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하수구는 4년 째 막혀 있는 거에요. 비가 올 떄마다 사거리 일대에 물이 가득 찬다고요." 수원특례시 영통구에 위치한 삼호빌라에서 15년째 근무하고 있는 주택 관리인 A씨가 푸념을 늘어놓았다. 그는 연이어 한숨을 푹푹 내쉬며 인근 하수구들을 손으로 가리켰다. 그의 손이 향한 하수구들은 모종의 이유로 막힌 채 물이 고여있었다. 그 곳에는 30cm 너비의 물 웅덩이가 형성돼 있었다. 이는 마치 막힌 변기를 연상케 했다. 하수구가 막힌 지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막힌 하수구는 여전히 방치돼 있었다. 지난 10일 기자는 수원특례시 영통구에 위치한 삼호빌라를 찾았다. 삼호 빌라 내부에 들어서자 반지하 가구의 창틀이 눈에 들어왔다. 창틀 사이로 고인 빗물이 흐를 수 있어 침수 피해에 취약한 모습이었다. 공동주택과 연결되어 있는 지하주차장의 입구는 도로변으로부터 활짝 열린 채 침수 피해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다. 도로에 쏟아진 빗물이 그대로 주차장으로 흘러 들어가기 쉬운 구조였다. A씨는 "매년 폭우가 올 때마다 지대가 낮은 지하주차장으로 물이 그대로 흘러 들어온다." 고 밝혔다. "물이 들이찰 때마다 물을 일일이 퍼내야 하는 것도 고역이다."라고 했다. 지하주차장 역시 물막이판 등 기본적인 방수 예방 대책이 세워지지 않은 상태였다. 이어 그는 작년 이맘때쯤 반지하 가구에도 물에 의해 침수되는 일이 발생했다고 했다. 당시 소방대원들이 출동해 지하주차장과 반지하가구들에 유입된 물을 빼내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고도 밝혔다. 이후 A씨는 막힌 하수구 문제를 해결해 달라며 구청에 민원을 넣었다고 했다. 이에 구청이 한 차례 조치를 취하려 왔지만, 끝내 해결해주지 못한 채 그대로 떠났다. 이후에도 A씨는 구청에 민원을 여러 차례 넣었지만 구청은 묵묵부답이었다. 거주하던 집이 침수되는 바람에 떠돌이 신세가 됐다는 이들도 있었다. 부모와 절연한 상태로 혼자서 자취를 해왔다던 박찬유(27)씨는 "작년에 거주하던 집이 침수됐는데 현재까지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이다."라며 하소연했다. 이어 박씨는 잔고에 남은 금액은 39만원 남짓이라며 국가와 지자체로부터 어떠한 도움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에 반해 본보가 직접 만난 광교신도시 힐스테이트 주민들은 침수 피해가 우려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자녀를 데리러 가고 있다는 주민 B씨에게 인터뷰를 청했다. 침수 피해가 우려되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지대가 높아서 그런지 전혀 걱정되지 않는다." 며 "작년에도 침수 피해를 입은 적이 없다"며 무덤덤한 표정으로 답했다. 이어 그녀는 "아파트 단지 내부에서 물도 잘 빠지는 것 같다." 며 "물이 고여 있는 것을 한번도 본 적이 없다." 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6월 경기도는 여름철 집중호우시 하수 역류로 인한 반지하 및 저지대 주택의 피해 예방을 위해 주택 4천588가구, 공동주택 지하주차장 203 단지를 대상으로 침수 방지 시설 설치 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건물 소유주가 직접 신청해야 된다는 절차 상의 문제가 있어 침수 방지시설의 설치가 지연되고 있다. 침수 방지 시설이 설치된 반지하 가구는 전체의 6% 정도에 불과하고, 주택 풍수해보험은 전체 가입률이 25%선인 데 더해 반지하 가구 등 위험 주택 가입률은 집계조차 되지 않는다. 침수 방지 시설 설치가 수해 발생 또는 예정 주택이라는 낙인 효과를 가져와 주택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집주인 우려가 작용해 신청부터 원활히 진행되지 않은 것이다. 한 시도〮 관계자는 풍수해보험에 한해서는 지속적으로 홍보를 확대하고 실적을 향상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침수방지시설의 경우 신청한 가구에 한해서 지속적으로 설치 중에 있다." 며 "이번 해 중순까지 집주인에게 침수 방지 시설 설치 신청을 독려해 설치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라고 덧붙였다. #반지하 가구 #폭우 #침수 피해 #경기도 수원특례시 #침수 방지시설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