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 교통패스 도입 설문조사 1082명이 참여한 1만원 교통패스 도입에 대한 시민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94.3%가 1만원 교통패스 도입 시‘이용할 의사 있음’ 으로 응답하였고, 월정액 패스 도입 시, 적정 금액으로는 ‘1만원’이 36.4%로 가장 높은 답변율을 기록했다.
1만원교통패스연대
많은 시민에게 '1만원'이라는 금액은 무상교통이나 다름없게 느껴질 것이다. 격하게 환영하는 반응 한편, 고개를 갸웃하는 반응도 있을 것이라 짐작된다. 재정에 대한 1만원 교통패스 연대의 구상은 이러하다. 1만원 교통패스연대는 패스 도입 재정으로 교통시설특별회계로 걷은 세금 중 사용하지 않아 적립된 약 12조원의 사용을 요구한다.
사용되는 예산의 용도를 바로잡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 교통시설특별회계 중 약 60%는 도로건설에 쓰이고 있으며, 2017년 기준 도로 추가 건설에 투입된 예산은 7조 5000억 원에 이른다. 1만원 교통패스 연대는 이 세금을 도로교통이 아닌 대중교통에 전면적으로 사용할 것을 제안한다.
지자체에서 1만원 교통패스를 도입할 경우 사용할 수 있는 재정들도 있다. 서울시의 경우, 2022년 결산 기준 3조 7500여 억의 순세계 잉여금5), 전액 유가보조금으로 사용되고 있는 서울시 주행분 자동차세 5399억, 교통유발부담금 약 3000억의 재원 등이 바로 그것이다. 또한 통합재정안정화 기금과 기후변화기금 등을 활용할 수 있도록 '대중교통기금' 등을 만들어 운영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교통관련 재정이나 쓰다 남은 잉여금을 편성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과감한' 시도도 가능하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프랑스 파리에서는 자동차 주차장을 자전거 정류장으로 바꿨고, 스웨덴은 자국 내 세 번째로 큰 공항을 폐쇄했다. 한국을 살펴보자. 최대 20조 이상의 건설비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6)되는 가덕도 신공항이나 각종 신공항 건설 계획을 철회하고 공공교통 예산으로 편성하면 어떨까. 지난 4월 14일에 세종시에서 진행된 '414기후정의파업'에서 실제로 등장한 제안이다.7) 혼잡비용에 대한 세금을 늘리고 탄소세를 부과해서 세수를 늘리는 것도 가능하다.
제도 개선도 중요하지만, 정부와 지자체에 의무 이행을 압박하는 것도 잊어선 안 된다. 무인수송요금과 같은 PSO(공공서비스의무, 국가 등이 공익 목적에서 특정한 서비스 제공 의무를 사업자에 부과하는 것) 비용을 정부(지자체)에 제대로 부담하게 하거나, 버스 완전공영제 시행 등으로 현재 버스 준공영제 하에서 사모펀드를 통해 대기업 등에 고액배당되고 있는 비용을 줄인다면 교통 재정은 증가한다.
사업자·기업의 분담에 대해서도 고려해보자. 프랑스의 경우 1971년부터 11인 이상 고용 사업장이 교통세를 납부하도록 하고 있으며, 사업자가 부담하는 비율이 전체 운영비에서 50% 수준에 이른다.8) 노동자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통근함으로써 사업자가 혜택을 얻는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돈이 없는 것이 아니라 어디서 걷어서 어디에 쓸지 어떻게 선택하느냐이다. 개발 논리에 묻혀온 질문에 응답하자. 기후위기 시대, 대중교통 이용자들은 사회적으로 얼마만큼의 편익을 창출하고 있는가. 자가용 이용자 대비 대중교통 이용자들에 대한 사회적 형평성은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 누가 대중교통으로부터 혜택을 얻고 누가 비용을 부담해야하는가.
1만원 교통패스 도입 요구는 우리가 살아갈 미래 사회의 운영방식이 그간 기후위기를 만들어온 사회의 관성에 따라서는 안 된다는 선언이자 기후위기를 만들어온 이 사회에 대한 시민들의 권리 청구서이다. 지갑에 좋은 정책이 지구와 우리의 미래에도 도움이 된다. 미룰 이유가 있나.
<각주>
1) [JTBC] 서울 교통요금 8년 만에 인상…버스 300원·지하철 150원↑https://n.news.naver.com/article/437/0000350986?sid=102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가 이들이 청구한 시민공청회 '뭉개고' 물가심의위원회를 강행하자 <우리 모두의 교통 운동본부>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담당공무원을 직무유기로 경찰에 고발했고, 서울시는 시민공청회를 개최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통보했다.
3) 독일운수회사연합(Verband Deutscher Verkehrsunternehmen, 이하 VDV) 발표
4) [한겨레] 신안·정선·남해·화성…진화·확산하는 '버스공영제' https://www.hani.co.kr/arti/area/honam/1032803.html
5) 1회계연도에 수납된 세입액으로부터 지출된 세출액을 차감한 잔액, 순수한 잉여금을 말한다.
6) [한겨레21] 가덕도 신공항 건설, 빠르게 갈 수 있을까 https://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2001.html
7) 414기후정의파업 조직위원회는 '가덕도, 제주2공항, 새만금, 흑산도 신공항 등 모든 신공항 추진계획을 폐기하고, 건설 예산을 공공교통 확충 예산으로 전환하라'는 요구를 내세웠다.
8) 사회공공연구소 이영수(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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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원 교통패스연대는 대중교통 이용율을 높이고 교통부문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독일에서 실험했던 9유로 티켓을 한국 버전으로 도입하기 위해 만들어진 연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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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무려 5200만 장이나 팔린 이 티켓... 우리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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