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사학 판단기준 (합리적 토론)

검토 완료

조성훈(bbondd)등록 2023.07.07 14:47
이문영은 강단의 편에서 재야를 유사역사학이라 칭하며 「유사역사학 비판」이라는 책까지 썼다. 그는 로버트 캐롤과 로널드 프리츠를 인용하여, 유사역사학은 사료나 증거를 선택적으로 사용하며 개연성이 있는 것이 아니라 예외적인 것에 주목하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이문영, 『유사역사학 비판』, 역사비평사, 2018, 44-47쪽.] 지극히 타당한 말이다.

그런데 누구나 자기의 주장은 증거에 기반한 개연성 있는 주장이라 생각한다. 사람은 완벽한 존재가 아니다. 자신의 생각의 결함을 스스로는 알기 어렵다. 남이 지적해주어야 알 수 있다. 따라서 모든 학문은 합리적 토론에 열려 있다. 합리적 토론을 통해 자기의 주장의 결함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동료 연구자들의 검증이 학문엔 필수적이다.

여기에서 유사사학의 특징이 도출된다. 유사사학은 타인의 검증을 받으려 하지 않는다. 타인의 토론에 대해 반응하지 않는다. 유사사학은 아무리 증거의 선택적 사용과 개연성이 없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도 반론을 제기하지 않고 무시한다.

재야유사사학의 난하설은 삼한이 바닷속에 풍덩 빠진다는 반론에 묵묵부답이다. 난하설이 성립할 수 없는 근본적 문제를 제기해도 반응하지 않는다. 반론을 제기하여 자신의 주장을 방어할 수 없다면 난하설을 포기해야 함에도 그냥 묵묵히 난하설을 외친다. 그래서 유사사학이다.

이문영도 유사사학이다.

그는 필자의 주장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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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강단유사사학은 일본서기의 신라7국을 임나7국으로 날조"라고 말하는데 대체 <일본서기> 어디에 신라7국이라는 말이 나오는지? 이렇게 자신은 자기 마음대로 해석하면서 역사학계의 해석은 날조라고 말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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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필자는 신라7국 관련 부분을 제시하면서, 신라7국은 있고 임나7국이 없다고 반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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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라근자(木羅斤資), 사사노궤(沙沙奴跪) [이 두 사람의 성(姓)은 알 수 없다. 다만 목라근자는 백제의 장군이다.]에게 명령하여 정병을 이끌고 사백개로와 함께 가도록 하였다. 그 후 모두 탁순에 집결하여 신라를 공격하여 깨뜨렸다. 그리하여 비자발(比自㶱), 남가라(南加羅), 탁국(㖨國), 안라(安羅), 다라(多羅), 탁순(卓淳), 가라(加羅) 7국을 평정하였다.

卽命木羅斤資·沙沙奴跪[是二人, 不知其姓人也. 但木羅斤資者, 百濟將也.] 領精兵, 與沙白蓋盧共遣之. 俱集于卓淳, 擊新羅而破之. 因以, 平定比自㶱·南加羅·㖨國·安羅·多羅·卓淳·加羅, 七國.

강단유사사학은 因以를 그리고로 날조한다. 신라를 공격하고, 임나7국을 평정했다고 주장한다. 因以는 그리하여다. 한문을 모르면 네이버 한자사전을 찾아보면 된다. 인이 두 자 모두 그리하여를 의미하는 글자이다. 그리하여 더하기 그리하여는 그리고라는 법칙이 생겼는가?

이문영은 적어도 이 부분만큼은 필자에게 잘못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위 부분을 신라7국으로 해석하는 것이 유사사학인가, 이문영이 추종하는 강단과 일제유사사학처럼 임나7국으로 해석하는 것이 유사사학인가? 이문영은 명확히 답변하기 바란다. 내가 토론을 싫어하는 이유를 또 적으면서 빠져나가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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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영은 묵묵부답이다. 그렇게 자신있게 일본서기에 신라7국이 없다고 주장했으면 필자의 주장이 헛소리는 아니므로 반론해야 자신의 주장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문영은 묵묵부답하면서 강단유사사학을 추종한다. 그래서 이문영은 유사사학이다.

신라7국은 일본서기의 지명이 열도인가 한반도인가를 결정하는 중요문제이다. 신라7국이라면 강단유사사학의 아류 야마토임나설은 전혀 근거가 없게 된다.

최재석 선생은 『역경의 행운』 191쪽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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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들의 학문에 대하여 비판을 가하였다면 의당 (나의 비판이 타당한지 부당한지) 대답이 있어야 할 텐데도 그로부터 25년이 지난 지금(2010)까지 아무런 응답이 없다. 이병도(1989년 작고), 이기백(2004년 작고), 김철준(1989년 작고) 교수는 나의 비판에 응답하지 않고 세상을 뜨고 말았지만 내 나이 이기동 교수보다 20세 정도 연상이니 내 사후가 아니라 생존 시에 나의 비판에 답을 주기 바란다. 내 생전에 침묵을 지키다가 사후에 이러쿵저러쿵해서는 안 될 것이다. 자기 학문에 대한 비판이 나왔으면 그것에 대해 인정을 하든 반박을 하든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것이 학문하는 사람의 도리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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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유사사학은 최재석 선생의 뛰어난 연구에 대해 묵묵부답하면서 그들의 조선총독부 소설을 끈질기게 주장한다. 그들이 강단에 있다는 것만 재야유사사학과 차이가 있을 뿐, 재야의 난하설 유사사학과 조금의 차이도 없다. 강단은 조선총독부 소설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유사사학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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