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남북간의 대립으로 북일수교의 어부지리를 노린다"

호사카 유지 교수, '일본의 대외전략과 동아시아' 주제로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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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은(tomayoun)등록 2023.07.21 10:21
 

7월 20일 오후 고양시 덕양행신종합사회복지관에서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국회의원(고양시(을)) 주관으로 초대강사인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가 '일본의 대외전략과 동아시아'라는 주제를 가지고 지역시민들을 상대로 강연했다. ⓒ 윤종은

 
대만해협의 갈등 심화로 제2 우크라이나 전쟁 가능성

일본에서는 늘 함께 일하는 회사 동료를 '우치(內)'로 파악하여 업무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인간관계까지 쌓아 나가는 반면, 우치에 속하지 않는 사람이나 사회는 소토(外)가 되며 그런 관계에서는 그저 형식적으로 교제하게 된다.

그래서 우치에 속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전달하는 것이 '혼네'(本音, 사람의 본심)이며, 소토에 속하는 사람에게 겉치레로 하는 의례적인 말이 '다테마에'(建前, 의례적인 말)가 된다.

최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대만해협을 둘러싼 갈등으로 국제적 안보지형이 크게 바뀌고 있다.

유럽에서는 나토(NATO)와 러시아의 경계지역에서 터져나오는 갈등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통해 증폭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대륙세력과 해양세력간의 힘이 충돌해온 아시아에서는 대만해협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제2의 우크라이나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동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의 중국 포위론에 입각한 한미일 안보동맹 강화에 한국과 일본이 앞장서면서 대만해협의 충돌 시 한국이나 일본도 그 영향권에 들 수도 있게 된다. 이런 상황 속에서 급변하는 글로벌 안보상황과 일본 대외전략의 본심('혼네', 本音)을 살펴보는 강연회가 열렸다.

7월 20일 오후 7시 고양시 덕양행신종합사회복지관 4층에서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국회의원(고양시(을)) 주관으로 초대강사인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가 '일본의 대외전략과 동아시아'라는 주제를 가지고 지역시민들을 상대로 강연했다.
 

고양시 덕양행신종합사회복지관에서 강연 중인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 ⓒ 윤종은

 
대만 유사시 일본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폴란드 역할

그의 강연 내용을 요약하면, 대만해협 갈등과 관련 일본은 스가 총리가 2021년 4월 16일 미일정상회담에서 대만문제에 참여를 처음 공언했고 작년 5월 23일 바이든도 처음으로 대만해협의 현상유지에 관여한다고 공언하여 군사적 개입을 시사했었다.

또 작년과 금년 사이 기시다 일본총리와 미 바이든 대통령이 미사일 방어와 반격 능력 확보에 합의했었다. 이에따라 대만 유사시 미일안보조약 5조에 따라 오키나와와 일본 본토의 주일미군과 자위대가 자국 도서와 거주 국민들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대만에 상륙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중국과의 개전결정권은 연방의회에 있는데다, 일본의 반격능력 보유에도 불구 이른바 '평화헌법'의 제한으로 자국민 보호 외의 목적으로 대만이나 중국으로 상륙할 수는 없다.

이와관련 일본의 초당파 의원 연맹인 '일화'(日華 : 일본-대만 의원간담회) 사무국장인 기하라 자민당 의원은 "대만 유사시 일본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폴란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혀 '국제법에 위반하는 침략을 받고 있는 나라에 대한 지원'으로  살상무기 수출금지를 완화하는 방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만 유사시 주한미군은 대만전쟁에 개입 가능하며(2022.9. 주한미군 사령관) 이 경우 평택, 군산 미군기지가 중국의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따라서 
한국군이 자동적으로 대만전쟁에 개입할 우려가 상존하여 대만 유사시, 중국과 북한문제를 어떻게 다루는지 한국내에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대만 유사시 예상되는 미군과 일본자위대의 움직임 ⓒ 호사카 유지

 
대선을 앞둔 바이든 정권이 대중정책을 일부 수정

그리고 우크라이나가 동북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지난 4월 27일 젤렌스키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전화회담을 가졌다. 시진핑 주석이 "핵전쟁에 승자는 없고 대화와 교섭이 유일한 출구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중재로 움직이기 시작했고 인도 등 글로벌 사우스도 중재로 나서기 시작했다.

5월 18일 G7써밋 직전의 미일정상회담에서 "공통된 문제에서는 중국과 협력을 추진한다"는 것을 확인하여 기류의 변화가 생겼고 중재자로서 중국을 인정한 다음 젤렌스키는 G7에 참가하였다. 그는 또 글로벌 사우스의 대표국이자 러시아와 가까운 인도의 모디 총리와도 회담을 갖고 협력을 요청했다.

이처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중국, 인도가 중재자 역할을 하고 아프리카 국가들도 중재로 나선 반면 G7 국가들의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가치관 연대는 중재자 역할을 못했다. 그러나 미국이나 일본, 유럽은 중국과 관계개선을 시작했는데 한국만 중국과의 경제적 관계를 부정하여 한중관계의 전망은 불투명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6월 블링컨 국무장관 방중으로 전략을 바꾼 미국은 빌 게이츠와 일론 머스크 등 대기업 CEO들이 잇따라 중국을 방문하고 있으며 이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정권이 대중정책을 일부 수정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한편 러시아는 일본의 대우크라이나 전쟁 물자 지원으로 작년 동해에서 SLBM 발사 시험을 하고 동해, 태평양에서 함대, 비행 활동을 통해 일본 방위를 위협하고 있다. 이와함께 북한의 탄도미사일 연속 발사와 중국의 동해, 태평양에서 함대, 비행 활동 역시 가세하고 있다.

이에맞서 한미일은  합동군사훈련(대잠훈련)과 미일군사훈련(홋카이도)으로 맞서고 있다.
 

7월 20일 오후 고양시 덕양행신종합사회복지관에서 초대강사인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가 '일본의 대외전략과 동아시아'라는 주제를 가지고 지역시민들을 상대로 강연했다. ⓒ 윤종은

 
일본이 남북간의 대립으로 어부지리 가능성

호사카 교수는 "마국의 대 중국 포위망과 관련 프랑스가 반대 중인데도 NATO의 도쿄사무소 개설로 '아시아판 NATO'가 형성되고 있다"며 "일본-호주, 일본-영국, 일본-필리핀 등과 군사협정의 성격인 '원활화협정' 체결이 일본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또 일본 오키나와 미군사령관은 "미국은 러시아의 침공에 대비해 우크라이나에 모든 준비를 했다. 그와 똑같은 준비를 일본과 그 주변 지역에 현재 하고있다"고 얘기했다. NATO 가입국은 소련 붕괴 전 16개국에서 현재 30개국으로 늘어나 있는데 나아가 아시아로의 팽창야욕을 숨기지 않고 있는 것이다.

북-일 수교와 관련 기시다 총리는 아베, 스가와 다르게 납치자 문제 해결을 강하게 주장해 왔다는 평가이다. 2014년 북한은 아베정권에 2명의 납치피해자를 일본으로 귀국시키겠다고 했으나 당시 아베정권이 이것을 거부했었다. 현재 기시다는 "김정은과 조건 없이 만나고 싶다"고 하고 북한은 "일본 측과 만나지 못할 이유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반면 한국은 북한, 중국과 첨예하게 대립 중인데 일본은 북일수교에 대해 미국에 모든 상황을 설명하고 미국은 북일수교가 동북아의 안정에 기여한다는 반응이어서 일본이 남북간의 대립으로 어부지리를 노릴 가능성이 있는지 주목된다.

최근 기시다 내각 지지율이 증세와 오염수 방류 문제 등으로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40.7%, 6월보다 6포인트 하락) 기시다는 국내정치 문제를 외교로 돌파하려고 북일수교를 서두를 수 있다는 것이다. 
 

고양시 덕양행신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린 강연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한준호 국회의원 ⓒ 윤종은

 
강연이 끝난  후 한준호 국회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강제동원 피해자 3자 변제, 후쿠시마 원전수 방류 등으로 한일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외교의 본질을 파악하고 국회차원의 적절한 대응책을 찾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참석한 한 고양시민은 "현 정부의 외교 무능 속에 국가간 치열한 국익 위주의 경쟁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강연이었다"며 "정부와 정치권의 적극적인 외교적 대응이 절실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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