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교권 추락

전직 교사와의 인터뷰로 알아본 우리나라 교권 추락의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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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서(ms1206k)등록 2023.06.08 09:07
지난 5월 14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유·초·중·고·대학 교원 67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원 인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교직 생활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23.6%에 그쳤다. 설문조사 첫 해인 2006년 당시 만족도는 67.8%였지만 해마다 떨어져 올해 최저를 기록했다. '다시 태어난다면 교직을 하겠느냐'는 질문에도 20%만 '그렇다'고 했다. 지난해 교원 퇴직자 1만 1900명 중 55.4%인 6,594명이 정년을 채우지 않은 명예퇴직자였다.

조성철 교총 대변인은 "수업 방해 등 학생 문제 행동을 제지할 방법이 없고, 적극 지도했다가 무차별적인 항의와 아동학대 신고만 당하는 무기력한 교권이 교원 자존감을 무너뜨리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응답자들은 교직 생활 중 가장 어려운 점이 '문제행동·부적응 학생 등 생활지도'(30.4%)라고 답했다.
교총의 조사에 따르면 2020년 402건이던 교권 침해 상담건수가 2022년 현재 520건으로 늘었다.
최근 가장 문제가 된 건 보복성 아동학대(아동복지법 위반) 신고다. 아동의 복지 보장을 위해 제정된 아동복지법은 교사들에게 일명 '저승사자 법'으로 통한다. 신고를 당하는 것만으로도 담임 교체, 직위해제 등의 처분이 내려지기 때문이다. 한국교총이 지난 1월 전국 유·초·중등 교원 5520명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7%가 "교육활동, 생활지도 중 아동학대 가해자로 신고 당할까 불안하다"라고 답했다.
 
그런 의미에서 실제 대구에서 20년간의 교직 생활을 마치고 명예퇴직을 한 S씨와의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S씨의 인터뷰는 위의 교권 침해 사례와 더불어 교사들의 직업 만족도를 떨어트리고 교사들이 교단을 떠나는 여러 가지 교육 현장의 복합적이고 고질적인문제들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해주었다. 다음은 손모씨의 이야기 전문이다.
 
"나는 어려서부터 꿈이 교사였다. 나는 아이들과 인간적이고 권위를 탈피한 소통을 하며 그들을 위해 기꺼이 내 모든 열정을 쏟아붓고 내 삶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학교에서 교사는 최하위 계급이다. 내가 근무하던 학교의 교장들은 교사들에 대한 간섭과 통제에 열을 올리며 본인의 명예를 위해 교육청에서 시행하는 온갖 프로젝트로 가뜩이나 수업과 잡무로 힘든 교사들을 몰아붙였다. 내가 근무하던 한 학교의 젊은 여교사는 그렇게 시범학교 업무를 하다 과로사로 숨졌다. 그리고 어느 날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을 훈육하자 문제의 학생이 욕설을 하고 교실을 뛰쳐나가는 일이 발생했고 아튿날 학부모가 학교에 항의하러 왔고 교감은 내게 사과를 종용했다. 관리자인 교장과 교감은 교권침해 상황에 대해 학부모 편에 서서 교사를 다그치고 윽박지르며 학부모에게 비굴했다.
또한 수업의 질을 높이고 학생들의 인권을 신장시키기 위해 도입된 교원평가 제도는 학생들이 교사들을 겁박하기 위한 도구로 악용되었으며 잡무 등의 다툼으로 앙심을 품은 동료 평가로 쓰였다. 그러나 교직 생활 중 무엇보다 힘들었던 기억은 나의 동료 선생님이 아이가 자주 화장실에서 다른 아이들에게 폭력을 당했는데도 담임이 전혀 모르는 게 말이 안 된다며 피해 학생의 어머니와 이모라는 사람이 학교에 와서 난동을 부리고 학교와 교육청을 상대로 고발을 한 일이었다. 결국 무혐의 처분을 받긴 했다. 하지만 이런 사건을 옆에서 보며 학부모 그리고 폭력 가해자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뻔뻔한 태도 앞에 교사로서 가졌던 사명감이 흔들리는 것을 느끼고 마침내 명예퇴직을 했다."라고 밝혔으며, 교직 생활 20년간 남은 건 지독한 불면증과 심각한 우울증이 있다. 나는 두 번 다시 학교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라고 인터뷰를 마무리하였다.
 
결국 교사들이 교단을 더 이상 떠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교권의 보장뿐 아니라 학교 안의 시스템이 수평적으로 전환되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아동학대 방지법이 악용되지 않도록 방안을 강구하는 등의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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