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한국의 사뭇 다른 광복절 모습

변질되는 광복절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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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gsh7763)등록 2023.08.15 16:38
2023년 8월 15일, 올해로 광복 78주년이다.  광복 78주년을 맞이하는 행사가 8월 14일(현지시간) 뉴욕 월스트리트에서 열렸다. 행사를 주최한 한인 청소년 단체 재미차세대협의회(AAYC) 학생들이 뉴욕 시장 에릭 에덤스와 함께 뉴욕 월스트리트의 상징물인 돌진하는 황소상 앞에서 태극기를 게양했다. 돌진하는 황소상이 위치한 볼링그린파크는 미국에게 있어서도 상징적인 장소이다. 1783년 조지 워싱턴 장군과 미국 독립군이 뉴욕에서 영국의 군대를 몰아낸 뒤 별이 13개 그려진 최초의 미국 국기를 게양한 곳이기 때문이다. 
 

뉴욕 월스트리트에 게양된 태극기 14일 뉴욕 월스트리트의 상징인 돌진하는 황소상 앞에서 한인 청소년 단체 재미차세대협의회(AAYC) 학생(좌측)들과 에릭 애덤스(앞줄 우측) 뉴욕 시장이 함께 태극기를 게양하고 있다. ⓒ 연합뉴스

 
그러나 지구 반대편 미국에서도 기념하는 광복절날, 78년 전 독립을 했던 한국의 중심 광화문에서는 사뭇 다른 모습이 보이고 있다. 8월 15일 광화문에선 오후 1시 자유통일당과 대한애국당 등이 주최한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광화문 일대 대규모 집회 8월 15일 광화문에서 보수 단체들의 대규모 집회 모습 ⓒ 박상현

 
집회 내용은 '주사파 척결'과 '주한미군 철수 반대'를 비롯해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일부 야당 인사에 대한 비판이 대부분이었다. 전혀 광복절과는 관련이 없는 내용이었다.

기자가 "광복절의 의미와 이번 집회 내용이 무슨 관련이 있냐"고 몇몇 참가자에게 질문하자, 대부분 참가자들은 질문을 거부했다. 그 중 질문에 응한 한 참가자는 "1945년 우리가 독립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후 공산 세력의 공격이 있었고, 미군의 도움으로 자유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었다며, 주사파 세력을 척결하지 않으면 자유민주주의를 빼았기게 될 것"이라 답했다. 

질문에 응한 참가자  중 '일본 제국주의의 침탈을 비판하거나 독립운동가를 기린다'는 언급은 없었다.      
 

윤석열 대통령 광복 78주년 경축사 1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 뉴시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산전체주의를 맹종하며 조작선동으로 여론을 왜곡하고 사회를 교란하는 반국가세력들이 여전히 활개치고 있습니다.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전체주의가 대결하는 분단의 현실에서 이러한 반국가세력들의 준동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전체주의 세력은 자유사회가 보장하는 법적 권리를 충분히 활용하여 자유사회를 교란시키고, 공격해 왔습니다. 이것이 전체주의 세력의 생존 방식입니다. 공산전체주의 세력은 늘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 운동가, 진보주의 행동가로 위장하고 허위 선동과 야비하고 패륜적인 공작을 일삼아 왔습니다. 우리는 결코 이러한 공산전체주의 세력, 그 맹종 세력, 추종 세력들에게 속거나 굴복해서는 안 됩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 일부이다.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와 광화문에서 열린 보수단체의 광복절 집회는 모두 반국가세력을 규탄하다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경축사와 집회 내용만 본다면, 오늘이 광복절임을 알아차리기 어려울 것이다.

광복절은 나라를 빼았긴 1910년 8월 29일부터 1945년 8월 15일까지, 34년 11개월 17일 동안 그토록 바라던 독립을 이룬 날이다. 수많은 순국선열지사와 애국지사들이 독립 투쟁을 했고, 그 결과 우리는 독립을 이룰 수 있었다. 그러한 광복절을 정쟁의 날이 되어서는 안된다. 광복절날 한국의 중심인 서울, 뉴욕보다 못해서는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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