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나도 선생님도 모두가 귀한 존재입니다.

서울시 초등학교 교사의 안타까운 죽음을 추모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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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미(yumi05)등록 2023.07.20 13:14
 어젯밤 자기 전 남편에게 들은 기사에 한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 믿기 어려운 힘든 그 소식에 두아이 독박으로 몰려온 피로가 밀려날 정도 였으니 말이다.
 기사의 내용은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신입교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한다. 요즘 교권추락이라는 말은 심심찮게 들려오며 예전과 다르게 언론에서도 많이 다루고 있는 소재가 되어버린 현실 속에 어쩌면 이런 비보는 예견된 건지도 모른다.
 얼마 전에 본 기사에서는 한 초등학교 1학년 교사가 커피를 마셔 자신의 아이도 그를 따라 커피를 사서 마셨다며 교사가 마시는 커피에 대해 문제삼은 적이 있단다. 민원이 올라갔는지는 확실히 모르지만 너무 황당한 이야기에 나는 속으로 조용히 울분을 토했다. 그리고 한 초등학교에서는 한 교사가 6학년 학생에게 무차별적인 폭행을 당한 믿기지 못할 일들이 벌어졌다고 한다.
 대체 무엇이 평화로워야 할 학교 안 세상을 이렇게 만든 것일까? 나는 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신입교사, 아니 후배 교사의 그 마음을 차마 다 헤아릴 수가 없지만, 나도 그런 신규교사 시절을 겪어왔기에 이제 첫발을 내딛은 그 교사에게 다가왔을 시련과 고통이 어느때보다 더 힘겨울 것을 안다.
 요즘 학교 현장은 그야말로 손발이 묶인 선생님들이 많다. 훈육을 위해 한 사소한 행동들이 아동학대가 될까봐 옳은 말 옳은 훈육은 조용히 집어 삼키는 경우가 많다. 나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트집을 잡기로 마음먹는 다면 민원거리가 될 소지는 충분하니까..아이들 앞에 선 교사라는 이유만으로 일상적인 모든 것(예를 들면 아이들 앞에서 커피를 마신다던지, 크록스를 신고 출근한다던지)이 잘못된 행위로 치부되어 버리기 쉽다.11년차 교사지만 그 11년 사이에 너무도 변해저린 교육현장 분위기에 뜨거운 심장을 가지고 출발했던 신입에서 점점 몸과 마음이 차갑게 얼어붙어가는 교사로 변해가고 있다.
 며칠 전 등교길에 이런 장면을 목도했다. 한 엄마가 1학년쯤으로 보이는 아들에게 "너는 세상에서 가장 귀한 존재야, 그러니 오늘도 힘을 내렴" 하고 등을 토닥이며 멀어져가는 아이를 한참 바라보았다. 두 아이가 있는 내게도 그 모습은 참 예쁜 장면이었고 내 마음도 뭉클해졌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이런 생각을 했다.

 "그리고 다른 사람도 너처럼 귀한 존재니까 다른 사람도 귀하게 대해주렴"
 이런말을 덧붙여 주었다면 어땠을까?
 
 모두가 자신만, 자신의 아이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상에서 저 한마디의 말은 어쩌면 교육현장에도 , 나아가 세상에더 큰 기적을 불러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선생님도 어쩌면 어렸을 적 등교길 누군가의 귀한 존재로 등 토닥임을 받으며 가뿐한 발걸음으로 등교한 사람일 것이므로....
 오늘 나는 조금은 무거운 마음으로 등원하는 아이에게, 그리고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내 입에서 떨어질 말을 기다릴 27명의 반아이들에게도 "너도 꽃이고 다른 사람들도 꽃이야" 라는 말을 몸속에 녹아들게끔 전해주려고 한다

 안타깝게 하늘나라로 떠나간 그 선생님을 비롯 이 세상 귀한 존재들이 자신만이 소중한 타인들의 삶 속에, 그들의 이해를 받지 못한 채 안타깝게 사라져가지 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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