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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시작도 전에... 상처부터 나버린 '이재명 리더십'

[이슈] 이래경 이사장, 위원장 내정 9시간 만에 물러나… 인물난도 가중, '진퇴양난' 이재명

등록 2023.06.05 20:36수정 2023.06.05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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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당 혁신위원장에 이래경 선임..."혁신기구에 전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당의 혁신기구를 맡아서 이끌 책임자로 사단법인 바른백년의 이래경 명예이사장님을 모시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새로운 혁신기구의 명칭, 역할 등에 대한 것은 모두 혁신기구에 전적으로 맡기겠다"며 "우리 지도부는 혁신기구가 마련한 혁신안을 존중하고 전폭적으로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국민에게 신뢰받는 민주당, 더 새롭고 더 큰 민주당을 만드는 일에 많은 국민과 당원 여러분이 함께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 남소연


'이재명 리더십' 붕괴의 시작일까, 돌파할 수 있을까.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이 더불어민주당 신임 혁신위원장 인선 당일 자진사퇴했다. 5일 오전 이재명 대표가 "국민에게 신뢰받는 민주당, 더 새롭고 더 큰 민주당을 만드는 일"의 책임자로 직접 발표한 지 겨우 9시간 만이다. 그는 이래경 이사장 사퇴 후 취재진에게 "역량 있고 신망 있고 그런 분들을 주변 의견을 참조해서 잘 찾아봐야 되겠다"고 밝혔지만, '인물난'이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본인의 리더십에도 깊은 상처를 입었다.

이날 이래경 이사장의 내정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그가 과거 페이스북글에서 "자폭된 천안함 사건", "코로나19의 진원지가 미국" 등을 주장했고, 2019년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당시 '경기지사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대책위원회' 대표 제안자로 참여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국민의힘은 "혁신위원장인지, 괴담위원장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안병길 의원)"라고 맹비난했고, 정의당 역시 "상식 밖의 언사를 공공연히 내뱉는 편향적 인사"라고 혹평했다.

혁신위원장 설화에… 결국 터져나온 "내정 철회하라"

급기야 민주당 내에서도 '내정 철회' 요구가 나왔다. '비이재명계' 홍영표 의원은 "이래경 이사장은 지나치게 편중되고 과격한 언행과 음모론 주장 등으로 논란이 되었던 인물로 혁신위원장에 부적절하다"며 "내정을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했다. 김철민 의원도 "내정된 혁신위원장은 시작도 전에 논란에 휩싸이며 많은 국민들이 혁신에 대한 기대를 접고 있다"며 "이런 인물로 어떻게 국민 마음을 사로잡고 다가오는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심히 걱정스럽다"고 했다.

친명계에서조차 난감한 모습이었다. 한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혁신위의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운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는 이 이사장의 학생운동, 시민사회 활동 이력 등을 볼 때 '혁신위원장' 나아가 '민주당의 혁신'이라는 과제에 걸맞은 인물인가를 놓고도 의문을 표했다. 다만 "천안함 문제 등은 현재 (이 위원장의) 현재 입장이 중요하다"며 7일 열기로 한 기자회견 내용과 그 여파에 따라 철회 여부를 정해도 늦지 않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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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 ⓒ 민주당

 
한편 비명계에서도 의견이 갈렸다. 이래경 이사장과 오랜 인연이 있는 중진 의원은 <오마이뉴스>에 "(이 이사장이) 일단 하는 걸 보고 판단했으면 좋겠다"며 "잘못하면 바꿔야지, 발표하자마자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도 "천안함 발언 등은 잘못됐지만 그걸로 이 이사장을 다 평가할 수는 없다"며 "(이 이사장은) '이재명계'라고 하긴 어렵고, 강한 원칙주의자다. (공천 등과 관련해서) 휘둘리지 않을 사람"이라고 평했다.

계파를 떠나 '이래경 혁신위'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모습은 혁신위의 시작부터 험난할 것을 예고했다. 여기에 더해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이 이재명 대표 등 민주당의 해명을 촉구한 일을 두고 권칠승 수석대변인이 취재진에게 "천안함 함장은 무슨 낯짝으로 그런 얘기를 하는 건지 이해가 안 간다. 부하를 다 죽이고 어이가 없다"고 말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일로였다. 결국 이래경 이사장은 "논란의 지속이 공당인 민주당에 부담이 되는 사안"이라며 물러났다.

이래경 위원장의 사의 표명 발표 후 대표실을 나선 이재명 대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취재진에게 "(이 위원장이) 사임하겠다고 해서 본인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 (새로운 후보는) 역량 있고, 신망 있고 그런 분들을 주변 의견을 참조해서 잘 찾아봐야 되겠다"고만 밝힌 뒤 자리를 떴다. 친명계는 논란의 불길이 더 번지기 전에 우선 잡혔다는 데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한 의원은 "오늘 하루를 안 넘긴 것 자체가 다행"이라고도 표현했다.

빨리 거둬들였지만… "이재명 리더십에 빨간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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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3.5.14 ⓒ 연합뉴스

 
그러나 비명계는 이번 일을 계기로 '이재명 리더십'을 더욱 의심하고 있다. 한 비명계 의원은 "혁신이라고 하면 그 임무와 범위가 무엇인지 최고위원, 의원들과 의견 조율한 다음 적합한 사람이 누구냐 이렇게 접근해야 하는 게 맞다"며 "그런 건 하나도 안 하고 인선해놓고, 또 (천안함 자폭설 등이 논란되자) '모른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재명이란 정치인이 왜 이렇게 가벼운가를 드러낸 것"이라며 "리더십에 치명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의원도 "이재명 리더십에 심각한 빨간 불이 들어왔다"며 "이런 인선을 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봤다. 그는 "예를 들어서 혁신위 구성을 위해 추천위원회를 만든다든가 의원들 총의를 모은다든가 하는 방법도 있는데 왜 안 하는가"라며 "그냥 팬덤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이 대표가 이번 일을 계기로 뭔가 반성하고 결단하는 게 없으면 '이재명의 문제(거취)'로 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혁신이라는 것이 굉장히 김이 빠져버렸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혁신위 구성이 이 대표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었다"며 "그러려면 더 살얼음판 걷는 심정으로 했어야 했는데, 완전히 체면을 구겼다"고 말했다. 다만 "문제는 앞으로"라며 "이번 인사를 거둬들인 것은 좋다. 하지만 사람 찾기는 더 어려워질 테고, 이 대표가 혁신위를 내세워 당 개혁을 끌어가기도 어려운 진퇴양난이 됐다"고 했다.

[관련 기사]
이래경 민주당 혁신위원장, 과거 발언 논란에 사의 표명 https://omn.kr/248f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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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혁신위 #이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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