고 세대 간 갈등까지 발생시키고 있다. 그런데 미디어에 묘사된 모습은 실제와 같을까?

실제 MZ세대의 솔직한 생각을 들어봤다. 취업준비생 정OO씨(26)는 "미디어에 묘사된 MZ의 모습엔 과한 면이 있는 것 같다. MZ세대가 조직에 헌신하기보단 개인의 행복을 더 중요시하는 면이 있지만, 미디어에 묘사된 것처럼 직장에서 예의를 갖추지 않은 모습을 보이진 않는다."라고 말했다. 3개월 차 직장인 김OO씨(28)는 "같이 일하는 MZ세대 동기, 선후배들을 봐도 미디어에서 그려진 것처럼 예의 없게 구는 사람은 없다. 미디어에 나온 모습은 소수의 MZ세대의 모습인데 지나치게 MZ 신입사원 전체의 모습이라고 프레임을 씌우고 있는 것 같다."라며 "MZ세대가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기성세대보다 강한 건 맞으나 그렇다고 직장에서 불성실한 모습을 보이진 않는다는 거다. 나의 동료들과 나 역시 확실히 기성세대보다는 직장에 평생직장이라는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언제든 자신의 행복을 위해 다른 길을 선택할 마음이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 기성세대와 달라 낯설지만... 이해하기 위한 노력

지난달 2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신입사원이 입사하자마자 연차 20개 있는 줄 알고 자꾸 연차 쓴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쓴이는 자신이 한 중견기업 과장이라고 밝히며 MZ세대 신입사원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불만을 표출한다. 이 밖에도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MZ세대 신입사원과 함께 일하는 기성세대 직장인의 불만이 담긴 글을 심심치 않게 살펴볼 수 있다.
 

[사진 출처 = tvN 드라마 ‘미생’ 캡처-헤럴드경제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141104000235)] ⓒ 현주희

 
MZ세대 신입사원과 일해 본 경험이 있는 50대 직장인 최OO씨(55)는 해당 글을 보고 "모든 MZ세대 직원들이 저런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아니다. 이 글의 사례는 MZ의 문제라기보다 개인의 인성 문제 같다."라며 "처음엔 MZ세대 직원들이 직장에 대해 가지는 생각이 기성세대와 다르다는 점에서 낯설기도 하고 이해가 안 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회사에서 무례하게 굴거나 맡은 일에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이 아니더라. 내가 본 MZ세대 직원들은 본인에게 주어진 일에는 최선을 다하되, 다른 조직 구성원들과 관계를 쌓는 것을 선호하지 않고 조직에 대한 애착도가 그리 높지는 않은 것 같다. 낯설긴 하지만 그것이 그들의 방식이니 자신의 일에만 책임을 다한다면, 기성세대들도 그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 세대 간 조화를 이루기 위해... 변화하는 조직문화
 

3요 주의보 ⓒ 현주희

"이걸요? 제가요? 왜요?"

이른바 '3요 주의보'라 하는 신조어다. 상사의 업무 지시에 '3요'를 되묻는 MZ세대 직원들과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 기업에서는 조직문화를 변화시키려는 움직임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3요 주의보'에 대응하기 위한 임원 교육을 실시하거나 대처 매뉴얼을 제작해 배포하는 기업도 있다.

이러한 대응책의 핵심은 수평적 소통 문화를 지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은 MZ세대 직원들에게 '윗사람의 지시여서' 해야 하는 업무가 아니라, 충분히 납득할 만한 이유를 명확히 알려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단순히 업무 지시에 있어서 수평적 소통을 넘어 궁극적으로 수평적 조직문화를 만들어갈 것을 지향한다. 그렇다면 과연 전문가는 이 현상을 어떻게 바라볼까, 또 앞으로의 조직문화의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연세대학교에서 '조직커뮤니케이션' 수업을 가르치고 있는 최승범 교수는 "한국에서 수직적 조직문화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은 코로나19의 발생을 계기로 큰 변화를 가져왔다.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와 비대면 회의가 활성화되고 회식문화가 사라지는 등 조직 구성원 사이의 접촉이 제한되었다. 따라서 일상을 회복한 후에도 기존의 조직문화를 그대로 되살리기보다는 덜 강압적이고 젊은 세대의 직원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이와 더불어 조직 내의 인권 및 차별적 문화에 대한 대내외적 관심이 수평적인 조직문화로 변화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쳤다."라며 "하지만 이러한 변화의 명과 암도 분명 존재한다. 과거에는 수직적인 근무 환경과 강압적인 회식 문화 등으로 인해 세대 간의 갈등이 발생했다면, 지금은 수평적인 근무 환경과 예의를 갖춘 문화가 때로는 직장 구성원들끼리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제한하고 일만 하는 드라이한 관계를 발생시킬 부작용도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조직은 수직적 문화와 수평적 문화 사이의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어느 쪽이든 양극단으로 기울어지면 부작용이 발생한다. 적절한 균형을 찾아 모든 조직 구성원이 조화를 이룰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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